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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워인터뷰] “건설 법률 리스크 대응 최전선… 지식 인프라 구축ㆍ표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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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5-10-27 06:00:49   폰트크기 변경      
1군 종합건설회사 법무직협의회 마수영 회장

건법회 창립 20주년 발자취와 미래


2005년 소규모 모임으로 ‘첫 발’

46개사ㆍ회원 120여명 규모로 성장

과거 경험 토대로 새 가치 창출

대외적 역할 확대ㆍ지식 체계화


분쟁유형 점점 복잡해지고 다양화

축적된 정보 문제해결에 큰 도움

유사 이슈 나오면 모범사례 공유

공동대응 필요할 땐 ‘허브’ 역할도


건설법무 판례집 제작ㆍ배포

기존 오프라인 외에 온라인 교류

지역 소모임 활성화도 추진 계획


[대한경제=이승윤 기자] “지난 20년간 건법회를 지탱한 가장 큰 힘은 ‘연결’과 ‘신뢰’였습니다.”


‘1군 종합건설회사 법무직협의회’를 이끌고 있는 마수영 회장(BS한양 부장)이 <대한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지식 인프라 구축과 표준화를 통해 건설법무의 새로운 길을 열겠다”고 강조하고 있다. 안윤수 기자 ays77@


국내 1군 종합건설사 법무 담당 실무자들의 모임인 ‘1군 종합건설회사 법무직협의회(건법회)’가 올해로 창립 20주년을 맞았다.

건법회를 이끌고 있는 마수영 회장(BS한양 부장)은 <대한경제>와의 인터뷰에서 “건법회는 복잡ㆍ다변화하는 건설법무 환경에 신속하고 실무적인 해법을 모색하기 위해 만들어진 공동체”라고 소개하며, 건설산업의 건전한 발전을 이끄는 든든한 동반자로서의 역할을 강조했다.

건설법무 네트워크 중심으로 자리매김

건법회는 건설산업의 법률 리스크를 전문적으로 관리하고 경험과 지식을 나누며 실무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2005년 1군 건설사 법무 실무자들의 자발적인 모임으로 출발했다.

20년 전만 하더라도 건설 분야의 판례나 계약ㆍ클레임 관련 정보는 각 회사 내부에만 머물렀다. 법무 담당자들 간의 교류가 제한적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시장과 제도가 빠르게 바뀌는 상황에서 ‘혼자 해결하기보다는 서로 경험을 나누고 표준을 만들어가야 한다’는 문제의식으로 시작된 작은 모임은, 20년 만에 ‘연결ㆍ신뢰ㆍ실무성’을 핵심 가치로 국내 건설법무 실무자 네트워크의 중심으로 자리 잡았다.

2006년부터 건법회 활동을 이어온 마 회장은 “20주년을 맞은 감회가 남다르다”며 “무엇보다 바쁜 현장에서 서로의 노하우를 기꺼이 나눠주신 전ㆍ현직 회원들의 헌신에 깊이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건법회는 창립 초기에는 10개사가 채 되지 않는 작은 규모로 출발했지만, 지금은 국내 1군 건설사 46곳과 비시공사 회원을 포함한 120여명 규모로 성장했다.


지난 9월 열린 창립 20주년 기념식에는 건법회 회원들은 물론 김앤장 법률사무소, 법무법인 세종ㆍ신원ㆍ율촌ㆍ클라스한결ㆍ태평양ㆍ화우ㆍ화인 등 국내 주요 로펌의 건설 전문 변호사들까지 참석해 성황을 이뤘다.

창립 20주년 기념식에서 마 회장은 “건법회는 과거의 경험을 토대로 새로운 역할과 가치를 만들어가야 한다”고 강조했었다. 그는 이에 대해 “첫째는 대외적 역할 확대, 둘째는 지식의 체계화”라고 설명했다.

“내부 네트워킹을 넘어 학계ㆍ유관기관ㆍ업계 단체와 협력해 건설법무의 표준과 모범사례를 만들고 확산해야 합니다. 또한 산발적인 사례 공유를 넘어 분쟁 유형별 체크리스트와 실무 가이드라인을 정리해 누구나 즉시 활용할 수 있는 ‘지식 인프라’를 구축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마 회장은 “이 두 가지를 잘 해낸다면 건법회의 위상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확신했다.


현장은 위기… 법무팀은 대응의 최전선


장기화된 건설경기 침체 속에서 건설사들의 법무 리스크도 빠르게 늘고 있다.

