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발주 앞두고 매립공법 변경 검토
현장 측량 등도 재조사...사전작업
HJ중공업·동부, 핵심 파트너 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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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시 강서구 가덕도 일원에 건설될 예정인 가덕도 신공항 조감도 / 출처: 국토교통부 |
[대한경제=최지희 기자] 내년 정부 예산안에 ‘가덕도 신공항 부지조성공사’를 위한 6890억원이 반영되면서, 대우건설이 시공권 확보를 위한 물밑 작업에 착수했다. 현대건설의 이탈로 주간사 역할이 불가피해진 대우건설은 재발주를 앞두고 매립공법 변경부터 현장 재측량, 컨소시엄 재편까지 선제적 대응 체계를 빠르게 구축하는 모습이다.
2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대우건설은 앞서 유찰된 이 공사에 대한 기존 연직배수공법(PBD)을 준설ㆍ치환공법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연직배수공법은 연약지반에 수직 배수재를 설치해 지반의 물을 빼내며 천천히 다지는 방식으로, 안정성은 높지만 압밀에만 18개월 이상 소요된다. 앞서 현대건설이 108개월(9년) 이상 공기를 요구하며 사업에서 손을 뗀 이유다.
반면 대우건설이 검토하는 준설ㆍ치환공법은 해저 퇴적 점토층을 준설해 제거한 뒤 산을 깎아낸 토사로 즉시 치환하는 방식이다. 준설한 점토는 수분을 제거해 매립재로 재활용한다. 이 공법은 지반 안정화 기간을 현대건설 제시안보다 단축할 수 있지만, 부산시가 강하게 요구하는 84개월 공기를 맞추기는 여전히 어렵다. 국토부의 공기연장안 수용에 이 공사의 빠른 재추진 여부가 달린 셈이다.
대우건설은 자체 기술연구진을 투입해 가덕도 부지의 토질 분석과 공법 적용 시뮬레이션을 진행 중이다. 활주로 위치를 내만(內灣)에서 외해(外海)로 이동하면 상대적으로 지반이 단단한 구간을 확보할 수 있고, 향후 부산시가 요구하는 제2활주로 조성 시에도 유리하다는 판단이다.
또 매립공법 변경과 함께 사업 예정지 전역에 대한 정밀 측량 작업을 준비 중이다. 입찰 조건이 변경될 경우를 대비해 설계안 전체를 재검토하겠다는 전략이다.
이에 따라 시공사 컨소시엄 재편도 조심스럽게 진행되고 있다. 관련 업계는 대우건설을 중심으로 롯데건설과 한화 건설부문 등 대형사가 참여하고, 대우건설과 협업 경험이 많은 HJ중공업의 역할이 커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연쇄적으로 동부건설도 일정 비중을 확보할 것으로 보인다.
설계사 컨소시엄도 변수다. 현재 동부엔지니어링이 주도하지만, 건설업계에서는 공항 전문 설계사 합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시공 안전성을 이유로 앞서 입찰 직전 하차했던 유신, 한국종합기술과 같은 ‘톱티어’ 엔지니어링사가 합류할 가능성도 열려 있다.
정부와 부산시는 내년 상반기 입찰공고 및 사업자 선정 이후 하반기 착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하지만 업계는 국토부와 조달청의 적극적인 입장 변화가 없는 한 내년도 예산이 또다시 추가경정예산 집행 과정에서 삭감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국토부와 조달청이 시공능력평가액 상위 10대사의 공동도급 기준을 어디까지 완화할 지, 또 단독 컨소시엄만 응찰할 경우 어떻게 대응할 지 입장을 명확히 해야 한다”며 “과거처럼 수의계약 명분을 쌓기 위한 단순 재공고로 시간을 끄는 행정을 반복해서는 안 된다. 또 업계에 정부의 사업 추진 의지를 보여주는 명확한 시그널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최지희 기자 jh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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