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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 “조기에 전문가 상담 필요”… 의료진 조기 개입 강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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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5-09-15 14:24:39   폰트크기 변경      

[대한경제=김호윤 기자] 한국의학바이오기자협회와 대한치매학회가 공동 개최한 ‘초고령사회 치매 예방과 치료, 미래 대응 방안 심포지엄’에서 치매 조기 개입의 중요성이 강조됐다.

△“뇌영양제 범람 속 과학적 근거 기반 치료 필요”

최호진 한양대 구리병원 신경과 교수는 지난 12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심포지엄에서 “뇌 영양제나 건강기능식품이 범람하는 현 상황에서 과학적 근거에 기반한 전문적 치료의 중요성을 다시 확인해야 한다”고 밝혔다.


지난 12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초고령사회 치매 예방과 치료, 미래 대응 방안 심포지엄에서 최호진 한양대 구리병원 신경과 교수가 질의응답을 하고 있다. / 사진:  대한치매학회 제공

치매는 주관적 인지저하(SCD) → 경도인지장애(MCI) → 치매로 이어지는 연속선상에서 점진적으로 진행된다. 중증으로 질환이 전개되면 완치와 회복이 어려우므로 증상이 본격적으로 드러나기 전 ‘조기 관리’가 핵심이다.

세계적 의학저널 란셋(The Lancet)이 2024년에 발표한 ‘치매 위험 요인 보고서’에 따르면 치매 발생 요인의 40% 이상은 생활습관 관리로 줄일 수 있다. 청력 관리, 혈압·당뇨 조절, 우울증 치료, 사회적 교류 확대 등 다양한 요인이 포함된다.

또한 북유럽에서 진행된 대규모 핑거스터디(Finger Study) 역시 1,200명의 고령층을 대상으로 식단 개선, 운동, 인지 훈련, 혈관 위험 인자 관리 프로그램을 2년간 적용했을 때 대조군보다 인지 기능 저하 속도가 유의하게 늦춰짐이 확인된 바 있다.

최 교수는 “인지기능의 관리는 혈압, 당뇨 등 만성 질환의 주요 인자에 대한 복합적 관리 차원에서 접근해야 하기 때문에 의료진의 개입은 필수적”이라고 설명하며 “경도인지장애, 치매 등 인지기능 저하가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는 의료진이 개입해 전문 치료를 포함한 체계적 관리를 시작하는 것이 더 중요하고 단순히 특정 성분의 건강 제품을 복용하는 것으로 예방하기 힘들다”고 경고했다.

△건기식 vs 전문 치료, 용량·효과 차이 명확


시중에는 ‘뇌영양제’, ‘기억력 개선제’라는 이름의 건강기능식품이 다수 출시되어 소비자들의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 이들 제품은 의약품과 형태가 유사하지만 실제로는 효과와 안전성이 충분히 검증되지 않은 경우가 많다.

특히 건강기능식품은 ‘기억력 개선에 도움을 줄 수 있음’ 정도의 기능성만 인정받을 뿐, 의학적 효과로 "치료 효과"를 인정받은 케이스는 없다. 하루 섭취 비용도 약 1000원 이상으로 한 달이면 3만 원을 훌쩍 넘어 소비자 부담이 적지 않다.

이날 발표에서 처방을 통해 이뤄지는 약물 치료 사례로는 은행잎 추출물이 언급됐다. 아시아 신경인지질환 전문가그룹(ASCEND)은 2021년 합의문에서 은행잎 추출물을 MCI 증상 치료에서 ‘Class I, Level A’로 권장되는 유일한 약제로 제시했다.

독일 리얼월드데이터 분석 결과, 2000년부터 2019년까지 MCI로 처음 진단받은 65세 이상 환자 2만 4,000여 명을 평균 3.8년, 최대 20년간 추적한 결과 은행잎 추출물을 5회 이상 복용한 환자군은 치매 진행 위험이 약 42% 낮았다.

용량 면에서도 차이가 있다. 건강기능식품의 은행잎 추출물 최대 함량은 1일 150mg인 반면, 경도인지장애 등 치료에 쓰이는 의약품은 통상 240mg이다.

최 교수는 “인지기능 관리는 혈압, 당뇨 등 만성질환의 주요 인자에 대한 복합적 관리 차원에서 접근해야 하므로 의료진의 개입이 필수적”이라며 “증상 초기부터 의료기관을 방문해 전문가 상담을 통한 지속적 치료를 받는 것이 중증 치매를 예방하는 가장 효과적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김호윤 기자 khy2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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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호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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