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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이 29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도심 주택공급 확대 및 신속화 방안 브리핑에 참석하고 있다. / 사진 : 안윤수 기자 ays77@ |
[대한경제=임성엽 기자]국토교통부 등 정부가 29일 발표한 ‘도심 주택공급 확대 및 신속화 방안’ 수립 과정에서 정책 핵심 당사자인 서울시를 또다시 배제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0ㆍ15 대책도 서울시 반대 의견에도 불구하고 강행했다가, 이주비 대출 금지에 따른 도시정비사업 지연 등 부작용이 불거졌기 때문에 논란이 예상된다.
관계 기관 등 <대한경제>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시는 지난 27일 국토부로부터 주택공급 대책 후보지 리스트를 전달 받고 의견을 제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시는 정부 소유의 도심 내 공공부지와 노후 청사를 복합 개발하는 방향 자체에는 이견을 보이지 않았으나, 용산국제업무지구와 태릉CC 부지 공급 계획에 대해서는 명확한 반대 의사를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용산국제업무지구에 1만호의 공동주택을 공급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이는 서울시의 기존 계획 대비 4000호 늘어난 물량이다. 서울시의 절충안 8000호보다 2000호 더 많다. 이에 서울시는 미래 핵심 성장거점으로 육성 중인 용산의 국제 업무 기능 위축을 우려했다.
특히 1만호 공급 시 기존 지구단위계획과 영향평가 등 행정 절차까지 다시 거쳐야 한다. 벌써 한남뉴타운 주민들은 국민신문고를 통해 용산국제업무지구 내 1만호 주택공급에 조직적인 반대행동에 나섰다. 오세훈 서울시장 역시 일관되게 “과도한 주택 공급은 계획 전체를 다시 수립하게 만들어 오히려 신속한 공급을 저해할 수 있다”는 입장을 견지해왔지만, 정부는 ‘1만 호’ 수치를 고집했다.
태릉CC 부지(6800호) 개발 역시 쟁점이다. 서울시는 세계문화유산인 조선왕릉(태릉·강릉)과 불과 100m 인접한 그린벨트를 해제하면서까지 주택을 짓는 실익이 낮다고 지적했다. 특히 해당 지역인 노원구는 상계ㆍ중계동을 중심으로 이미 2만 7000호 규모의 민간 정비사업이 진행 중이다. 민간 재개발ㆍ재건축은 규제로 묶어둔 채, 환경을 파괴하며 공공 주도 공급을 강행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는 게 시의 입장이다.
서울시의 우려는 이미 한 차례 현실화 된 바 있다. 시는 지난해 10ㆍ15 대책 수립 당시에도 서울 전역의 규제지역 지정에 대해 무주택 서민의 주택 구입 기회 축소와 시장 불안정성을 이유로 반대했다. 하지만 국토부는 충분한 협의를 거쳤다는 해명과 달리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까지 통보식으로 강행했다.
시장에서는 10ㆍ15 대책 이후 특히 도시정비사업 지연이 나타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올해 이주가 예정된 서울 시내 정비사업장 43곳 중 39곳(3만 1000호)이 정부의 대출 규제에 가로막혀 이주비 조달을 못 하고 있다. 이 지연 물량은 정부가 이번 대책으로 서울 관내에 공급하겠다고 밝힌 3만2000호의 96.8%에 달한다. 결과적으로 정부가 새로운 공급처를 찾기보다 기존 정비사업의 걸림돌을 제거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주택시장 한 전문가는 “지자체와의 실질적인 협의 없이 수치 맞추기식으로 발표된 공급 대책은 현장의 행정 절차에 막혀 공수표가 될 가능성이 높다”며 “정책 발표를 할수록 정부가 주택 시장의 불확실성을 더욱 키우고 있다”고 말했다.
임성엽 기자 starlea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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