마 회장은 “올해는 일부 사업장에서 회생 신청과 폐업 소식이 이어지고, 분양가 대비 시세 하락으로 수분양자의 계약해제 및 분양대금 반환 청구가 급증하는 등 시장의 충격이 컸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각 건설사 법무팀들은 △대규모 집단소송ㆍ민원 대응 △하도급대금ㆍ지체상금ㆍ설계변경 등 클레임 정산 △PF 보증ㆍ유동화 리스크 점검 △중대재해처벌법 등 안전ㆍ컴플라이언스 체계 고도화 등 리스크 관리 전반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는 게 마 회장의 설명이다.

그는 “중소 협력업체의 경영 부담이 커지면서 공사대금 청구와 함께 공정거래위원회ㆍ공정거래조정원에 하도급법 위반 신고를 병행하는 사례도 뚜렷이 늘고 있다”며 “현장과 본사(사업ㆍ법무)가 한 팀으로 움직여야만 대응이 가능한 국면”이라고 진단했다.

게다가 건설 분쟁의 성격도 해마다 달라진다. 건설 분쟁은 매우 복잡하고 다이내믹하며, 그 범위도 다양할 뿐만 아니라 전에는 없었던 새로운 분쟁 이슈도 늘고 있다.

마 회장은 “건설법무를 20년째 맡고 있지만, 여전히 처음 접하는 유형의 분쟁이 생긴다”며 “이럴 때 건법회의 네트워크가 큰 힘이 된다”고 말했다. 직접 경험해보지 못했더라도 건법회 회원이 소속된 다른 건설사의 축적된 정보가 분쟁 해결에 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회원사들의 노하우와 성공사례는 다른 회사에도 귀중한 자산이 된다. 건법회는 회원사들 간에 동일하거나 유사한 분쟁 이슈가 나오면 세미나를 열어 모범사례를 공유한다. 이 같은 정보 교류가 건법회의 핵심 역할이다.

특히 건법회는 컨소시엄 사업에서 공동 대응이 필요한 경우 회원사들끼리 정보를 공유하고 의견을 조율하는 ‘허브’ 역할도 한다.


마 회장은 “대형 프로젝트 상당수가 컨소시엄(민법상 조합) 형태로 진행되기 때문에 공동 대응이 필요한 분쟁이 자주 발생한다”며 “이럴 때 각 회사 법무팀에 건법회 회원이 있다면 협력과 의견 조율이 원활해 훨씬 효율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고 귀띔했다.


‘1군 종합건설회사 법무직협의회’를 이끌고 있는 마수영 회장(BS한양 부장)이 <대한경제>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안윤수 기자 ays77@


조직 아닌 공동체… 연결과 신뢰 다질 것

현재 건법회는 마 회장을 중심으로 △총무 고형훈 차장(반도건설), 최형석 대리(대명소노) △감사 김민정 차장(두산건설) △학술 허경현 차장(태영건설), 김한나 과장(우미건설) △해외법무 이선일 부장(우미건설) 등 실무 중심의 운영체계를 갖추고 있다.

이들은 △분기별 정기모임(핫이슈 라운드테이블) △연 1회 ‘건설법무 이슈 세미나’ △친목행사(골프대회) 등 오프라인 교류와 함께 네이버 카페, 카카오톡 단체방을 통한 온라인 지식 공유를 병행한다. 판례, 질의회신, 서면 양식 등 실무에 즉시 활용 가능한 자료를 공유하고, 주요 쟁점과 판례를 묶은 ‘건설법무 판례집’도 제작해 회원사 간에 배포ㆍ활용한다.

나아가 건법회는 ‘지속 가능한 공동체’로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마 회장은 “지난 20년간 지속적인 활동 결과 국내 최대 건설법무 공동체로 성장했지만, 신규 회원들이 늘어나고 일부 지역 회원들은 실질적인 참여가 어려운 만큼 회원들 간의 ‘연결’과 ‘신뢰’를 다시 다져야 할 시기”라고 내다봤다.

그는 내년 5월까지 회장 임기 동안 기존 오프라인 정기모임 외에도 온라인 교류와 지역별 소모임 활성화를 중점 추진할 계획이다. 1군 건설사 대부분이 수도권에 있지만, 지방에 있는 건설사 회원들도 건법회 활동 참여에 어려움이 없도록 모임 체계를 정비해 내실을 다지기 위해서다.

마 회장은 “건법회는 ‘조직’이 아니라 ‘공동체’라는 정체성을 분명히 해 참여ㆍ신뢰ㆍ투명성을 기반으로 운영을 다질 것”이라며 “그것이 바로 건법회가 장수할 수 있는 비결”이라고 했다.

이승윤 기자 lees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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