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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창걸 고려아연 명예회장./사진: 고려아연 제공 |
[대한경제=강주현 기자] 지난 6일 세상을 떠난 ‘비철금속 업계 거목’ 최창걸 고려아연 명예회장이 생전 강조한 경영철학의 핵심은 ‘100년 기업’이었다.
최 명예회장은 2014년 창립 40주년 기념 사내 인터뷰에서 “우리가 ‘글로벌 1위’다 하는 생각은 오만한 생각일 수 있어요. 우리는 아직 배울 게 많고 이룰 것도 많습니다”라며 “100년 가는 회사가 위대한 회사라고 하니 나도 위대한 회사의 일원이라는 소리를 들었으면 합니다. 그것은 우리 모두가 노력하기에 달린 것”이라고 강조했다.
고려아연의 성공 비결을 묻는 질문에는 “큰 영웅이나 대단한 사람이 이룬 것이 아니라 전 직원 모두가 이뤄낸 성과”라며 “개인보다는 조직력이 중요하다. 스타플레이어도 좋지만 탄탄한 조직력이 우선”이라고 답했다.
고려아연이 ‘자원 불모지’ 대한민국에서 아연과 연, 동 등 기초금속부터 안티모니, 인듐, 비스무트 등 전략광물과 금, 은 등 귀금속에 이르기까지 세계 최고의 종합비철금속 제련기업으로 성장한 건 수천 명의 임직원이 똘똘 뭉쳐 일궈낸 성과였음을 강조한 것이다.
최 명예회장은 “모든 위치에 있는 사람이 자기 업무를 잘해주어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며 “열심히 일해주어 이렇게 좋은 회사를 만들어주니 직원들에게 감사한 마음”이라고 직원들에게 감사 인사도 건냈다. 고려아연이 어떤 모습이라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도 “바위 몇 개를 쌓아 올린 것이 아니라 흙가루 하나하나로 다져놓은 모양일 것”이라고 표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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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산제련소 준공식./사진: 고려아연 제공 |
이런 조직력은 적대적 M&A라는 외풍 속에서도 고려아연이 위상을 공고히 하는 원동력이 됐다. 고려아연은 올해 상반기 연결기준 매출액 7조6582억원으로 사상 최대 반기 실적을 기록했다. 최근에는 세계 1위 방산기업 록히드마틴에 전략광물 게르마늄을 공급하는 양해각서를 체결했고, 안티모니를 미국에 수출하며 글로벌 공급망 안정화에도 앞장서고 있다.
‘개인보다 조직이 우선’이라는 최 명예회장의 경영철학 위에서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과 전 임직원은 지난 50년 성과에 안주하지 않고 100년 기업으로 나아가기 위해 신사업 전략인 ‘트로이카 드라이브’를 적극 추진하고 있다. 겸손한 자세로 100년 기업을 목표로 나아갈 것을 강조한 최 명예회장의 바람을 잇고 있다는 평가다.
최 명예회장은 1941년 황해도 봉산군에서 태어나 1974년 고려아연 창립멤버로 경영활동을 시작했다. 1992년부터 2002년까지 회장으로 재직하며 고려아연이 세계 최고 기업으로 성장하는 기틀을 마련했다. 아동복지 지원과 장학금 지급, ‘고려아연 전 임직원 기본급 1% 기부’ 운동을 이끌었으며, 2013년 국민훈장 동백장을 받았다.
최 명예회장의 장례는 7일부터 나흘간 회사장으로 치러진다. 빈소는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 20호실에 마련됐으며 영결식은 10일 오전 8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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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창걸 고려아연 명예회장이 회의에 참석한 모습./사진: 고려아연 제공 |
강주현 기자 kangju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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