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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과분석 후 ‘5곳’도 추가 검토
인천시, 내년 교통 ‘제3연륙교’ 적용...2039년까지 보전액 3000억 달해
민간사업자 손실, 세금으로 메워
단기적 시민 불만 해소ㆍ표심 유혹...장기적 지방 재정에 타격 불가피
[대한경제=안재민 기자] 부산·인천·경남을 시작으로 각 지자체가 앞다퉈 교통복지 확대를 명분으로 내세우며 유료도로 인하·무료화 정책을 내놓고 있다. 하지만 운영사 손실을 세금으로 보전해야 하는 구조적 한계 탓에 지방재정 부담은 갈수록 커질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2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부산시가 오는 11월부터 을숙도대교와 산성터널의 출퇴근 시간대 무료화를 시행하면서 보전해야 할 손실 보전금은 연간 최소 130억원대로 추정된다.
두 시설은 애초 민간투자사업으로 건설돼 운영사가 통행료로 투자비를 회수하는 구조였다. 이를 무료화하면서 민간투자사업 운영사가 입는 손실은 부산시가 감당해야 한다. 두 시설의 통행료는 소형차 기준 1000원대 수준으로 높지 않지만 하루 수만대의 차량이 오가는 만큼 무료화하면 시가 운영사에게 지급해야 하는 손실 보전금 규모가 상당하다.
시는 을숙도대교와 산성터널부터 출퇴근 시간 통행료 면제를 시행한 뒤 효과를 분석, 2년 내에 나머지 유료도로도 순차적으로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나머지 유료도로 5곳은 수정산터널, 거가대로, 부산항대교, 천마터널, 광안대로다. 나머지 유료 도로까지 포함하면 시는 연간 300억원 이상의 손실 보전금을 민자사업 운영사들에 지급할 것으로 보인다. 민자업계 관계자는 “부산시는 시내버스 준공영제 도입 등을 통해 통행료 무료화에 필요한 손실 보전금을 마련한다는 방침인데 과연 이 방안이 계획대로 실행될지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인천시가 제3연륙교 통행료 무료화로 민간투자사업 운영사에 지급해야 할 손실 보전금은 더 크다.
인천시는 내년 1월 제3연륙교 개통을 앞두고 우선 영종ㆍ청라 시민에게 통행료를 받지 않겠다고 지난 23일 밝혔다. 내년 4월부터는 인천 시민에게는 통행료 무료화를 약속했다.
문제는 ‘경쟁방지조항’이다. 정부는 국내 민자사업 초창기인 2000년대 초반 민자사업 활성화를 위해 인천공항고속도로·인천대교 민자사업자와 ‘경쟁방지조항’을 포함한 실시협약을 채결했다. 인근에 다른 노선이 생겨나 민간사업자의 통행료 수입에 손실이 발생하면 이를 정부가 메워준다는 내용이다.
인천시민 통행료 무료화 결정으로 인천시가 인천공항고속도로·인천대교 민자사업자에게 지급해야 하는 손실보전금은 연간 214억원으로 추정된다. 민자사업자의 운영권이 만료되는 2039년까지 총 2967억원에 달한다. 인천시의 재정자립도는 46.79%로 지난 2019년(57.38%) 이래 5년 간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매년 200억원 이상의 손실보전금을 지급하는 것은 시 재정에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경남도의 마창대교는 또 다른 사례다. 도는 다음 달 1일부터 2030년 6월까지 평일 출퇴근 시간대(오전 7∼9시, 오후 5∼7시) 소형 차량 기준으로 마창대교 통행 요금 1700원(기존 2000원)을 적용한다.
통행료 인하 재원은 지난 6월 마창대교 운영법인과 벌인 국제중재 일부 승소로 발생한 재정 절감분으로 마련했다는 게 도의 설명이다. 도는 민선 8기(2022년) 들어 마창대교 운영법인이 협약상 수입분할방식을 일방적으로 해석·적용해 재정지원금을 과도하게 받는다고 판단했다. 도와 운영법인은 의견차를 좁히지 못했고, 운영법인은 지난 2023년 9월 국제상업회의소(ICC)에 중재를 신청했다.
지난 6월 ICC는 도의 판단이 일부 옳다고 판결했고, 도는 민간 운영 기간인 2038년까지 138억원 규모의 재정을 절감하게 됐다. 다만 추가 인하 요구가 이어질 경우 결국 재정 투입이 불가피할 가능성이 크다.
다른 관계자는 “통행료 무료화 및 인하는 단기적으로 시민 불만을 완화할 수 있을 뿐더러 내년 지방선거에 앞서 지역 표심을 잡기에 좋은 카드”라면서 “그러나 이에 필요한 재원은 지자체 재정으로 마련해야 하며 이는 장기적으로 지방재정 전반을 흔드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안재민 기자 jmah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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