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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워인터뷰] 박진철 대한건축학회장 “연구·정책·산업 잇는 플랫폼 도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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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5-10-13 07:00:30   폰트크기 변경      
창립 80주년 성과와 도전…“AI시대 건축표준 선도”

회원이 주인되는 학회로 운영 혁신

AI 내진기술 110억 국가 R&D 주관

사무총장 신설, 책임ㆍ집행체계 강화

위원회 80→60개로 통합 ‘효율화’


e학회지ㆍOTT형 세미나 디지털전환

논문집 SCI 상향 목표…국제 위상제고

건축진흥원 설립 등 제도 개선 제시

공공성과 전문성 동반 확장 추진 속도


박진철 대한건축학회장이 최근 서울 서초구 소재 대한건축학회건축센터에서 <대한경제>와 만나 인터뷰를 진행했다. / 안윤수 기자 ays77@


[대한경제=전동훈 기자] “회원이 주인이 되는 학회로 내실화하는 한편, 연구와 정책이 함께 움직이는 선순환 구조를 정착시키겠습니다.”

박진철 대한건축학회장(중앙대 건축학부 교수)은 최근 서울 서초구 방배동 건축센터에서 〈대한경제〉와 만나 “공공성과 전문성의 동반 확장을 꾀해 국가 표준을 선도하는 학회로 자리매김하겠다”며 이 같이 밝혔다.


그는 창립 80주년을 앞둔 학회가 단순한 학문 교류의 틀을 넘어, 건축기술ㆍ법제ㆍ교육을 아우르는 종합 플랫폼으로 발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1945년 첫발을 뗀 학회는 국내에서 가장 오랜 역사를 지닌 ‘최장수’ 학술ㆍ교육ㆍ연구단체로, 학술 역량 면에서도 독보적 경쟁력을 지녔다는 평가다.


학회의 대표 연구개발(R&D) 과제 수행 사례로는 △초고층건축물 건설기술(2003년~2007년, 168억원) △국가표준 한국건축규정 (2014년~2019년, 100억원) 등이 손꼽힌다. 올해부터는 2029년까지 행정안전부 수요로 약 110억원 규모의 ‘AI 첨단내진 기술개발’ 과제를 주관한다.

그간 축적해온 지적자산 역시 경쟁력의 근간이다. 1958년 ‘건축용어집’ 발간을 시작으로 건축구조기준, 건축공사표준시방서, 건축텍스트북 시리즈 등 전문자료를 집대성했고, 춘ㆍ추계 학술대회와 논문집을 통해 연구와 산업의 접점을 넓혀왔다.


특히 지난 4월 1300여 명의 건축인이 참여한 가운데 열린 춘계학술대회에서는 470편의 학술성과가 공유돼 압도적 규모를 자랑하기도 했다.

박 회장은 지난해 취임 직후 학회의 운영체계를 전면 개편했다.


사무총장직을 신설하고 사무국을 경영지원ㆍ학술연구 2개 본부로 조정했으며, 위원회는 80여 개에서 60여 개로 통합했다. 회원 3만 명 규모의 조직이 효율적 집행 구조를 갖추기 위한 조치다. 그는 “중복된 역할을 정리하고 핵심 기능을 집중해 의사결정의 속도와 책임성을 높였다”고 설명했다.

회원 대상 서비스 강화를 위해 디지털 전환도 병행하고 있다. 학회지는 이북(e-book) 형태로 제공하고, 세미나는 요약 영상(OTT형 콘텐츠)으로 제작해 접근성을 높였다. 박 회장은 “회원이 언제 어디서나 연구 성과를 쉽게 접하고 공유할 수 있어야 한다”며 “지식 플랫폼으로서의 기능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학술 저널의 국제 위상 제고도 추진 중이다. ‘대한건축학회논문집’은 현재 SCOPUS 등재 학술지로, 학회는 SCI급 상향을 목표로 심사 절차와 편집 구조를 전면 재편하고 있다. 심사위원 구성을 조정해 심사 기간을 단축하고, 영문화ㆍ품질관리 체계를 강화했다.

박 회장은 “논문집의 국제 등재는 한국 건축학의 신뢰도를 높이는 핵심 지표가 될 것”이라며 “현재 해외 유명 출판사와도 긴밀히 협력 중”이라고 짚었다.



국제 교류는 코로나19 사태 종식 이후 빠르게 정상화하고 있다. 한ㆍ중ㆍ일 3국이 중심이 되는 아시아건축교류국제심포지엄(ISAIA)이 지난해 일본 교토에서 6년 만에 재개되면서다. 당시 국내에선 학회 회원 150여 명이 참여해 약 80편의 논문을 발표했다. 내년 10월에는 대전에서 차기 행사가 열릴 예정이다.

회원 편의 인프라 개선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박 회장은 올해 방배동 건축센터 지하에 대형 LED 스크린을 설치하고, 주차시스템을 개선해 이용 효율을 높였다.


사당동 건축회관은 매각을 추진하고, 건축센터 인근 부지를 추가로 매입해 교육ㆍ세미나ㆍ아카이브 기능을 한데 모으는 ‘건축타운’ 조성을 구상 중이다.

균형 발전은 학회 운영 철학의 또 다른 축이다. 박 회장은 최근 본회와 8개 지회의 상생을 위해 지원 원칙을 재정립하고, 운영비와 프로그램을 보강했다. 본회 중심의 구조를 벗어나 지회가 자립적으로 성장해야 한다는 게 그의 철학이다.

정책ㆍ제도 부문 최우선 과제로는 ‘건축진흥원 설립’을 꼽았다. 박 회장은 “건축기본법과 건축서비스산업진흥법에 근거가 마련돼 있음에도 논의가 오랜 기간 제자리걸음을 했다”며 “학회 주도로 국토교통부, 기획재정부와 협의를 가속화하고, 제도적 기반을 확실히 다져가겠다”고 밝혔다.

이 밖에 △건축문화학술정보 통합 플랫폼 구축 △건축기술 기준코드 마련 △건축교육제도 선진화 등도 목표로 제시했다.

열악한 환경 속 급전직하한 기술인의 위상과 건설현장 산업재해 문제의 근본 해법으로는 ‘균형’을 강조했다.


그는 “건설사업에는 다양한 주체와 가치가 얽혀 있다”며 “전문가는 복잡다단한 이해관계 속에서 균형을 볼 줄 아는 시각과 조정 능력을 갖춰야 하고, 사회는 이에 상응하는 권한과 책임, 적정 대가와 윤리의식을 함께 부여해 균형점을 찾아가야 한다”고 분석했다.

박 회장은 “건설안전, 산업구조, 제도 개선 등 다양한 의제를 제시하고 연구를 통해 대안을 모색해온 학회의 역할과도 맞닿아 있다”며 “학회가 공정성ㆍ전문성ㆍ투명성을 바탕으로 연구ㆍ교육ㆍ법제ㆍ산업을 연결하는 플랫폼으로 도약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전동훈 기자 jd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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