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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경 신년 인터뷰] 오세훈 “민주당 후보 서울시장 되면 재개발ㆍ재건축 후퇴 불가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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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6-01-20 03:00:21   폰트크기 변경      

오세훈 서울시장이 지난 16일 <대한경제>와의 신년 인터뷰에서 시정에 대한 구상을 밝히고 있다. 오 시장은 민주당이 시청에 다시 돌아온다면 10년간 방치됐던 재개발ㆍ재건축을 통한 주택 공급이 다시 멈출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안윤수기자 ays77@


정비구역 389곳 해제 주택공급 절벽 불러
주택공급, 민간주도 재개발ㆍ재건축 해법
민간주택사업자와 다주택자 구분해야
지방선거 이후 4년, 서울 경쟁력 분수령
강남ㆍ북 격차 해소에 최우선 매진할 것


[대담=신정운 편집국장]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 16일 서울시청 집무실에서 진행된 <대한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철학’이라는 화두를 여러 차례 강조했다.

오 시장은 오는 6월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를 앞두고, 시민 스스로 현재 출마를 준비 중인 민주당 후보들의 저변에 깔린 철학을 면밀히 살피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기업에 대한 왜곡된 편견 여전”
오 시장은 이들의 철학은 모두 고(故) 박원순 전 시장과 맞닿아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여권 후보들이 내놓는 메시지를 보면 모두 박 전 시장의 철학적 기조와 그 시절의 행정을 옹호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주택ㆍ부동산 정책 측면에서 오세훈 시장과 고 박원순 전 시장의 시정 철학은 정반대 지점에 서 있다. 개발과 민간 공급 중심으로 시장 기능을 회복해야 한다는 게 오 시장의 철학이라면, 박원순 전 시장의 철학은 보존과 상생ㆍ공공성 강화에 방점을 뒀다.

박 전 시장의 주택 정책은 ‘도시재생’으로 요약된다. 박 전 시장은 대규모 정비사업에 따른 철거가 마을 공동체를 파괴하고 원주민을 내쫓는다고 봤다. 그래서 낡은 골목과 건물을 허물지 않고 벽화를 그리는 도시재생 정책을 폈다. 대신 공급 면에서는 ‘35층 높이 제한’을 두거나 ‘재건축 아파트 한 동 남기기’ 같은 규제를 적용했다.

10년이 지난 지금, 결과는 서울 부동산 시장의 극심한 ‘대혼란’이라는 부메랑으로 돌아왔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박 전 시장 재임 기간 동안 389개 정비구역을 해제한 결과는 가혹했다. 공급 가능했던 주택 40만 호가 사라졌고, 이는 온전히 시민이 감내해야 할 고통이 됐다.

오 시장의 언급처럼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군이 내놓는 부동산 메시지는 ‘공공성’에 방점이 찍혀 있다. 이는 현 이재명 정부의 공공 주도 공급 방식과 궤를 같이한다. 정권 초기 현 정부와 각을 세울 수는 없는 노릇이기 때문이다.

오 시장은 “서울은 거듭 강조하지만 집을 지을 땅이 더 이상 없다. 민간 주도의 재개발ㆍ재건축만이 해법인 상황”이라며 “정치인이 아닌 행정가로서 민주당 소속 정원오 구청장이 서울시 ‘신통기획’의 성과를 인정한 것만 봐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오 시장은 집권 여당이 민간보다 공공 주도 공급에 목소리를 높이는 근본 원인으로 ‘기업에 대한 왜곡된 편견’을 지목했다. 이는 재개발ㆍ재건축과 같은 정비사업부터 세운4구역 개발, 민간 임대사업자 등 다주택자 일괄 규제처럼 서울시와 중앙정부가 지속적으로 충돌하는 지점이다.

그는 “(민주당은) 개발사업에 대한 편견이라기보다는 기업에 대한 편견을 갖고 있다”며 “그들의 DNA에는 기업이 돈을 많이 버는 것을 시기하는 고질적인 정서가 흐르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기업을 경영해 부를 창출하는 사람들이 많아져야 일자리가 생기고 선진국이 되는 것인데, 여전히 그 시각을 갖지 못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오 시장은 ‘기업이 잘돼야 어려운 계층에게도 경제적 이익이 돌아간다’는 낙수효과를 신뢰하는 반면, 집권 여당에선 정반대인 ‘분수효과’에 기반해 정책을 펼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 생각을 버리지 않으면 경제 성장은 물론 부동산 정책도 실패할 수밖에 없다”며 “기업이 돈을 많이 벌고 정부는 그 이윤으로 재투자를 하도록 잘 유도하면 된다. 그래야 산업이 진작되고 일자리가 창출된다”고 강조했다. 일례로 건설회사가 성장해야 주택을 더 많이 공급할 수 있고, 철강ㆍ시멘트 등 전후방 산업이 동반 성장할 수 있다는 논리다.

