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연근무제 적극 활용 방식…장단점 평가”
[대한경제=신보훈 기자] 한국전력공사(사장 김동철)가 산간지역이나 도서지역 등 오지 사업소를 대상으로 주 4.5일제를 시범 적용한다. 기존 인사제도에서 보장하던 유연근무제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차원으로, 현장 운영을 통해 제도적 장단점을 평가해 보겠다는 취지다.
1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전은 최근 노사합의를 통해 오지 사업소 주 4.5일제 시범 적용하기로 했다. 한전은 조만간 시범사업 대상 사업소를 선발하고, 상반기 중 본격적으로 도입할 방침이다.
시범 대상은 백령도ㆍ울릉도 등 직원 이동이 자유롭지 않고 직원 수ㆍ민원인이 상대적으로 적은 오지 사업소가 우선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사업소를 일종의 ‘테스트베드’로 활용해 장점과 부작용 등을 점검한다는 구상이다.
주 4.5일제의 방법은 확정되지 않았다. 유력한 방안은 기존 법정 근로시간인 주 40시간(하루 8시간ㆍ5일 근무)을 유지하면서 유연근무제를 활용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평일 근무일의 출근시간을 30분씩 앞당기고, 수요일 또는 금요일에 2∼3시간 조기 퇴근을 보장하는 방식 등이 검토되고 있다.
한전은 규정상 유연근무제를 허용하고 있지만, 실제 사용은 제한적이었다. 전국에 24시간 전력을 공급해야 하고, 민원인 상대 등 대민 업무가 많은 특성상 개별 직원이 부서장 승인을 받아 유연근무를 하기엔 현실적 한계가 있다.
다만, 오지 사업소는 주변 인프라가 열악하고, 기피 근무처로 꼽히는 만큼 시범사업지로 적절하다는 시각이다. 오지 사업소 직원들은 도심지 이동에만 반나절 이상 걸리기도 한다. 이에 근무환경 개선과 이동권 보장 차원에서 주 4.5일제가 오히려 업무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는 기대도 있다.
한전 관계자는 “업무 특성상 전면 도입 등엔 제한이 있는 것이 사실”이라면서도 “시범사업을 통해 주 4.5일제의 장단점을 현장에서 평가해본다는 취지”라고 밝혔다.
주 4.5일제는 이재명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자 국정과제이지만, 아직 공기업에서 도입한 곳은 찾긴 어렵다. 정부 정책으로 확정된 상태가 아니기 때문에 각 공기업에서도 내부 논의만 이뤄지는 실정이다. 경기도 등 일부 지자체 산하 공공기관에서도 시범적으로 도입하고 있다.
비록 시범 적용이긴 하지만, 국내 최대 공기업인 한전의 주 4.5일제는 에너지 공기업뿐만 아니라 공직사회 전반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전력업계 관계자는 “현장에 선제 도입해 장단점을 데이터베이스화 해두면, 추후 정부 정책이 정해졌을 때 기민하게 대응할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신보훈 기자 bb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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