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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공급망 재편, 韓 생존 키워드는 ‘국내생산ㆍ총부가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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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5-12-01 17:36:42   폰트크기 변경      

‘기업 국내화’ 아닌 ‘생산 국내화’ 초점 맞춰야
CPTPP 가입 추진 등 교역국 다변화 필요
‘메이드 인 코리아’넘어 ‘파트너드 위드 코리아’로 전환


정성훈 한국개발연구원 공급망연구팀장이 '한국형 글로벌 공급망(K-GVC) 재편을 위한 정책 방안' 세미나에서 발제하고 있다 / 김희용 기자


[대한경제=김희용 기자] 트럼프 2기 출범 이후 보호무역주의가 본격화하면서 한국 경제가 이중 경제안보 리스크에 직면했다는 진단이 나왔다. 대규모 대미 투자 압력에 따른 국내 산업 공동화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기업 국내화’보다는 ‘생산 국내화’에 초점을 맞추고, 단순 효율성ㆍ안정성을 넘어 ‘부가가치 창출’ 중심에 두는 한국형 글로벌 공급망(K-GVC) 재편 전략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1일 서울 여의도 FKI타워 컨퍼런스센터에서는 이러한 내용을 골자로 하는 ‘한국형 글로벌 공급망 재편을 위한 정책 방안’ 세미나가 열렸다.

행사는 한국경제인협회 한국경제연구원ㆍ더불어민주당 미래경제성장전략위원회ㆍ한국경제학회가 공동개최했다.

이날 정성훈 한국개발연구원 공급망연구팀장은 세계무역기구(WTO) 중심 다자주의 시대가 종식되고 양자 거래 중심의 ‘트럼프 라운드’ 시대가 본격화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기존엔 합의체에 따라 글로벌 무역 질서가 운영됐지만, 관세를 경제적 통치술의 수단으로 활용하는 트럼프 라운드에선 양자ㆍ소다자 간 이익 기반 협상이 이뤄지기 때문에 산업과 안보가 결합된 무역질서로 공급망이 재편된다는 분석이다.

정 팀장은 “이러한 상황에서 한국은 안보ㆍ첨단기술은 미국에, 성숙공정ㆍ중간재 수출은 중국에 각각 의존하고 있어 미ㆍ중 양국으로부터 이중의 경제안보 리스크에 노출돼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국내 제조업의 대중 수입의존도가 지속적으로 상승한 공급망의 불안정성을 꼬집었다.

정 팀장은 “중국발 공급 충격의 국내 파급 효과가 1995년 대비 2020년에 7.3배로 확대됐으며, 그 영향은 우리나라의 핵심 산업인 화학ㆍ석유제품ㆍ1차금속ㆍ전자ㆍ반도체 등에서 주요 타격을 입힌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대미 수출 구조도 문제로 지적됐다. 정 팀장은 “대미 수출이 자동차, 반도체, 기계류 등 소수 품목에 편중되면서 우리 기업은 미국 보호무역 정책의 주요 표적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 품목은 미국이 무역적자를 가장 많이 내는 품목과 정확히 일치한다.

이에 따라 정 팀장은 한국의 무역 전략에 대해 국내외를 막론하고 전략산업 기업에 대한 국내 투자 인센티브를 강화해 ‘기업의 국내화’보다는 ‘생산의 국내화’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정 팀장은 CPTPP(포괄적ㆍ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 가입 추진 등을 통한 교역국 다변화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CPTPP는 미국과 중국이 제외돼 있는 데다 12개 회원국이 굉장히 높은 수준의 개방 경제 통합을 추구하고 있다는 것 외에 우리나라가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 것인지를 천명하는 상징적 의미를 나타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신원규 한경연 책임연구위원이 '한국형 글로벌 공급망(K-GVC) 재편을 위한 정책 방안' 세미나에서 발제하고 있다 /  김희용 기자


신원규 한경연 책임연구위원은 기존 공급망의 효율성ㆍ안정성 중심 접근을 넘어 ‘부가가치 창출’에 집중하는 것을 전략 대안으로 제시했다.

특히, 신 연구위원은 “‘메이드인 코리아(Made in Korea)’에 집착하지 말고 파트너드 위드 코리아(Partnered with KOREA) 모델로 진화하는 것이 K-GVC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트럼프 2기 이후 미국의 고관세 정책 및 미국 내 현지화 압력 강화가 국내 산업 공동화 위협으로 인식될 수 있지만, 미국에 진출한 한국 제조업이 현지 AI 기술ㆍ파트너십과 결합할 경우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할 여지가 크다”며 “AI 투자와 미국 내 기업의 성과, 가치 창출 구조를 분석한 결과, 제조업의 경우 미국 현지 AI 투자가 기업의 총자산이익률(ROA)에 긍정적인 효과를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그는 “한국의 대미 투자는 우리 기업들이 미국 내 거점을 활용해 중국, EU, 글로벌 사우스 시장 등으로 진출하는 글로벌 확장의 전략적 교두보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김희용 기자 hy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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