오 시장은 “특정 기업이 돈 버는 것을 배 아파하면서 경제 성장률을 유지하고 싶어 하는 건 모순”이라고 비판했다. 또한 다주택자와 민간 임대사업자를 구분하지 않고 일괄 규제하는 태도 역시 뒤틀린 철학에서 기인한 모순이라고 짚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대한경제>와의 신년 인터뷰에서 민간임대사업자를 옥죄기보다 인센티브를 주고 장려해야 임대시장에 주택공급이 원활하게 이뤄질 수 있다고 밝혔다. 안윤수기자 ays77@


“민간임대사업자 장려해야 임대시장에 주택공급 원활”

서울은 높은 집값 탓에 전월세 등 임차 시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시민들이 임차 수요를 원하기 때문이다. 시민이 임차해서 들어갈 ‘집’은 여러 채를 가진 민간 임대사업자가 공급하는 것이 상식적인 구조다. 하지만 정부는 시민이 살 집을 공급해 주는 민간 임대사업자에게 인센티브를 주지는 못할망정, 오히려 주택 공급을 못 하도록 탄압하고 있다는 게 오 시장의 설명이다.

오 시장은 “‘단순 다주택자’와 ‘등록 임대사업자’를 법제도상 전혀 구분하지 않고 싸잡아 옥죄는 것이 가장 문제”라며 “사업자를 ‘투기’ ‘이익’이란 이념으로 대응하며 투자를 하려는 사람조차 망설이게 만드는 정부가 과연 정상적인지 묻고 싶다”며 날을 세웠다.

오세훈 시장은 이런 철학을 내포한 민주당이 시청에 다시 돌아온다면 10년간 방치됐던 재개발ㆍ재건축을 통한 주택 공급과 도시 개발이 다시 멈출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전망했다.


그는 “현 정부 들어 벌어지는 주택 시장의 혼란을 보면 민주당 시장이 됐을 때의 상황을 쉽게 예측할 수 있다”며 “민주당 정부는 오로지 수요 억제와 규제 일변도 정책으로 시장을 억누르기만 할 뿐 실질적인 주택 공급 의지는 없다”고 못 박았다. 오 시장이 여러 차례 강조한 재개발ㆍ재건축을 ‘투기’로, 민간 주택 공급은 ‘기업 배 불리기’로 바라보는 철학 때문이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대한경제>와의 신년 인터뷰에서 강남과 강북 격차를 해소할 수 있는 골든타임이 얼마 남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안윤수기자 ays77@


“강ㆍ남북 격차 해소 골든타임 얼마 안 남아”

특히 정부는 재개발ㆍ재건축 현장이 멈춰 설 위기에 놓인 서울시에서 간절하게 규제 완화를 요청해도 묵묵부답인 상황이다.

오세훈 서울 시장은 “국토부 공무원들도 무엇이 효율적인지, 무엇이 시장에 도움이 되는지 모르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서울시 공무원만 똑똑한 게 아니다”라며 “하지만 민주당 정부는 유휴 부지에 공공 주도로 주택을 공급하겠다는 계획만 내놓고 있다. 주택을 이념화하는 한 주택 문제는 해결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오 시장은 사실 ‘최우선 과제 한 가지’나 ‘서울시의 대표 정책 한 가지’처럼 하나만 골라 달라는 질문을 좋아하지 않는 편이다. 이미 서울시는 단일 도시 경쟁력이 유럽의 한 국가와 필적할 만큼 크기 때문이다. 서울특별시를 ‘작은 정부’라고 부르는 이유이기도 하다.

복지부터 교통ㆍ주택ㆍ부동산ㆍ하수 처리ㆍ제설ㆍ재난 안전까지 종합 행정을 집행하는 서울시에서 단 하나의 최우선 과제를 꼽기는 어렵다. 그럼에도 오 시장은 ‘최우선 과제’를 묻는 질문에 “강남ㆍ북 격차 해소에 매진할 것”이라 답했다. 오 시장은 “뼈를 깎는 고통을 감내하지 않으면 뒤처진 강북을 강남 수준으로 끌어올리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오 시장은 이 연장선상에서 올해 지방선거 이후 향후 4년이 서울의 글로벌 경쟁력을 결정짓는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일본 모리기념재단의 ‘2025 도시 종합력 랭킹’에서 도쿄는 영국 런던에 이어 세계 2위인 반면 서울은 6위다. 오 시장은 10여 년 전 ‘디자인 서울’과 ‘한강 르네상스’를 추진하던 당시만 해도 도쿄를 추월할 수 있다고 확신했으나, 자리를 비웠던 지난 10년간 도쿄는 규제를 철폐하고 도시를 대대적으로 리모델링하며 ‘상전벽해’의 변화를 이뤄냈다고 회고했다.

오 시장은 도쿄의 사례를 통해 도시 혁신에는 ‘골든타임’이 있음을 강조했다. 모리기념재단 랭킹에서 서울은 2020년 8위까지 떨어졌다가, 오 시장 복귀 이후 6위까지 오른 데 이어 도시 국가인 싱가포르를 턱밑까지 쫓아온 상황이다.

오 시장은 “도시 개발도 타이밍을 한번 놓치면 엉뚱한 방향으로 흘러가 도시 경쟁력이 퇴보할 수밖에 없다”며 “지금이 마지막 기회다. ‘다시 강북 전성시대’라는 목표를 설정해 도시 전체를 바꾸는 작업에 이제 비로소 시동이 걸렸다. 시동이 걸렸을 때 탄력적으로 바꿔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리=임성엽 기자 starlea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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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성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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