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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톡] 제2경춘국도, 반독점 입찰ㆍ담합 소지 ‘시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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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6-01-26 11:00:22   폰트크기 변경      
진행= 채희찬 건설산업부장


채= 추정가격이 1조3500억원에 달하는 ‘제2경춘국도(남양주∼춘천) 도로건설공사(이하 제2경춘국도)’가 입찰공고를 앞두고 말들이 많은데요. 지역의무비율 40%와 건설안전배점제를 결합해 소수 업체만 참여 가능한 ‘반독점 입찰’ 구조가 만들어졌다죠?

최지희= 핵심은 종합심사낙찰제(이하 종심제) 만점이 가능한 지역업체가 극소수로 적다는 겁니다. 작년 12월 건설안전배점제 도입으로 일반적인 종심제는 사회적책임 가점이 기존 2점에서 1점으로 줄고, 지역경제 기여도 0.6점과 공정거래 0.4점으로 평가받습니다. 그런데 제2경춘국도처럼 예비타당성조사(이하 예타) 면제 사업은 지역의무비율을 적용해 지역경제 기여도(0.6점) 항목을 삭제해 사회적책임 가점이 공정거래 0.4점에 불과합니다.

백경민= 문제는 공사수행능력의 건설안전배점(2점) 평가에서 감점 없이 만점을 받을 지역업체 찾기가 하늘의 별 따기라는 겁니다. 조달청이 2년 전 시범사업으로 발주한 ‘국도42호선 정선 임계∼동해 신흥 도로건설공사’의 경우 사회적책임 가점 0.6점을 빼 만점이 가능한 지역업체가 1곳 뿐이었죠. 제2경춘국도도 경기 구간인 1∼2공구의 경우 사회적책임 가점 1점으로 늘리면 12개 안팎의 지역사가 참여할 수 있지만 0.4점을 적용하면 10개를 밑돌아요. 3∼4공구도 1점을 적용하면 15곳 안팎이 참가할 수 있으나, 0.4점을 적용하면 10곳 미만으로 줄어요.

최= 더 심각한 건 강원 구간입니다. 5공구는 시공능력평가액 719억원 이상 지역사가 5곳 뿐인데, 0.4점의 가점을 적용하면 만점을 받을 지역사가 적어 컨소시엄 구성이 1∼2곳에 그칩니다. 대형 국책사업을 ‘반독점 입찰’로 진행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입니다. 5공구도 0.6점의 가점을 적용해야 10∼15개 안팎이 경쟁구도를 형성할 수 있다네요.

채= 관련 업계가 특히 문제 삼는 대목은 무엇인가요?

백= 예타 면제 사업의 본질적 취지와 모순된다는 겁니다. 예타 면제 사업은 경제성은 낮지만 지역 활성화를 위해 추진하는 사업이라 지역업체 참여 극대화와 지역경제 기여가 최우선 목표여야 합니다. 그런데 지역의무비율을 시평액 기준으로 경직되게 적용하면 시평액이 높은 소수 지역사만 대형사와 짝을 이뤄 수주를 독점하는 구조가 됩니다.

최= 이에 시장에서는 “2∼3개사 빼고 입찰을 원천 봉쇄하고 있다”, “5∼6개사만 참여하는 건 경쟁이 아니라 공구별 담합 소지가 있다”는 볼멘소리가 쏟아지고 있네요. 입찰자가 최소 20개 안팎은 돼야 가격 경쟁 구도가 나오는데, 입찰자가 10개 미만으로 제한되면 들러리 입찰을 통한 담합 소지가 생긴다는 거죠. 특히 계열사를 동원한 입찰 담합이 발생해 가격 경쟁 없이 93% 이상의 높은 낙찰률이 나올 것이란 전망도 나옵니다.

채= 조달청이 앞서 한국도로공사와 국가철도공단이 예타 면제 사업에 적용한 사례를 참고할 필요가 있어 보이네요. 화제를 돌려 최근 종심제에서 중대형사들의 입찰 무효가 잦은데 원인은 무엇이죠?

최= 지난 21일 개찰한 한 도로건설공사에서 중견사 한 곳이 입찰 서류 오류로 무효 처리됐습니다. 문제는 이런 일이 대형사까지 확산해 최근 입찰 실수가 반복적으로 발생하고 있다는 겁니다. 취재 결과, 입찰 마감 20∼30분 전부터 균형가격 정보가 일부 용역사와 견적팀에서 공유되기 시작하는데, 최근 최종 확정 금액은 입찰 마감 30초∼1분 전에야 돌아다닌다고 합니다. 대형사들도 이 정보를 받아 부랴부랴 투찰하다 보니 부가세 누락, 기초정보 오류, 파일 업로드 누락 등 기본적인 실수가 나온다네요.

백= 특히 한국토지주택공사(LH) 종심제와 같은 대형공사 입찰에서도 비슷한 실수가 다발적으로 발생하는데요. 자체 견적 능력이 있는 대형사까지 이런 실수를 반복하는 것은 입찰 브로커들이 균형가격을 쥐고 있어 견적 능력을 갖춘 대형사마저 브로커 정보에 의존하는 구조가 고착화된 영향으로 보입니다.

채= 제2경춘국도처럼 소수 업체 독점 구조를 만들고, 대형사들마저 브로커 정보에 의존하다 무효 처리되는 상황이 맞물리면서 공공 입찰시장 전반의 신뢰가 흔들리고 있습니다. 예타 면제 사업의 발주 기준 재검토와 함께 브로커 조직에 대한 강력한 단속, 그리고 입찰 마감 직전 정보 유통을 차단할 수 있는 시스템 개선이 시급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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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산업부
최지희 기자
jh606@d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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