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3월 노란봉투법 시행을 앞두고 건설업계의 긴장이 커지고 있다. 법 개정으로 원청의 사용자 범위가 확대되면 다단계 하도급 구조를 가진 건설현장은 노사관계의 근본적 변화를 겪을 수밖에 없다. 하청 노동자들이 원청을 상대로 교섭을 요구할 수 있는 길이 열리면서 현장은 비용 증가와 운영 불확실성이라는 이중 부담을 떠안게 됐다. 특히 근로계약의 직접 당사자가 아니더라도 실질적으로 근로조건을 지배ㆍ결정할 수 있는 지위에 있는 경우 사용자로 간주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우려된다.
건설업은 특성상 수많은 하청업체와 인력이 공정별로 얽혀 있다. 교섭 대상과 쟁의 주체가 늘어나면 노사 갈등은 특정 업체나 현장에 국한하지 않고 산업 전반에 영향을 미친다. 더욱이 사용자 개념이 확대될 경우 원청이 하청 노조의 사용자로 인정될 가능성이 높아져 단일 공정의 쟁의가 전체 현장으로 확산될 수 있다. 이에 따라 공기 지연과 시공 차질은 물론 금융비용, 지체상금 등 간접비 부담까지 늘어나 전체 건설비가 오르는 구조적 문제가 발생한다.
특히 노조의 교섭력 강화는 인건비 상승 압박을 불러온다. 인건비가 오르면 공사비와 간접비가 함께 상승하고, 아파트 분양가 인상으로 이어진다. 공공 공사도 예외가 아니다. 공사비 증가는 곧 재정 부담으로 연결되며, 국민 세금 부담이 늘어난다. 민간과 공공을 가리지 않고 늘어난 비용은 결국 최종 소비자인 국민 전체의 몫으로 돌아간다.
노동 보호라는 취지는 존중돼야 한다. 그러나 하도급 구조가 복잡한 건설업의 현실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은 채 노조 중심의 해석과 정책 집행이 이어진다면 산업 전반이 위기에 직면할 수 있다. 정부는 사용자 범위, 교섭 대상, 간접비 부담 등 현실적인 문제를 반영한 명확하고 중립적인 가이드라인을 제시해야 한다. 노란봉투법이 단순히 건설비 상승을 유발하는 정책으로 남지 않도록 실질적인 보완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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