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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대한경제 DB |
[대한경제=이종무 기자] 건설업계는 올해도 수도권 핵심 입지의 알짜 정비사업을 차지하기 위한 경쟁에 나서는 것과 달리, 지방에서는 재개발ㆍ재건축 수주에 조심스러운 행보를 보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건설 경기 침체와 공사비 급증 등 비용 상승으로 사업성을 높이는 게 어려워진 데다, 도시정비 시장이 지난해보다 더욱 확대하는 데 따라 대상지가 적지 않은 만큼 무리하게 수주전에 뛰어들 필요가 없는 때문이다.
4일 도시정비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시공사를 선정한 전국 재개발ㆍ재건축 사업지 약 180곳 가운데 비수도권 등 지방은 40여곳으로 집계됐다. 전체의 약 22.22%에 불과한 숫자다.
특히 이마저도 지방 약 40곳 중 30곳이 부산, 대전, 대구 등 광역자치단체에 집중됐다. 창원과 청주 등 특례시, 인구가 많은 대도시급 지자체를 포함하면 33곳으로, 소도시는 고작 7곳뿐이었다. 분양권을 확보하기 위한 수요자의 청약 시장만큼 시공권을 따내기 위한 건설사들의 도시정비 시장에서도 수도권 쏠림 현상이 뚜렷한 모습이다.
향후 주택 공급 물량이 감소할 것으로 예측된 서울 등 수도권은 공사비가 올라 분양가가 높아도 완판이 가능한 반면, 지방은 미분양 리스크로 발을 빼는 분위기가 팽배하다는 게 업계 전언이다.
실제로 부산에서는 동래구 명장동 29-27번지 일대 가로주택 정비사업의 경우 지난해 7~8월 1~2차 입찰을 진행했지만 무응찰로 유찰된 뒤 건설사를 물색 중이고, 앞서 부산진구 시민공원주변촉진4구역 재개발은 같은 해 4월 2차 입찰까지 마쳤지만 여전히 시공사를 찾는 데 난항을 겪는 것으로 전해진다. 국토교통부 주택통계에 의하면 지난해 10월 말 기준 부산 미분양 주택은 8040가구로 2015년 10월 이후 10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울산에서는 일부 대형사가 도시정비영업을 철수한 것으로도 알려졌다. 울산에 한 정비사업 조합장은 “대형 건설사의 영업소는 정비 시장의 바로미터”라며 “울산에선 이미 여러 곳이 사업을 접고 떠난 것으로 안다”고 귀띔했다.
대형 건설사 도시정비 관계자도 “핵심 입지는 시공권을 놓치면 앞으로 인근 정비사업 영업 자체가 불리할 수 있다는 인식에 수주전에 나서는 경우가 많다”면서 “지방은 미분양 우려가 여전해 부동산 경기 등을 봐가며 사업 선별에 공을 들이는 분위기가 확연하다” 설명했다.
규모의 양극화도 두드러진다. 수도권도 주요 입지가 아니거나 공사비가 낮은 소규모 정비사업장은 시공사 선정에 어려움을 겪으면서다. 일부 중견 건설사들이 수도권에서 처음으로 수주고를 올리는 등 사업지를 잇달아 따내고 있기는 하지만, 찬바람이 부는 것은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가로주택이나 소규모재건축ㆍ재개발 등 소규모 현장은 사업 구역면적 등이 작아 상대적으로 건설사들의 진입 장벽이 낮긴 하나, 일반 분양 규모가 적은 데다 공사비 인상 갈등 우려 등 불확실성 탓에 리스크를 감수하면서까지 수주에 나설 시공사가 많지 않다는 분석이다.
일례로 파주 금촌동 금촌율목지구 재개발 사업은 지난해 6월까지 두 차례 유찰된 뒤 시공사 입찰을 수의계약으로 전환했지만 아직 건설사의 뚜렷한 움직임이 없고, 서울 구로구 홍진은성우정연립 가로주택은 그 해 7월 수의계약으로 전환해 시공사를 뽑기로 하고 현장설명회 참석 건설사를 대상으로 협의에 나선 상태다.
올해도 이러한 양상은 계속될 전망이다. 고환율과 고물가 등으로 공사비 인상 압박이 계속되는 가운데, 건설업계는 수익성 높은 핵심 정비 프로젝트에 역량을 모으는 ‘선택과 집중’ 전략을 강화할 것이란 설명이다. 한강벨트와 강남권 등 주요 입지는 수주 경쟁이 치열한 반면, 비수도권과 소규모 현장에선 사업성 확보에 어려움을 겪으며 양극화가 심화할 것이란 관측이다.
10대 건설사의 한 임원은 “올해는 대형 프로젝트 발주가 지난해보다 많을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그만큼 건설사들의 알짜 물량 확보전이 치열해질 것이 명약관화해 보인다”면서 “예정지가 늘어나는 데다 공사비 상승과 건설 경기 악화에 따른 부담으로 무리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종무 기자 jm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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