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조 시공사가 반세기만에 재건축
압구정2구역 이어 새 이정표 주목
[대한경제=이종무 기자] 현대건설은 서울 압구정에서 ‘과거와 미래를 잇는 동행’도 재현한다. 공사비만 2조7000억여원에 달하는 압구정2구역(압구정아파트지구 특별계획구역 ②) 재건축 사업을 따내며 반 세기만에 화려하게 귀환하면서다. 업계는 이제 현대건설이 압구정2구역에 이어 일대에서 또 다른 기념비를 세울지 이목을 집중하고 있다.
14일 도시정비업계에 따르면 지난 9월 현대건설의 압구정2구역 재건축 수주는 단순한 시공사 선정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50년 전 첫 삽을 떴던 건설사가 다시 사업을 맡는 것 그 자체로 울림이 되면서다.
이곳 조합원 다수도 ‘압구정 현대의 이름과 전통을 가장 잘 이해하는 건설사는 현대건설’이라는 인식을 공유하고 있다. 압구정 현대가 쌓아온 고유한 정체성과 가치가 새 단지에서도 계승돼야 한다는 설명이다.
압구정아파트지구 일대에서도 원조 파트너인 현대건설의 시공사 선정은 가장 설득력 있는 선택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압구정 재건축은 단순히 낡은 아파트를 새로 짓는 사업이 아니라, 지난 반세기 동안 축적된 삶의 흔적과 공동체 정신을 미래로 계승하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압구정2구역 한 조합원은 <대한경제>와 만나 “우리 가족의 삶과 역사가 깃든 이곳을 미래 세대에도 자랑스럽게 물려줄 수 있길 기대한다”며 “재건축으로 외형은 바뀌어도 압구정 현대라는 이름의 무게와 자부심은 그대로 이어지길 바란다”고 했다.
현대건설도 반 세기 동행의 결실을 새로운 장으로 이어가겠다는 복안이다. 오랜 세월 압구정에서 영광을 함께해온 만큼 이 지역에서 과거와 미래를 잇는 가교를 놓겠다는 각오다. 현대건설은 이미 ‘압구정 현대’ 상표권을 출원하며 브랜드 계승 의지를 공식화했다. 재건축 이후에도 압구정 현대의 헤리티지(유산)를 온전히 잇겠다는 의지다.
현대건설 내부에서도 압구정 일대 재건축을 수주 이상의 명예로운 프로젝트로 여기고 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압구정2구역 재건축은 건설사와 주민이 함께 만들어온 헤리티지를 지켜내면서, 새로운 100년을 향한 도약을 준비하는 일”이라고 설명했다.
원조 시공사인 현대건설이 압구정에서 다시 한번 주역으로 나설 채비를 갖추고 있다. 반세기 전 정주영 회장은 현대건설과 이곳에 우리나라 주택 역사의 새로운 신화를 써냈다. 이어 같은 자리에서 새로운 세기의 비전을 꽃피울 준비를 하고 있다.
정비업계 관계자는 “현대건설은 압구정 현대 재건축으로 과거와 미래를 아우르는 또 하나의 역사를 쓰게 됐다”면서 “앞으로 일대에서 추가 수주로 이어지며 서울의 미래 헤리티지를 더욱 빛내게 될지 관심을 모은다”고 말했다.
이종무 기자 jm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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