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네시스 이시혁ㆍ국내사업 김승찬 승진
북미ㆍ아중동ㆍ인도ㆍ중국 등 해외 손질
그룹 SDV 이끌던 송창현 사장 사의 표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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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 초 열린 개발자 컨퍼런스 ‘Pleos 25‘에서 송창현 사장이 연설하고 있다./사진: 현대차그룹 제공 |
[대한경제=강주현 기자] 현대자동차그룹의 주요 사업부 수장들이 동반 퇴장한다. 그룹 소프트웨어중심차량(SDV)과 자율주행 사업을 이끌던 송창현 현대차ㆍ기아 첨단차플랫폼(AVP) 본부장(사장)이 사의를 표명했고, 프리미엄 브랜드 제네시스를 맡아온 송민규 제네시스사업부장(부사장)도 교체됐다.
자율주행 기술 지연과 제네시스 판매 부진이 겹치면서 현대차그룹이 미래차 전략을 원점에서 재점검하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현대차그룹은 4일 “송창현 사장이 최근 일신상의 사유로 자진 퇴임 의사를 밝혔으며, 회사는 송 사장의 결정을 존중해 사임을 수용했다”고 밝혔다. 그룹 측은 “송 사장이 관장해 온 프로젝트들은 AVP본부와 포티투닷 등 각 부문 리더들을 중심으로 체계적으로 운영돼 왔으며, 앞으로도 동일한 방식으로 차질 없이 진행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후임 인선은 내부 검토 중이다.
송 사장은 네이버 초대 최고기술책임자(CTO) 출신으로, 2019년 모빌리티 소프트웨어 업체 포티투닷을 설립했다. 현대차그룹이 2022년 이 회사를 인수하면서 그룹에 합류해 SDV와 자율주행 기술 전략을 총괄해왔다.
업계에서는 자율주행 분야 성과 부진과 조직 내 소통 문제가 배경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현대차그룹은 레벨3 자율주행 기술 ‘HDP’를 제네시스 G90과 기아 EV9에 탑재하겠다고 밝혔으나 수차례 연기했다. 반면 메르세데스-벤츠와 BMW, 혼다는 이미 레벨3 자율주행을 상용화했고, 테슬라는 지난달 23일 한국에 완전자율주행(FSD) 감독형 서비스를 출시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기존 조직과의 커뮤니케이션 이슈가 컸다”며 “테슬라 FSD가 국내에 출시되면서 내부 압박이 더 거세졌을 것”이라고 말했다.
송 사장은 전날 포티투닷 임직원에게 보낸 고별 메시지에서 “거대한 하드웨어 중심 산업에서 소프트웨어 DNA를 심고 AI 디바이스를 만들겠다는 도전이 쉽지 않고 순탄치 않았다”며 “SDV라는 거대한 전환을 이끄는 동안 보이지 않는 벽에 부딪힐 때마다 저를 버티게 한 것은 포티투닷 여러분의 열정이었다”고 밝혔다.
제네시스사업부 수장도 바뀌었다. 송민규 부사장이 교체되고 이시혁 북미권역상품실장이 전무로 승진해 후임을 맡았다. 이 전무는 2019년 제네시스 상품실장을 시작으로 북미법인 기획 및 상품실장을 거친 ‘제네시스 전문가’다.
배경은 제네시스의 부진한 성적표다. 올해 1~11월 국내 판매량은 10만8715대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10.2% 줄었다. 주력 모델인 GV80은 18.8%, G80은 10.5% 감소했다. 7월부터 10월까지 4개월 연속 월 1만대를 밑돌았고, 각종 할인 공세에도 반등하지 못했다.
제네시스는 지난달 브랜드 출범 10주년을 맞아 첫 고성능 모델 ‘GV60 마그마’를 공개하며 새로운 10년을 준비한다고 밝혔다. 내년에는 대형 전기 SUV ‘GV90’과 G80ㆍGV80 하이브리드 모델을 선보인다. 이시혁 신임 본부장이 브랜드 쇄신을 이끌 수 있을지 주목된다.
국내사업본부장도 교체됐다. 정유석 부사장의 후임으로 김승찬 국내판매사업부장이 부사장으로 승진해 선임됐다. 현대차의 2024년 국내 판매는 전년보다 7.5% 감소했다. 올해 1~11월 누적은 65만288대로 소폭 증가(1.0%)했으나 11월 단월 기준으로는 3.4% 줄었다. 김 부사장은 영업 현장 경험이 풍부한 인물로, 내수 안정화라는 과제를 안게 됐다.
강주현 기자 kangju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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