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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트릭스-지배구조 분석 : SK그룹] 최태원ㆍ노소영 ‘세기의 재산 분할 파기환송심’…SK 지배구조 영향 미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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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6-01-20 05:00:14   폰트크기 변경      

그래픽:대한경제


SK 지배구조 ‘운명의 17.90%’…파기환송심, 재산분할 판가름
최태원 회장 개인 지분 3%만 흔들려도 소버린 사태 재연 우려


[대한경제=심화영 기자]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의 재산분할 소송이 재계 2위 SK그룹 지배구조의 약한 고리를 정면으로 겨냥하고 있다. 파기환송심 결과에 따라 SK그룹 지배구조의 정점인 SK㈜ 지분 17.90%가 분할 대상으로 포함될 경우, SK의 경영권 방어선으로 평가돼 온 우호지분 25%대 구조가 단숨에 위험 구간으로 진입할 수 있기 때문이다.


19일 서울고법 가사1부는 지난 9일 파기환송심 첫 재판을 시작한 뒤 이달 말까지 양측 서면을 제출받아 쟁점을 정리하고, 신속 선고 방침을 밝힌 상태다. 대법원은 앞서 2심이 인정했던 노태우 전 대통령의 비자금 300억원을 기여도에서 배제하면서도, SK 주식 전부를 분할 불가능한 ‘특유재산’으로 확정하지는 않았다.


오히려 “특유재산이라도 혼인 중 배우자의 실질적·구체적 기여가 입증되면 분할 대상이 될 수 있다”는 기준을 분명히 하며, SK㈜ 지분 17.90%의 ‘분할 대상성’ 자체를 다시 판단하라고 사건을 돌려보냈다. 재판부가 이달 말까지 양측 서면 정리를 마치고 추가 증인신문 없이 판결할 경우, 이르면 2월 중 선고 가능성도 있으나 첨예한 대립 가능성이 높다.


SK그룹 지배구조의 취약성은 역설적으로 순환출자를 제거한 투명한 지주사 체제에서 비롯된다. SK그룹은 2015년 순환출자를 완전히 해소하고 SK㈜를 정점으로 계열사를 지배하는 수직적 지주회사 구조를 확립했다. 이로써 지배구조의 단순성과 투명성은 강화됐지만, 그룹 지배력이 단일 지주사에 집중되면서 정점인 SK㈜ 지분의 소폭 변동이 그룹 전반의 리스크로 직결되는 ‘정점 의존형 구조’가 형성됐다.

여기에 20여개에 달하는 상장 계열사로 인한 이중 상장 구조가 유지되는 반면, SK디스커버리 등 과거 SK에서 분화돼 현재는 지배구조상 분리된 범(汎) SK계열 기업들은 그룹 내부 지분 연결망에 포함되지 않는다. 이로 인해 계열사 간 지분 연계를 활용한 방어 여지는 제한적이며, 지주사 정점 리스크를 흡수·완충할 수 있는 구조적 장치는 상대적으로 취약한 상태다.

현재 최 회장의 SK㈜ 지분은 17.90%이며, 특수관계인을 포함한 우호지분은 25.43% 수준이다. 이는 국내 상장사 경영권 방어의 안정권으로 통하는 35%에 한참 못 미치는 수치다. 과거 2003년 외국계 펀드 소버린이 14.99%의 지분으로 경영권을 흔들었던 사례를 비추어 볼 때, 재산분할 여파로 최 회장의 개인 지분율이 하락할 경우 제2의 소버린 사태가 발생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최근 SK㈜의 시가총액이 약 21조5333억원까지 치솟으면서 지분 1%의 가치는 약 2153억원에 달한다. 2심에서 산정됐던 약 1조3800억원 규모의 재산분할액은 대법원 환송으로 다시 계산 대상이 됐다. 그러나 환송심이 SK㈜ 지분을 분할 대상으로 판단할 경우, 현금만으로 충당하기는 사실상 어렵다는 게 시장의 공통된 인식이다. SK실트론(최 회장 지분 29.4%) 등 비상장 계열사나 비핵심 자산 매각이 거론되지만, 분할 규모에 따라서는 SK㈜ 지분 자체가 압박을 받을 수밖에 없다는 관측이 나온다.

만약 최 회장이 1조원 규모의 현금을 확보하기 위해 지분을 매각한다면 약 4.6%의 지분율 하락이 예상된다. 이 경우 최 회장의 지분은 13%대까지 떨어지며, 그룹 전체 우호지분 역시 20% 초반대로 주저앉게 된다. 이는 외부 공격에 무방비로 노출되는 ‘위험 구간’ 진입을 의미한다.

SK의 구조는 다른 대기업 집단과 비교했을 때 더욱 위태로워 보인다. 삼성·LG·현대차는 총수 개인 지분은 낮지만, 순환·교차출자와 국민연금 등 우호 지분이 완충 장치로 작동한다. 이재용 회장의 삼성물산 지분은 20.82%, 구광모 회장의 ㈜LG 지분은 공식 42.54%(일가 합산), 정의선 회장의 현대모비스 직접 지분은 0.33%지만, 연결 구조가 총수 지분 변화의 충격을 흡수한다.


특히, 현대자동차그룹은 현대모비스가 현대차 지분 22.36%를 보유하고 있고, 현대차는 기아 지분 34.87%를 확보하고 있다. 여기에 기아가 다시 현대모비스 지분 17.9%를 보유하는 구조다. 이 순환 구조는 계열사 간 상호 지분을 통해 지배력을 강화하는 효과를 내, 총수 일가의 직접 지분율이 낮은 한계를 상당 부분 상쇄하는 장치로 작동해 왔다.


심화영 기자 doroth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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