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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호 대한전기학회장 “글로벌 자본, AIㆍ에너지로 집중…전문가, 기술적 대안 제시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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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5-12-29 06:01:12   폰트크기 변경      
학회장 임기 마무리…학계ㆍ산업계 연결고리 역할

구조개혁 앞둔 전력산업…“에너지 대전환 준비해야”


이준호 대한전기학회 회장이 서울 송파구 소재 켑코솔라 사무실에서 <대한경제>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신보훈 기자


[대한경제=신보훈 기자] “전기의 시대를 맞아, 24년 만에 구조개혁을 앞두고 있는 전력산업계를 위해 전기 전문가들이 더 다양한 기술적 대안을 적극적으로 제시해야 한다.”

올 한해 대한전기학회를 이끈 이준호 학회장은 임기를 마무리하며 <대한경제>와 진행한 인터뷰에서 전력산업 종사자들의 역할 변화를 촉구했다.

1947년 설립된 대한전기학회는 그동안 학계 중심의 학술 활동에 집중해 왔던 것이 사실이다. 이에 학회는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 정관을 개정, 3년에 한 번씩 산업체 인사를 추대하기로 했다. 이 학회장은 이 제도에 따라 선출된 첫 번째 산업계 출신 학회장이다. 수십년간 한전에서 근무하며 부사장까지 역임한 경력을 바탕으로 학계와 산업계를 잇는 가교 역할을 수행했다. 

그는 현재를 ‘전기의 시대’로 규정했다. 인공지능(AI)은 단순한 기술을 넘어 데이터센터라는 인프라 단위로 진화하기 시작했고, 이를 운영할 에너지는 대부분 전기로 전환되는 시대가 왔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정부는 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서 AI 수요 급증 등으로 2038년까지 전력소비량이 지난해 대비 약 32%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이 학회장은 “글로벌 자본은 크게 두 가지 방향, 인공지능과 에너지로 집중되고 있다. 대한전기학회도 생명력 있는 기술을 발표하고, 사업화 솔루션을 제시하며, 정책 대안을 만들어야 한다”며 “이 대안이 정책화돼 실물경제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야 국가 경쟁력에 이바지하고, 학회도 존재 가치를 제고할 수 있다”고 말했다.

재임 기간 중 가장 눈에 띄는 성과는 지난 7월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하계 학술대회다. 올해는 단순한 연구성과 발표를 넘어 산업계의 참여를 이끌어 냈고, ‘전기인들의 축제’로 꾸며졌다는 평가를 받았다. 참가자도 역대 최대 규모인 3500여명을 기록했다. 그는 “산업계 출신으로서 1년간 학회를 이끌며, 전력산업의 미래를 함께 논의할 장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보람을 느낀다”고 소회를 밝혔다.

국내 전력산업은 2001년 구조 개편 이후 24년간 멈춰있다가, 최근 재생에너지 확산과 시장 참여자 급증으로 또 다른 개혁을 준비 중이다. 에너지 자급률 양극화, 전국적인 송전망 포화, 전기요금을 둘러싼 갈등 등 전력시장에 산적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도 머리를 싸매고 있다. 이 학회장은 전력산업 구조개편의 핵심 과제로 ‘전력감독원’ 설치를 제안했다. 전력시장 출범 당시 16개였던 발전사가 지금은 7000개로 급증했지만, 전력거래소가 여전히 시장 운영과 시장 감시를 동시에 맡고 있어 이해상충 문제가 불거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그는 지난 9월 국회 세미나에서 이 문제를 의제화했으며, 최근 핵심 어젠다로 부상하는 데 기여했다. 금융시장에서 한국거래소와 금융위원회ㆍ금융감독원이 분리 운영되는 것처럼 전력시장도 독립된 감독기구가 필요하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이 학회장은 “재생에너지 확산으로 소규모 분산형 발전원이 폭발적으로 늘어났는데, 아직도 전력거래소가 시장 운영과 시장 감시를 동시에 하고 있다. 금융시장처럼 전력시장도 독립된 감독기구가 필요하다”며 “과거 110V 전압을 220V로 승압하는 사업은 무려 32년이 걸렸고, 조 단위 사업비가 투입됐지만, 결국 변화를 이뤄냈다. 전력감독원 설립도 일단 첫발을 떼고, 과거 시행착오를 경험 삼아 비용과 시간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후배 전력인들에게도 적극적인 정책 제안을 당부했다. 이 학회장은 “현실에서 전기 전공은 대학에서 인기가 없다. 졸업 후 직장을 구해 먹고는 살겠지만, 의대나 펀드매니저들처럼 고액의 연봉을 보장받지 못한다는 인식이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전력산업 선진화는 전기인들 뿐만 아니라 국가 전체적으로 아주 중요한 문제다”라며 “전력산업 종사자들이 나름대로 방향성을 갖고, 전문가로서 정책 방향 결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속마음을 전했다.

이 학회장은 한전과 6개 발전공기업이 설립한 태양광 발전 전문회사 ‘켑코솔라’의 대표도 맡고 있다. 재생에너지 발전 사업의 현장 경험을 토대로, 태양광이 분산전원으로서 주도적 역할을 할 기회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그는 “도심지 건물 옥상, 공장 지붕 등에 소규모 태양광을 적극적으로 설치하고, 전력망을 지역 단위로 운영하면 원거리 송전량을 줄이고, 급증하는 전력수요에 대응할 수 있다”며 “수요가 많은 곳에 분산형 발전을 제대로 설치 및 운영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그 대안의 중심엔 태양광이 있다”고 말했다.


신보훈 기자 bb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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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보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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