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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핵 추진 잠수함 도입, 정치적 구호 넘어 실질적 준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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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6-01-06 04:00:10   폰트크기 변경      

최근 정부는 북한의 핵 잠수함 건조 공개에 대해 ‘핵무기 발사가 가능한 핵 추진 잠수함(이하 핵잠)으로, 안보 환경 변화에 적절히 대처’해야 한다며 핵잠 도입 의지를 재확인했다. 하지만, 현재 우리는 도입의 타당성보다 그 실현 가능성에 대한 논란에 직면해 있으며, 핵잠 운용국인 영국에서조차 도입 과정의 난제와 막대한 운용 비용 등을 이유로, 한국 정부의 결정을 ‘정치적 선전 효과’를 노린 행보로 치부하는 분위기까지 감지된다.

따라서, 핵잠 운용 경험국에서 다뤄지는 논의를 중심으로 ‘과연 어떻게 준비할 것인가’를 면밀하게 다뤄볼 필요가 있다.

그것들은 첫째, 운용시설 구축과 지역 사회와의 협력 문제다. 핵잠 운용을 위해서는 원자로 취급 시설, 방사선 관리시설, 정비 지원시설, 훈련 시뮬레이션 센터 등 대규모 인프라가 필요하며, 이는 위험 시설ㆍ장비로 간주될 것이다. 결국, 운용 지역 선정 과정 속 논란은 불가피하며 원자로 운용 안전에 관한 ‘작은 논란’도 치명적일 것이다. 특히, 부지 선정 당시의 정권은 방폐장, 사드ㆍ해군기지와는 차원이 다른 여론 분열 상황을 감수해야 하기에, 언제든 정치적 쟁점이 될 것이다. 따라서, 우리의 선진 IoT 기술과 AI 기반 실시간 모니터링 체계를 통해 안전성을 입증하고 방사선 안전관리의 과학적 근거를 투명하게 공개해 나가는 ‘핵잠 친숙화’ 과정을 고려해야 한다. 또한, 첨단 해양 산업 클러스터 조성 등 지역 경제 활성화 방안이 담긴 ‘상생 모델’로 지역 사회의 합리적 합의를 유도하되, 소형 원자로, 방사선 안전 관리, AI 기반 모니터링 기술 등을 민간 산업으로 확산함으로써, 선박용 원자력 설계ㆍ제조ㆍ운용 관련 산업 생태계가 조성된다면, 국가 역량과 여론을 결집에 유익할 것이다.

둘째, 국제 협력과 외교적 과제다. 핵잠은 핵무기가 아니지만 농축 우라늄을 사용하며 IAEA 감시도 면제받는 군사용 핵물질이기에, 군사적 전용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존재한다. 따라서, 핵연료 공급 방식과 교체 주기 등을 투명하게 설계하는 게 중요하다. 또한 기술적 성숙도 제고, 비용 절감을 위해 협력 창구를 다변화해야 한다. 물론, 對美 협력이 핵심이지만, 영국, 프랑스 및 구소련의 핵잠 시설을 운용했던 우크라이나 등과의 정보 교류, 특히 기술적 차원이 아닌 수십 년 간의 운용 ‘경험’ 획득에 집중한 다변화 전략은 국익 추구에 유리하다.

셋째, 안전 규제 체계와 전문 인력 양성이다. 군사용 원자로는 민수용과 다른 특성이 있어 이원화된 규제 체계가 필요하다. 따라서, 美 Naval Reactors처럼 국방 원자력 연구개발과 운용을 통합ㆍ관리하는 컨트롤 타워 설립을 검토해야 한다. 이 기구는 설계-건설-운용-폐기까지의 전 과정을 감독하면서 ICT 기술을 활용한 디지털 안전관리 체계까지 마련해야 한다. 육상 기반 시험시설(LBTS)을 먼저 구축하여 원자로와 동력 변환 체계의 안정성을 검증한 후 함정에 탑재하는 단계적 접근 전략과 핵잠 운용 목적에 특화된 전투ㆍ음탐(Sonar) 체계 개발 역시 주도해야 한다.

넷째, 군 당국 차원의 준비다. 방사선 안전관리 규정, 원자로 운용 군사 규정, 함정 내 사고 대응 매뉴얼 등 실제 핵잠 운용에 대비해야 하며, 승조원 교육 프로그램도 설계되어야 한다. 일일, 주간, 월간 점검 항목부터 위기 상황별 대응 매뉴얼까지 세밀한 운용 경험을 훈련ㆍ축적해야 하는데, 이는 앞서 언급한 기존 핵잠 운용국과의 정보 교류를 통해 병행할 수 있으며 연합훈련이나 인력 파견 등이 부가된다면 실질적 노하우를 빠르게 습득할 수 있다.

국가 차원의 종합 프로젝트인 핵잠 건조ㆍ도입은 쉽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불가능한 목표 역시 아니다. 다만 치밀한 사전 준비라는 성공의 열쇠는 필수적이다. 지역 사회와의 투명한 소통과 국민 역량ㆍ여론 통합에 유익한 국가적 관련 산업 생태계 구축, 국제 사회와의 협력, 검증된 안전 규제 체계 확보, 전문 인력 양성이 단계적으로 추진되는 등 정치적 구호가 아닌 실질적 준비 과정이 국민에게 제시ㆍ실행될 때, 이 프로젝트는 우리 안보와 국가 발전의 새로운 이정표ㆍ동력이 될 것이다.

김정호 전 University of St. Andrews 방문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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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설실
권혁식 기자
kwonhs@d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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