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연의 높아진 글로벌 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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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경제>와 인터뷰 중인 사공명 한국철도기술연구원장 / 안윤수기자ays77@ |
[대한경제=김민수 기자]내년 설립 30주년을 맞는 한국철도기술연구원(철도연)이 세계 철도 기술 무대에서 위상을 높이고 있다. 기술 자립을 바탕으로 시속 400㎞급 고속철도 시대가 성큼 다가왔으며, 하이퍼튜브와 같은 미래 교통수단 연구에도 속도를 내면서 ‘한국 철도연 모델’이 국제적으로 주목받고 있다.
특히 철도연과 같은 정부 출연 철도 전문 연구기관은 전 세계적으로 찾아보기 어렵다. 중국이 뒤이어 우리의 철도연과 같은 기관을 세워 빠르게 기술 확보에 나서고 있어, 경쟁 상대로 꼽힌다.
일본 신칸센을 도입했던 대만도 최근 기술 자립을 위해 한국 철도연과 같은 기관을 마련했다. 우리와 비슷한 상황이었던 대만은 기술 자립보다는 신칸센을 도입하는 방법을 택했다. 하지만 유지보수 비용이 많이 들고 기술 내재화에도 한계가 있었다. 반면 우리는 어려움을 감수하고 국산 철도를 개발해 하나의 수출 상품이자 산업을 만들어냈다.
사공명 철도연 원장은 “정부에서 일부 출연금을 받지만, 나머지는 국토교통부나 산업통상자원부 또는 민간 펀드를 통해 기관을 운영한다”며 “이 덕분에 하이퍼튜브와 같은 기초 원천 연구개발(R&D)에 과감하게 투자할 수 있고, 정부 현안 대응 연구도 신속히 수행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철도연은 유럽, 영국, 미국 등 해외 연구ㆍ인증기관과의 협력도 활발히 전개 중이다.
독일연방 디지털교통부 및 연방 철도청 산하의 독일철도교통연구센터(DZSF)와 업무협약(MOU)을 체결해 공동 연구와 인력 교류를 추진하고 있으며, 영국철도표준안전위원회(RSSB)와는 안전 데이터와 평가모델을 공유하며 협력 사업을 모색하고 있다. 미국의 시험ㆍ인증 기관과도 파트너십을 맺어 하이퍼튜브 연구 협력을 논의 중이고, 오스트리아 대형 풍동시험 연구소와도 공동 프로젝트를 준비하고 있다.
국내에서 개발된 철도 차량ㆍ장비 기술은 대만, 싱가포르 등으로 수출하고 있다. 베트남 등 신흥국 시장에서는 ‘팀 코리아’ 방식의 철도 기술 패키지가 유망한 수출 모델로 자리잡을 수 있다.
아시아 네트워크도 꾸준히 이어오고 있다. 철도연은 한ㆍ중ㆍ일 기술교류회에 정기적으로 참여해 기술 현안과 공동 연구 가능성을 탐색하고 있으며, 시속 400㎞급 고속철도를 이미 개발한 중국조차 한국의 철도 운영 노하우를 배우기 위해 철도연을 찾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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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수 기자 km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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