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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속가능한 건축으로 전환…공공ㆍ민간 잇는 생산체계 재구축 시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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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5-11-24 07:00:35   폰트크기 변경      
[인터뷰] 곽홍길 종합건축사사무소 건원 회장

설계자 역할 제한, 수익 중심 의사결정
각종 관행 겹치며 건축산업 걸림돌 작용
 “도시계획 관점, 장기 품질 우선해야”


곽홍길 건원건축 회장이 서울 송파구 문정동에서 <대한경제>와 인터뷰하고 있다. / 안윤수기자ays77@


[대한경제=전동훈 기자] 곽홍길 종합건축사사무소 건원(이하 건원건축) 회장은 한국 건축이 한 단계 도약하기 위해서는 공공과 민간을 막론하고 지속가능한 생산체계를 갖추는 일이 무엇보다 시급하다고 봤다. 특히 설계자의 역할을 제약하는 제도와 단기 이익에 치우친 시장 관성이 건축산업이 보다 성숙한 단계로 나아가는 데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했다.

곽 회장은 공공건축의 품질이 낮아지는 요인으로 설계자의 권한이 과도하게 제한되는 현실을 지목했다. 그는 “우리나라처럼 설계와 감리를 칼로 베듯 나누는 경우는 드물다”며 “디테일이 만들어지는 시공 과정에 설계자가 적절히 개입하지 못한다는 점이 가장 큰 문제”라고 설명했다. 완성도를 결정짓는 세부 요소들이 현장에서 제때 조정되지 못하고 있다는 취지다.

곽 회장이 꼽은 대안은 최초의 설계 의도를 끝까지 유지할 수 있도록 돕는 ‘디자인 감리제도’의 적극적 활용이다. 그는 “해외에서는 본 설계비의 20% 안팎을 설계의도 구현용역비로 배정한다”며 “국내 공공건축도 이 과정이 실질적으로 작동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설계 변경을 곧바로 비용 증가로만 보는 관행부터 바로잡아야 한다는 점도 덧붙였다.

최근 수도권을 중심으로 확산하는 도시정비사업에 대한 진단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다수 재건축ㆍ재개발 사업이 도시계획적 관점보다 내부의 이해관계에 매몰돼 있다는 분석이다.

곽 회장은 “과거에는 단지배치나 주동계획처럼 큰 틀에서 조율이 이뤄졌지만, 지금은 사업성, 세대 구성, 조망 등 수익성과 직결된 요소가 의사결정을 좌우하고 있다”며 “그 과정에서 경관 훼손과 주변과의 마찰이 반복되고 있다”고 했다. 구조나 설비 같은 장기적 품질 요소가 뒷전이 되는 현실도 우려된다고 했다.

국내 아파트의 주류로 자리잡은 ‘벽식 구조’에 대해서는 초기 공사비 절감에는 유리하지만 가변성과 내구성, 유지관리의 효율성을 크게 떨어뜨린다고 평가했다.

세대 내부를 관통하는 설비 배치를 고수하는 점도 문제로 꼽았다. 공용부에 배관을 집중해 보수가 용이하도록 만드는 선진국 방식과 달리, 미래 리모델링 비용을 확대시키는 방식이란 이유에서다.

곽 회장은 “그간 건축산업의 외형은 크게 성장했지만 이제는 지속가능한 건축으로 방향을 전환할 시점”이라며 “처음부터 제대로 짓고, 오래 사용할 수 있는 방식을 정착하면 장기적으로는 사회 전체의 비용도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전동훈 기자 jd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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