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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리비 22만원, 결국 신제품 구매
복잡한 무상보증 조건에 속수무책
짧은 보증기간, 반복되는 고장
[대한경제=심화영 기자] 국내 전기밥솥 시장점유율 70%로 1위를 달리고 있는 쿠쿠전자가 A/S(애프터서비스) 정책과 서비스 품질 문제로 소비자들의 불만을 사고 있다. 수리비가 신제품 가격의 절반에 달하거나 무상보증 기간이 짧아 결국 교체를 택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서울에 사는 70대 A씨는 내솥 코팅이 벗겨진 쿠쿠 전기밥솥을 A/S센터에 가져갔다. 내솥만 교체하려 했지만 패킹 교체가 추가로 필요하다는 진단을 받았고, 서비스센터가 제시한 수리비는 22만원이었다. 대리점 측은 “사용 연수가 길어 수리해도 추가 고장이 날 수 있다”며 신제품 구입을 권유했다. 결국 A씨는 42만8000원짜리 새 밥솥을 구매해야 했다.
직장인 B씨는 45만원대 10인용 쿠쿠 전기밥솥을 구입했지만 1년여 만에 취사 버튼 오류가 발생했다. ‘2년 무상 A/S’를 기대했지만, 실제로는 본사 직영 온라인몰에서 회원가입과 제품 등록을 완료한 경우에만 2년 보증이 적용된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았다. 이 안내는 상세페이지 하단에 작은 글씨로 표기돼 있었다. 결국 B씨는 무거운 밥솥을 직접 서비스센터에 들고 가 13만원을 내고 유상 수리를 받아야 했다. B씨는 “안내문구가 작아 보지도 못했는데, 밥솥에 문제가 없으면 누가 굳이 정품등록을 하느냐”며 분통을 터뜨렸다.
쿠쿠 전기밥솥의 기본 무상보증 기간은 구입일로부터 1년이다. 직영몰 구매 후 제품 등록을 하면 6개월∼1년 추가 연장이 가능하지만 조건이 복잡해 소비자가 제대로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동일 부위 고장에 대한 재수리 보증기간은 더 짧아, 수리 후 몇 달 안 돼 같은 문제가 반복되면 또다시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는 불만이 제기된다.
서비스센터 방문이 번거롭고 긴 대기 시간, 상담원 응대 태도 등도 개선 요구 사항으로 지적된다. 지역별 센터 판단에 이의를 제기하기 어렵고 본사 품질관리 부서와 직접 연결이 쉽지 않다는 점도 소비자 불만 요인이다.
수리보다 교체가 관행으로 굳어진 것도 문제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전기밥솥의 평균 사용 기간은 5∼7년이다. 하지만 40만원대 고가 제품임에도 ‘짧은 무상보증ㆍ반복 고장’으로 인해 ‘수리보다는 교체’가 사실상 관행화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소비자들은 “쿠쿠가 국내 전기밥솥 시장에서 사실상 독점적 지위를 갖고 있는 만큼, 단기 실적뿐 아니라 장기적 브랜드 신뢰를 위해 A/S 정책과 서비스 품질 개선에 더욱 신경 써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한편 쿠쿠전자는 2024년 매출 7479억원, 영업이익 960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6.7%, 26.3% 성장하며 실적 호조를 이어가고 있다.
심화영 기자 doroth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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