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쌍수 전 부회장 등 역대 리더 총출동
‘가전 룰’을 바꾼 혁신 기술의 산실
‘AI 홈 시대’ 전략 기지로 진화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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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G전자가 지난 1975년 설립한 국내 민간기업 최초의 종합 연구소인 ‘가산 R&D 캠퍼스’가 설립 50주년을 맞이했다. 기념 행사에는 임직원은 물론, 전·현직 가전 사업본부장 및 연구소장들과 LG전자와 산학 협력 중인 국내 주요 대학 교수들도 함께 참석해 의미를 더했다. : LG전자 전현직 가전 사업본부장 및 연구소장들이 가산 R&D캠퍼스 설립 50주년을 축하하고 있다. /사진:LG전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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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G전자가 지난 1975년 설립한 국내 민간기업 최초의 종합 연구소인 ‘가산 R&D 캠퍼스’가 설립 50주년을 맞이했다. 기념 행사에는 임직원은 물론, 전·현직 가전 사업본부장 및 연구소장들과 LG전자와 산학 협력 중인 국내 주요 대학 교수들도 함께 참석해 의미를 더했다. 가산 R&D 캠퍼스에서 전·현직 임원들이 LG전자 가전 전략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오른쪽부터) 신문범 前사장, 이영하 前사장, 김쌍수 前부회장. /사진:LG전자 |
[대한경제=심화영 기자] LG전자의 가전 역사를 품어온 가산 R&D 캠퍼스가 설립 50주년을 맞았다. 1975년 국내 민간 기업 최초의 종합연구소인 ‘금성사 중앙연구소’로 문을 연 가산은 LG전자가 삼성, 월풀 등 글로벌 제조사들과의 각축전에서 ‘글로벌 1위 가전 브랜드’로 도약하는 결정적인 기술 토대를 닦은 산실이다.
LG전자는 지난 8일 서울 금천구 가산동에서 ‘50년의 기술과 열정, 내일을 향한 약속’을 주제로 기념행사를 열었다. 이날 행사는 단순 기념식을 넘어 LG 가전의 기술 DNA를 일군 전·현직 리더들이 대거 한자리에 모여 의미를 더했다. 이현욱 HS연구센터장(부사장)과 오세기 ES연구소장(부사장) 등 현직 리더들을 중심으로, 김쌍수 전 부회장을 비롯해 이영하, 신문범, 송대현 전 사장 등 역대 가전 사업본부장들이 총출동했다.
이들은 반세기 동안 가산이 이룩한 발자취를 돌아보고, AI 시대를 대비하는 LG전자의 미래 R&D 전략을 공유하는 시간을 가졌다. 50년 전 선배들이 구축한 ‘종합 연구소 체계’가 어떻게 현재 LG 가전의 위상으로 이어졌는지 확인하는 자리였다.
1975년 금성사 중앙연구소 설립 당시, 국내 기업 연구는 대부분 공장 내 소규모 조직에 머물러 있었다. LG전자는 R&D 기능을 독립시켜 ‘종합 연구소 체계’를 구축하는 파격적인 결단을 내렸다. 이 결정은 이후 한국 가전산업의 혁신 속도를 완전히 바꿔 놓는 출발점이 됐다.
가산 연구소는 초기 POS(전자식 금전등록기) 국산화, 국내 첫 전자식 한·영 타자기, 주문형 반도체(Custom IC) 개발 등 당시 국내 전자산업이 풀지 못한 난제들을 해결했다. 특히 1981년 2만 개 이상의 부품이 들어가는 VTR 국산화 성공은 일본 기업이 독점하던 영상기기 시장에 한국 기술력을 각인시킨 역사적 장면으로 기록된다.
가산 R&D 캠퍼스는 이후 LG를 ‘기술 중심 기업’으로 체질 개선시킨 핵심 거점이었다. 가전 시장의 룰을 바꾼 혁신 제품 대부분이 가산에서 기획·검증·개발됐다.
1998년 세계 최초 DD(Direct Drive) 모터 세탁기는 벨트를 없애고 모터와 세탁통을 직결한 구조로 진동과 소음을 줄여 글로벌 세탁기 시장의 표준으로 자리 잡았다. 2001년 리니어 컴프레서는 냉장고의 회전 운동을 직선 운동으로 전환해 효율을 극대화한 기술이다. 이는 LG 냉장고가 북미·유럽에서 ‘조용하고 강한 프리미엄 제품’으로 자리 잡는 계기가 됐다.
이 기술적 기반 위에 스타일러(2011년), 트윈워시(2015년), UP 가전(2022년) 등 기존 시장에 없던 ‘카테고리 창출형 제품’이 잇달아 탄생했다. 현재 LG 냉장고는 10개국 28개 부문, 세탁기는 6개국 9개 부문 등 글로벌 평가에서 최고 점수를 받고 있다.
앞으로 10년, 가전산업은 에너지, AI, 로봇, HVAC(냉난방 공조) 중심으로 재편된다. 중국 마이디어, 하이얼 등 경쟁사의 거센 추격 속에서 50년 된 가산 캠퍼스는 지금도 진화 중이다. 현재 가산 R&D 캠퍼스에서는 모터, 인버터, HVAC용 컴프레서 등 미래 가전 방향성을 좌우할 요소 기술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특히 LG전자가 차세대 전략으로 내세운 ‘AI 홈’ 구현 기술의 핵심 거점이 바로 가산이다. 가전의 두뇌가 되는 플랫폼, AI 기반 센싱·제어 알고리즘이 모두 이곳에서 검증된다.
이현욱 LG전자 HS연구센터장은 “지난 50년간 축적한 세계 최고 기술력을 기반으로 AI 홈 시대를 선도하는 전략 거점이 되겠다”며 “고객에게 차별적 가치를 제공하는 혁신 제품을 계속 선보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심화영 기자 doroth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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