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선통신기기부품ㆍ배터리 등 중간재 중심 ‘美→제3국’ 전환 활발
아세안ㆍ아프리카ㆍEUㆍ인도 등 4대 전환지에 몰려…한-중 수출경합 격화 우려 커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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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의 대미 수출 비중 및 글로벌 수출시장 점유율 추이 / 한국무역협회 제공 |
[대한경제=김희용 기자] 미국의 관세 부과 이후 중국이 미국 대신 제3국으로 수출선 전환을 가속화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제3국에서의 한국과 중국 간 수출 경합이 심화할 전망이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이 15일 발표한 ‘美 관세 부과 이후 중국 수출선 전환 분석 및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은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부과 시기마다 대미 수출 비중을 줄이며 수출국 다변화를 가속화해 온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수출대상국 집중도를 나타내는 중국의 수출대상국 집중도(HHI) 지수는 2018년 659에서 △2019년 561 △2020년 573 △2021년 556 △2022년 494 △2023년 450 △2024년 444 △올해 1~10월 376으로 지속 하락했다.
중국의 대미 수출 비중도 트럼프 1기인 2019년에는 전년비 2.5%포인트 줄었지만, 글로벌 수출시장 점유율은 0.3%포인트 늘어났다.
트럼프 2기가 들어선 지난 2월부터는 미국의 대중 수입관세가 인상되며 올해 1~10월 중국의 대미 수출은 전년동기 대비 17.7% 감소했다.
반면, 같은 기간 중국의 글로벌 수출은 베트남(22.3%)ㆍ인도(12.3%) 등 제3국을 중심으로 5.3% 증가해 15% 내외의 글로벌 수출시장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다.
무선통신기기ㆍ컴퓨터ㆍ배터리 등 중국의 미국 시장 주력 품목 전반에서 대미 수출 감소 폭이 컸으나, 제3국 수출증가분이 이를 상당 부분 상쇄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1~10월 중국의 무선통신기기ㆍ컴퓨터 대미 수출은 전년동기비 30% 이상 감소했지만, 대세계 수출은 각각 0.2%, 4.9% 감소에 그쳤다. 배터리 역시 대미 수출이 16.3% 줄었으나 대세계 수출은 오히려 23.9% 증가했다.
중국 수출의 4대 전환지로는 아세안ㆍEUㆍ인도ㆍ아프리카가 꼽힌다.
올해 1~10월 중국의 제3국 수출증가분 2318억달러 중, 대아세안 수출은 무선통신기기ㆍ컴퓨터ㆍ승용차 등을 중심으로 677억달러 증가해 가장 큰 비중(29.2%)을 차지했다.
주요 전기차 생산시설이 위치한 EU는 배터리 및 게임용구, 아프리카는 승용차 등의 수출 확대가 두드러졌다.
인도는 글로벌 무선통신기기 조립 허브로 부상하며 중국의 무선통신기기 부품 수출이 대폭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의 제3국 수출증가분 비중(2025년 1~10월)은 아세안 29.2%, 아프리카 16.1%, EU 14.1%, 인도 5.3%였다.
보고서는 중국의 수출선 전환이 향후 한ㆍ중 수출경합 심화로 이어질 수 있어 이에 대한 경계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올해 1~10월 기준 4대 전환지 대부분에서 한ㆍ중 수출경합도는 지난해와 유사한 수준을 보여 아직 영향이 본격화되지는 않았지만, 지난 트럼프 1기에도 관세 부과 후 EUㆍ인도ㆍ아프리카 지역에서 수출경합도가 지속적으로 상승한 전례가 있어 향후 수년간 경합 심화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는 것이다.
허슬비 무협 연구원은 “중국의 제3국 수출선 전환은 단기적인 대응 전략이라기보다 구조적 변화에 가깝다”며 “중국의 수출 전환이 집중되는 전략 시장에서 기술ㆍ품질 기반의 고부가가치화 전략으로 우리 수출의 경쟁력을 보완하고, 품목 다변화를 통해 경쟁 압력이 낮은 영역에서의 선제적 우위 확보도 병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희용 기자 hy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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