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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EC 2025] 최태원 SK회장 “AI 시대, 韓 대응 전략은 ‘기술자립ㆍ글로벌 협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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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5-10-28 17:16:45   폰트크기 변경      

APEC 퓨처테크포럼서 한국 AI 전략 청사진 제시
“미ㆍ중 100배 투자 격차…속도와 협력이 돌파구”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28일 경북 경주시 경주엑스포대공원 문무홀에서 열린 ‘퓨처테크포럼 AI’에서 ‘AI 생태계 구축’을 주제로 환영사를 하고 있다. / SK 제공

[대한경제=김희용 기자] 최태원 SK그룹 겸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인공지능(AI) 분야에서 한국과 아시아ㆍ태평양 국가들의 AI 발전 모델로 ‘기술 자립’과 ‘글로벌 협력’을 동시에 추진하는 병행 전략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AI를 둘러싼 국가 간 투자 격차가 최대 100배에 달하는 상황에서 한국 특유의 빠른 적응력과 민관 협력, 글로벌 신뢰 기반의 연대로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SK에 따르면 최 회장은 28일 경북 경주엑스포대공원 문무홀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CEO 서밋 부대행사 ‘퓨처테크포럼 AI’ 개막식에서 기조연설을 통해 “AI는 기업의 경쟁을 넘어 국가의 성장 엔진이자 안보 전략이 되고 있다”며 “한국은 기술 자립과 글로벌 협력을 병행하는 모델로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최 회장은 “AI를 빼고는 비즈니스 화제가 없을 정도로 뜨겁다. 하다못해 관세 문제도 AI가 논의되는 상황”이라며 “AI는 이제 기업 간 경쟁에서 국가의 성장 엔진이고 안보인 국가 경쟁으로 움직여 나가고 있다”고 포문을 열었다.

그러면서 최 회장은 “AI가 만들어내는 속도와 규모의 격차가 기업과 국가, 개인 간 불평등을 심화시키는 ‘AI 양극화’로 이어지고 있다”며 “AI 경쟁은 규모의 전쟁과 속도의 전쟁이 동시에 진행되고 있어 AI를 하는 곳과 안 하는 곳의 격차는 점점 더 커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최 회장은 AI 패권을 잡기 위한 미국과 중국의 경쟁에 대해서도 소개했다.

그는 “미국은 AI 인프라 확충ㆍ기술 확산ㆍAI 전쟁 승리라는 세 가지 전략을 명확히 세우고 있고, AI 인프라를 제대로 만들어 미국 기술을 전 세계에 확산시키겠다는 전략적 목표를 확실히 가지고 있다”라며 “중국 역시 4중전회와 15차 5개년 계획에서 AI 기술 자립을 국가 핵심 과제로 규정하고 ‘기술 자립’과 ‘내수 확대’라는 두 가지 축으로 AI 경쟁력을 강화하려고 한다”고 분석했다.

이와 함께 미국과 중국에서는 한국 대비 최소 10∼100배에 달하는 투자액을 쏟아내고 있으며, 속도 경쟁 역시 치열하다는 점을 덧붙였다.

최 회장은 한국의 전략으로 기술 자립과 글로벌 협력이 병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 회장은 “민관 협력 기반의 컴퓨팅 인프라 구축 사업이나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프로젝트 등 대한민국은 정부와 기업이 원팀으로 아주 긴밀히 협력해 해법을 모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러한 시도는 단순히 국내 기술로만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의미가 아니다”라며 “글로벌 협력을 배제하지 않으면서도 우리 스스로 주도권을 쥐려는 보다 넓은 세상을 향한 도전으로, 글로벌 플레이어와도 같이 협력해야 한다”고 부연했다.

대표적 협력 사례로 SK그룹과 아마존웹서비스(AWS)의 울산 AI 데이터센터(AIDC) 건립과 오픈AI와의 ‘스타게이트’ 협력을 꼽았다. SK그룹은 AWS와 2027년 준공을 목표로 100메가와트(㎿) 규모 하이퍼스케일급 AI 데이터센터를 울산에 구축 중이다.

최 회장은 “AWS와 SK가 함께 추진 중인 울산 AIDC 건립과 오픈AI와의 스타게이트 협력은 기술 자립을 지향하면서도 글로벌 신뢰 기반의 협력을 병행하는, 두 축이 공존하는 모델이 될 것”이라며 “대한민국 AI 생태계를 확장하는 또 하나의 기폭제가 되고 있고, 많은 APEC 국가들이 이런 모델을 레퍼런스로 볼만하다”고 강조했다.

최 회장은 AI 발전 양상에 맞춘 한국 특유의 빠른 대응도 강조했다.

그는 “AI는 세계 질서를 새롭게 짜는 변곡점 역할을 하고 있고, 기술적으로는 리즈닝(추론형) AI에서 에이전틱 AI로 넘어가는 급속한 발전과 변화가 전 세계적인 보틀넥(병목) 현상을 유발한다”라며 “한국이 새롭고 아주 빠르게 적응하는 스피드로 병목을 풀어내는 테스트베드가 될 수 있다고 자신한다”고 주장했다.

AI기술이 빠르게 발달하며 이제는 인간과 AI의 소통을 뛰어넘어 AI끼리 서로 질문을 주고받으며 해법을 찾아가는 에이전틱 AI 시대로 접어들고 있는데, 이 과정에서 반도체 칩ㆍ전력ㆍ데이터 등 전방위적인 병목 현상이 동시에 발생한다는 것이다.

최 회장은 1990년대말 한국에서 IT 발달의 물꼬를 텄던 ‘벤처붐’을 언급하며 “과거 우리가 인터넷이나 모바일 역사에서 이미 증명해 냈던 일”이라며 “인터넷이나 모바일의 역사를 보면 증명되듯이 AI 역시 대한민국에서 가장 빠르게 확산되고 진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 회장은 “AI 인프라와 애플리케이션, 데이터의 집적ㆍ활용, 이를 뒷받침하는 규제 설계까지 모두가 새로운 글로벌 질서의 중심에 있다”며 “이 모든 분야에서 한국이 얼마나 빠르게 접근하고 주도권을 확보하느냐가 관건”이라고 덧붙였다.

김희용 기자 hy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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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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