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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품 쓸수록 탄소배출 줄어… ST, 업계 첫 탄소중립 선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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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5-09-10 16:22:58   폰트크기 변경      
韓 겨냥한 ‘핸드프린트’ 전략…STM32U3 등 초저전력 MCU로 차별화

에도아르도 오테리 ST APeC 지속가능성 프로그램 리드는 10일 서울 중구 더플라자호텔에서 열린 ‘ST 지속가능성 미디어브리핑’에서 자사의 탄소중립 전략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 ST 제공


[대한경제=이계풍 기자] “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가 28년째 지속가능성에 투자하는 이유는 단순히 규제 대응 차원이 아닙니다. 제조 과정에서 발생하는 탄소보다 제품 사용 단계에서 더 큰 감축 효과를 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에도아르도 오테리 ST APeC 지속가능성 프로그램 리드는 10일 서울 중구 더플라자호텔에서 열린 ‘ST 지속가능성 미디어브리핑’에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어 “한국 고객사들이 탄소중립을 달성할 때까지 지원할 것”이라며 “오랜 기간 축적한 탄소 감축 노하우와 제품 설계 단계의 절감 기술을 제공해 에너지 효율 개선과 자원 절감에 기여하겠다”고 강조했다.

ST는 유럽 최대 반도체 회사 중 한 곳으로, 1987년 설립 이후 자동차, 전력 반도체, 인공지능(AI) 등 다양한 반도체 분야에서 업계를 선도하고 있다는 평가다. 회사는 반도체 업계 최초로 2027년까지 탄소중립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내세웠다. 주요 경쟁사들이 2030년 전후를 목표로 하는 것과 비교해 한발 앞선 목표다.

회사는 2018년 대비 지난해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절반 이상 줄였고, 재생에너지 사용률은 84%에 달했다. 2027년까지 100%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물 재활용률은 54%, 폐기물 재활용률은 97%를 기록했다. ST는 과학 기반 감축목표 이니셔티브(SBTi) 인증을 획득해 국제적 신뢰성도 확보했다.

ST가 내세우는 차별화 전략은 ‘핸드프린트(Handprint)’, 즉 ‘사용효과 배출 절감(Avoided Emissions)’이다. 이는 제품 생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탄소 배출량(풋프린트)을 넘어, 사용 단계에서 더 큰 절감 효과를 내는 개념이다.

예컨대 냉장고용 반도체 솔루션은 제조 과정에서 8.7㎏의 탄소를 배출하지만, 사용 과정에서 855㎏을 줄여 순(純) 탄소 절감 효과를 만든다. 나무 18그루의 1년간 탄소 흡수량과 맞먹는 수준이다.

초저전력 마이크로컨트롤러(MCU) ‘STM32U3’ 시리즈도 대표 사례다. 오테리 리드는 “이 제품은 경쟁사 대비 고속 모드에서는 배출량이 6분의 1, 저속 모드에서는 20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며 “가전, 계량기, 산업용 장비에 적용되면 전체 시스템의 탄소 배출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ST는 또 업계 최초로 전 제품에 지속가능성 프로그램을 도입했다. 제품 탄소발자국(PCF) 관리 시스템을 구축해 ISO14067:2018 인증을 획득, 전 수명주기 배출을 투명하게 관리하고 있다.

ST의 노력은 글로벌 파트너십에서도 인정받았다. 올해 대만 폭스콘으로부터 공급망 지속가능성 골드 어워드(Gold Award)를, 일본 덴소로부터 지속가능성 리더상을 수상했다. 또, 독일 뷔르트 일렉트로닉스와도 협력하며 공급망 차원의 탄소 감축도 확대하고 있다.

성과 수치도 개선되고 있다. 오테리 리드는 “지난해 말 84%였던 재생에너지 사용률이 곧 90%를 넘어설 예정”이라며 “2027년 100% 목표를 향해 순조롭게 가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또 “지속 가능성은 도덕적 책임에 그치지 않는다. 물ㆍ에너지ㆍ폐기물 절감을 통해 생산 단가를 낮추고, 투자자들이 요구하는 혁신에도 부응한다”며 “투자수익률(ROI)이 높은 투자라는 점에서 기업의 경제적 가치와도 직결된다”고 강조했다.

ST는 1996년 첫 환경 보고서를 발간한 뒤 28년째 지속가능성 보고를 이어오고 있다. CDP 기후변화 대응 A등급, 2025년 글로벌 지속가능성 톱100 기업 선정, EcoVadis 플래티넘 등급 등 글로벌 평가에서도 상위권을 차지했다.

오테리 리드는 “탄소중립은 단순한 선언이 아니라 고객과 파트너에게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전략”이라고 강조했다.

이계풍 기자 kp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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