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부ㆍ안전보건공단도 안전 시스템 구축 성과 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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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진 액화천연가스(LNG) 저장탱크 1단계 현장에는건설장비 인체 접근 주의 경보 시스템이 가동되고 있다./ 가스공사 제공 |
[대한경제=신보훈 기자] # 한국가스공사가 발주하고 두산에너빌리티가 시공 중인 충남 당진 액화천연가스(LNG) 저장탱크 1단계 건설현장. 지게차ㆍ굴착기 등 주요 건설장비에는 정밀 센서가 부착돼 있다. 근로자가 장비에 다가가면 경보가 울려 위험을 알리고, 운전원에게도 통보한다. 타워크레인 걸고리 하단에도 센서가 달려 있어, 사람 접근 시 즉시 알람이 울려 낙하물이나 인양물 충돌사고를 예방한다.
인공지능(AI)ㆍ사물인터넷(IoT) 등 첨단 기술을 활용한 스마트 안전 시스템이 확산 중인 가운데 당진 LNG 저장탱크 건설현장에도 ‘사람 중심’의 첨단 안전 시스템이 가동되고 있어 화제를 모은다. 그동안 관행적인 안전관리에서 벗어나 근로자 스스로 위험을 인지하고, 시스템이 사고를 예측하는 선진국형 ‘중대재해 제로 현장’을 구현하기 위한 움직임이다.
1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국가스공사(사장 최연혜)는 건설현장 안전을 최우선 가치로 설정하고, 첨단기술을 활용해 잠재적 위험요소를 관리하고 있다. 최근 안전에 대한 사회적 요구가 강화되는 만큼 근로자의 인적오류를 시스템으로 보완하는 ‘풀프루프(Fool-Proof) 방식’ 구현을 강조한다.
대표적인 현장이 바로 당진 LNG 저장탱크 사업장이다. 이 현장에서는 근로자 출입 단계부터 안전 관리를 시작한다. 근로자가 키오스크에 개인 QR코드를 제시하면 AI가 안전모ㆍ안전화 등 개인보호구 착용 여부를 자동으로 체크한다. 통합 관제시스템은 현장 위치별 근로자 수ㆍ밀폐공간 가스농도ㆍ외부 풍속 등 환경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수집해 화재나 가스중독 같은 사고에 대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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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근로자 건강, 환경 및 광역 모니터링 기반 통합 관제 시스템. |
당진 건설현장은 축구장 125개에 달하는 대규모 현장이다. 그만큼 사람이 일일이 관리하기 어려운 구조지만, 가스공사는 CCTV(폐쇄회로 텔레비전)100여 대와 AI 기반 관제 시스템을 통해 모든 구역의 안전상태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한다. 단순한 ‘감시’가 아닌, 데이터로 사고 가능성을 예측하고, 선제적으로 위험요소를 차단하는 ‘예방형 안전관리’가 핵심이다.
현장에는 실제 건설장비 크기의 모형을 설치한 ‘몰입형 안전 체험장’도 운영되고 있다. 근로자들은 인체 감지시스템을 통해 협착위험을 체험하고, VR(가상현실) 시뮬레이션으로 고소작업 추락 상황을 연습한다. 단순한 이론 교육을 넘어, 체험을 통해 안전의식을 스스로 체득하도록 설계된 공간이다.
전자 기반 파일 관입량 측정 시스템도 타 현장과 차별화한 장치다. 기존에는 작업자가 항타기에 접근해 수동으로 측정한 탓에 사망사고가 심심찮게 발생했다. 반면 당진 현장에서는 전자장비를 이용해 자동 측정하기 때문에 이런 위험요소를 근본적으로 제거했다. 측정 기록은 실시간으로 서버에 자동 저장됨에 따라 작업자가 위험한 항타기에 접근할 필요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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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소 작업자들이 추락 충격 완화 에어 재킷을 착용하고 있다. |
가스공사의 ‘안전 최우선’ 철학은 시공사 두산에너빌리티의 전 공정 관리에도 그대로 녹아들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발주처의 안전기준을 세분화해 △건설장비 시동과 운전원 안전벨트 연동시스템 △고소 작업자의 센서 내장 에어재킷 착용 의무화 △드론을 활용한 광역 감시 시스템 등으로 촘촘히 구축했다. 이 같은 노력은 당진 현장을 ‘사람 중심 현장’으로 만들었고, 고용노동부ㆍ안전보건공단에서도 성과를 인정받아 건설안전 혁신대회 등에서 수상 실적을 거뒀다.
김정제 가스공사 당진기지안전건설단장은 “근로자의 안전이 최우선이라는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 첨단기술 적용범위를 확장해 나갈 것”이라며 “AI·IoT 기술을 고도화해 대한민국 건설현장에 새로운 안전기준을 제시하고, ‘중대재해 제로’ 목표 달성에 기여하는 기관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신보훈 기자 bb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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