딥엑스와 3년 협력…배송로봇 ‘달이 딜리버리’ 탑재
네트워크 없이 스스로 판단하는 로봇 AI칩 양산 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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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차ㆍ기아 로보틱스랩의 달이 딜리버리(DAL-e Delivery)./사진: 현대차그룹 제공 |
[대한경제=강주현 기자] 현대자동차ㆍ기아가 로봇용 인공지능(AI) 반도체 개발을 마쳤다. 네트워크 연결 없이도 로봇이 스스로 주변을 인식하고 판단할 수 있는 ‘온-디바이스 AI’ 칩이다.
현대차ㆍ기아 로보틱스랩은 9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CES 파운드리 2026’에서 AI 반도체 전문기업 딥엑스와 공동 개발한 AI 칩의 양산 준비를 마쳤다고 밝혔다. 딥엑스는 2018년 설립된 국내 스타트업이다. 양사는 2023년부터 3년간 협력해왔다.
이번 협력은 글로벌 빅테크 의존도를 낮추고, 국내 공급망을 확보하려는 전략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도 올해 신년사에서 “AI는 외부 기술 도입만으로는 경쟁 우위를 확보할 수 없다”며 “진정한 경쟁력은 AI를 직접 학습시키고 개선해 본 경험이 내부에 얼마나 내재화 됐는지에 달렸다”고 말했다.
이번에 개발한 칩은 딥엑스의 ‘DX-M1’을 기반으로 한다. 삼성전자 5나노미터 공정으로 생산되는 신경망처리장치(NPU)로, AI 연산 중 ‘추론’에 특화됐다. AI 모델 학습은 대형 서버에서 진행하고, 완성된 모델을 로봇에 탑재해 현장에서 판단하게 하는 방식이다.
‘온-디바이스 AI’로 불리는 이 방식은 네트워크 연결 없이도 로봇이 스스로 작동할 수 있다는 점이 강점이다. 지하 주차장이나 물류센터처럼 통신이 불안정한 곳에서도 문제없다. 클라우드 방식보다 반응 속도가 빠르고, 데이터가 외부로 나가지 않아 보안에도 유리하다.
효율 면에서도 경쟁력이 있다. 딥엑스에 따르면 소비 전력이 5W와 불과해 범용 GPU(GPGPU)와 비교하면 8분의 1 수준이고, 가격도 크게 저렴하다. 전력 대비 성능을 나타내는 효율은 600 FPS/W로, GPGPU(31 FPS/W)보다 약 19배 높다. FPS/W는 전력 1W당 1초에 분석 가능한 프레임(영상) 수를 의미하며, AI 추론 성능을 평가하는 주요 지표 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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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차ㆍ기아 로보틱스랩의 페이시(Facey) 안면인식 기능./사진: 현대차그룹 제공 |
현대차ㆍ기아는 2024년 6월부터 서울 팩토리얼 성수에서 이 칩을 시범 적용해왔다. 배송로봇 ‘달이 딜리버리’와 안면인식 시스템 ‘페이시’에 탑재해 성능을 검증했다.
달이 딜리버리는 시속 4.3㎞로 이동하며 최대 10㎏까지 적재할 수 있다. 커피는 한 번에 16잔까지 나른다. 엘리베이터, 출입문 관제 시스템과 연동해 건물 전체 층을 오가며 배송한다. 페이시는 수령자 얼굴을 인식해 자동으로 문을 여는 기능으로, 정확도가 99.9%에 달한다.
현대차ㆍ기아는 앞으로 양산될 로봇에 이 칩을 탑재하고, 병원과 호텔 등 일상 공간으로 적용 범위를 넓힐 계획이다.
현동진 현대차ㆍ기아 로보틱스랩장(상무)은 “피지컬 AI를 실현하기 위해 ‘공간의 로봇화’라는 비전으로 로봇 AI와 소프트웨어를 개발하고 있다”며 “저전력으로 움직이면서도 스마트한 로봇을 더 많은 사람들에게 제공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강주현 기자 kangju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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