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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현 CJ그룹 회장이 영국 런던에서 스포츠 마케팅 전문가 마이클 페인 대표를 만나 악수를 나누고 있다. /사진: CJ 제공 |
이재현 회장은 지난 9일부터 영국 런던을 방문했다. 이미경 CJ 부회장, 김홍기 CJ주식회사 대표, 윤상현 CJ ENM 대표, 정종환 CJ ENM 콘텐츠ㆍ글로벌사업 총괄 등 그룹 핵심 경영진이 동행했다. 이 회장은 지난해 사우디아라비아 방문을 시작으로 올해 일본, 미국을 연이어 방문하며 글로벌 현장 경영을 이어가고 있다. 이 회장이 유럽을 방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회장은 현지 임직원을 만난 자리에서 “유럽 지역에서 전방위로 확산하는 K웨이브를 놓치지 말고, 현지 시장을 빠르게 선점해 ‘범(汎)유럽 탑티어 플레이어’로 도약해야 한다”며 “유럽이 미국을 잇는 NEXT 전략 지역으로 발돋움할 수 있도록 글로벌 영토 확장 속도를 높여달라”고 말했다.
이 회장은 이번 현장경영에서 글로벌 싱크탱크, 투자회사, 엔터테인먼트 업계 전문가 등 그룹 유관 산업 주요 인사들과 만났다. 글로벌 투자회사 ‘액세스 인더스트리즈(Access Industries)’ 창립자인 렌 블라바트닉 회장을 만나 글로벌 미디어ㆍ엔터 시장 현황을 공유하고 K콘텐츠의 확산 및 플랫폼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전략적 협업 방안을 논의했다. 액세스 인더스트리즈는 워너뮤직, 스포츠OTT ‘DAZN’ 등을 자회사로 두고 글로벌 미디어 시장에서 영향력을 키우는 기업이다.
세계 최정상급 외교ㆍ안보 싱크탱크인 채텀하우스영국 왕립 국제문제연구소 브론웬 매덕스 소장을 만나 통상환경 변화에 따른 유럽 시장 영향과 사업 기회를 점검했다. K트렌드 전문가 옥스포드대 조지은 교수와의 회동에서는 유럽의 문화 소비 트랜드와 K푸드ㆍK뷰티로의 확산 가능성도 살폈다.
이 밖에도 UAE 국부펀드 무바달라 CEO이자 맨체스터 시티 FC 등 글로벌 13개 구단을 보유한 ‘시티 풋볼 그룹’ 공동 창립자인 칼둔 알 무바라크, 초대 IOC 마케팅 국장을 역임한 ‘페인 스포츠 미디어 스트래티지스’ 마이클 페인 대표 등 스포츠 전문가들을 만나 글로벌 소비재·콘텐츠 기업의 스포츠 마케팅 활용 전략을 논의했다.
△미국 다음 큰 시장 유럽 열린다… K푸드ㆍ콘텐츠 기회
이 회장이 직접 유럽을 방문한 데는 최근 K푸드와 콘텐츠, 뷰티 등이 성장할 현지 수요가 급증한 점이 컸다.
식품 부문에서는‘헬스 앤 웰니스’ 수요와 함께 가격 경쟁력을 갖춘 식품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는 추세다. 영국은 국내 대비 식품 시장 규모가 3배 크고 타 문화에도 개방적이다. K-푸드를 유럽 전역으로 확산시킬 핵심 거점으로 꼽힌다.
CJ그룹은 CJ제일제당을 필두로 유럽 지역에서 식품 사업 다각화를 추진하고 있다. 2018년 독일에 식품 법인을 설립하고 냉동식품기업 ‘마인프로스트’를 인수했다. 2022년 영국, 2024년 프랑스·헝가리에 잇따라 법인을 설립했다. 현재 건설 중인 헝가리 부다페스트 인근 ‘유럽 K-푸드 신(新)공장’이 준공되면 2026년 하반기부터 ‘비비고 만두’를 생산해 유럽 시장에 판매할 수 있게 된다. 향후 비비고 치킨 생산 라인도 증설할 계획이다.
유럽 내 K-콘텐츠와 뷰티 열풍도 CJ그룹에는 새로운 사업 기회다.
CJ ENM은 지난해 독일에서 KCON을 개최하고, K콘텐츠 판매 확대를 위해 유럽지역 유력 플랫폼 네트워크를 확대하는 등 신시장 개척에 힘쓰고 있다. CJ올리브영은 2021년부터 글로벌몰을 통해 유럽 16개국에 판매를 시작해 현재 26개국까지 판매권역을 확대했다. 2024년 유럽 전담팀을 꾸려 로컬 프로모션을 전개하고 있다. 지난해 말 전략국가로 영국을 선정하고 현지 특화 마케팅을 강화하는 등 사업 확대를 추진 중이다. 올리브영 글로벌몰의 유럽 지역 매출액은 2025년 상반기 기준 전년 동기 대비 180% 가까이 늘었다.
CJ그룹 관계자는 “이번 영국 현장경영은 아시아ㆍ미주ㆍ유럽을 잇는 글로벌 영토 확장 일환으로 그룹의 미래 성장을 뒷받침할 전략적 행보”라며 “식품ㆍ뷰티ㆍ엔터 등 그룹 핵심 사업을 중심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차별화된 경쟁력을 만들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문수아 기자 m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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