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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8월15일 미국 워싱턴 백악관에서 열린 한미정상회담에 앞서 방명록에 서명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
[대한경제=강성규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계기로 한국을 방문할 전망이다.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16일 용산 대통령실 브리핑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오는 29일 한국에 도착해 30일까지 체류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어 트럼프의 체류 기간 이재명 대통령과의 한미 정상회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미중 정상회담이 열릴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약 2주 앞으로 다가온 APEC 회의와 트럼프의 방한을 앞두고 한미 관세 협상이 극적 타결될 수 있을 지가 최대 관심사로 지목된다.
이와 관련, 한미 양국 협상팀 모두 기존과 달리 ‘긍정적’ 시그널을 내고 있는 점이 주목된다. 스콧 베선트 미 재무부 장관은 15일(현지시간) 한국과 관세 후속 협상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며 APEC 회의 직전인 향후 10일 내에 결과를 도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공식화했다.
우리 정부도 16일 구윤철 경제부총리에 이어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과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나란히 미국으로 향했다.
김 장관은 이날 오전 출국 전 인천국제공항에서 기자들과 만나 협상 전망에 대해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전에는 미국 내 관련 부서들이 긴밀하게 소통하는 인상은 보이지 않았는데 이번엔 미국도 재무부와 미 무역대표부(USTR), 상무부가 긴밀히 서로 소통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고 부연했다.
베선트는 우리 측이 요청한 한미 통화스와프에 대해 “내가 연방준비위원회 의장은 아니지만 만약 내가 의장이라면 한국은 싱가포르처럼 이미 통화 스와프를 가지고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금리인하 문제와 통화 정책 등을 놓고 트럼프 정부와 각을 세워온 연준에 책임을 돌리면서, 트럼프의 요구대로 투자금을 ‘현금’으로 조달할 경우 한국 외환시장에 미칠 영향 등 우리 측의 우려에 공감을 표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런 가운데 우리측 협상 사령탑들이 워싱턴 백악관에 직접 방문해 협상을 이어갈 예정이다.
양국 정부 등에 따르면 구윤철 부총리와 김용범 실장, 김정관 장관 등은 16일(현지시간) 미국 백악관 예산관리국(OMB)을 찾는다.한미 관세합의문의 행정 문구를 조율하고, 절차적 사항을 점검하는 등 최종 합의문 도출을 위한 최대 관문이 될 것이란 관측이다.
다만 대통령실은 여전히 신중한 기류다. 위 실장은 통화스와프 협상에 대해 “무제한이든 유제한이든 별다른 진전이 없다”고 전했다. 또 무제한 통화스와프가 작동하더라도 이는 관세 협상의 필요조건일 뿐 또다른 ‘충분조건’이 있어야 한다며 “그 문제에 대해 큰 의미를 두거나 기대하고 있지 않다”고 못박았다.
전체적인 협상 과정에 대해서는 현지 협상팀과 내용을 실시간 공유하며 협상하긴 어렵다면서 “예견하거나 평가하기 조심스럽다. 가변적”이라고 덧붙였다.
트럼프의 오락가락 행보 등 ‘불안요소’도 여전한 만큼 우리 정부가 막판까지 미국 측 동향과 돌발변수 가능성을 주시하고 협상을 이어갈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기자회견에서 “한국이 3500억 달러 ‘선불’ 지급에 합의했다”고 또다시 언급했다. 김정관 장관은 이에 대해 “외국 정상이 한 발언에 토를 다는 건 적절치 않다”면서도 “다만 여러 내용을 가지고 협상 테이블에서 논의하는 과정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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