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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엔비디아, 업계 최대 ‘반도체 AI 팩토리’ 구축…“25년 협력 결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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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5-10-31 15:11:47   폰트크기 변경      
AI 반도체 공급망 전체를 아우르는 전략적 공조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오른쪽)가 지난 30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깐부치킨에서 치맥 회동을 하며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러브샷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


엔비디아에 HBM·GDDR·SOCAMM 등 차세대 메모리ㆍ파운드리 서비스 공급


[대한경제=심화영 기자] 삼성전자가 엔비디아와 손잡고 반도체 AI 팩토리 구축에 나선다. 엔비디아는 AI 칩 설계와 플랫폼을, 삼성전자는 생산·메모리·패키징을 맡아 AI 반도체 공급망을 함께 구축하는 협력이다.

31일 삼성전자는 엔비디아와의 전략적 협력을 통해 AI 기반 반도체 제조 혁신 플랫폼인 ‘AI 팩토리’ 구축을 추진한다고 발표했다. 양사는 반도체 개발·양산 주기 단축, 생산 효율 향상, 품질 경쟁력 혁신을 목표로 협력을 강화한다. 삼성전자는 향후 수년 간 엔비디아 GPU 5만개 이상을 도입해 AI 팩토리 인프라를 확충하고, 엔비디아의 디지털 트윈 플랫폼 ‘옴니버스(Omniverse)’를 활용해 가상 시뮬레이션 기반의 지능형 제조 환경을 구현할 계획이다.

삼성전자가 추진하는 AI 팩토리는 설계·공정·운영·장비·품질관리 등 반도체 제조 전 과정에서 생성되는 데이터를 AI가 실시간으로 분석하고 예측·제어하는 자율형 스마트 공장이다.

AI가 공정 조건을 스스로 최적화하고, 장비 이상을 사전 감지·보정함으로써 제조 속도와 품질을 동시에 끌어올린다. 이로써 반도체 개발과 양산 주기를 단축하고, 불량률을 최소화해 제조 효율성을 획기적으로 높인다는 구상이다.

삼성전자는 이미 일부 라인에서 엔비디아의 쿠리소(cuLitho) 및 쿠다-X(CUDA-X) 플랫폼을 도입해 미세 공정 시뮬레이션 속도를 기존보다 20배 이상 높였으며, 회로 왜곡을 AI가 실시간 보정해 설계 정확도도 크게 개선했다. 또 옴니버스 기반 디지털 트윈 환경을 구축해 가상 공간에서 설비 이상 감지, 생산 일정 최적화, 품질 예측 등을 수행하고 있다.

AI 팩토리 구축과 함께, 삼성전자는 엔비디아에 HBM4·GDDR7·SOCAMM2 등 차세대 메모리와 파운드리 서비스를 공급하며 양사 간 협력을 한층 강화한다.

특히 HBM4는 10나노급 6세대(1c) D램과 4나노 로직 공정을 결합한 초고대역폭 메모리로, JEDEC 표준(8Gbps)을 넘어 11Gbps 이상 성능과 높은 에너지 효율을 구현했다. AI 모델 학습과 추론 속도를 크게 높이는 핵심 부품으로, 엔비디아의 AI 가속기 플랫폼 경쟁력을 높이는 데 직접 기여한다.

삼성전자는 이미 글로벌 주요 고객사에 HBM3E를 공급 중이며, HBM4 샘플 출하도 완료했다. 늘어나는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선제적 설비 투자에 나서고 있으며, GDDR7과 저전력 모듈 SOCAMM2 등도 공급 협의를 진행 중이다.

삼성전자는 AI 팩토리를 통해 국가 제조 산업 전반의 AI 전환을 견인하는 역할도 자임하고 있다. 팹리스, 장비, 소재, EDA 기업 등과의 협력 생태계를 넓히고, 협력 중소기업이 AI를 활용한 스마트공장 3.0 모델을 구현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반도체뿐 아니라 자동차, 로봇, 통신 등 대한민국 제조 전반이 AI 중심으로 고도화되는 생태계의 허브 역할을 하겠다는 구상이다. 삼성전자는 “AI 팩토리가 국내 제조 기업들의 지능형 전환을 촉진하고, 글로벌 3대 AI 강국 도약에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외에도 엔비디아와 생성형 AI·휴머노이드 로봇·AI-RAN(지능형 기지국) 분야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대규모 언어 모델(LLM)은 엔비디아 GPU 기반 메가트론(Megatron) 프레임워크로 구축돼, 다국어 대화·지능형 요약·실시간 번역 등에서 뛰어난 성능을 발휘한다.

또 엔비디아 RTX PRO 6000 블랙웰 서버 에디션과 젯슨 토르(Jetson Thor) 플랫폼을 활용해 지능형 로봇의 자율주행, 비전 인식, 안전 제어 기술을 고도화하고 있으며, 가상 시뮬레이션과 실제 로봇 데이터를 통합한 ‘피지컬 AI’ 시스템도 구현 중이다.

양사는 지난해 성공적으로 검증한 AI-RAN 기술을 기반으로, 산·학·연과 협력해 차세대 통신망과 AI 연산을 결합한 인프라 구축에도 속도를 낼 계획이다. 이는 로봇·드론·산업현장 등에서 실시간 데이터 연산과 제어가 가능한 AI 통신 신경망을 실현하는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삼성전자와 엔비디아의 인연은 2000년대 초 그래픽 D램 공급에서 시작돼 파운드리 협력으로 확장됐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AI 팩토리는 반도체 제조의 새로운 표준이자, 국가 제조산업 혁신의 기점이 될 것”이라며 “엔비디아와 함께 글로벌 AI 생태계와 반도체 공급망의 지능화를 선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심화영 기자 doroth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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