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건축공사 중복배치ㆍ미상주 반복
감리보고서ㆍ현장일지 없는 곳도
“현장 여건 반영 제도 개선 시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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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경제=전동훈 기자] 건축공사 감리원 배치 기준이 있음에도 이를 관리ㆍ검증하는 시스템이 허술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중복 배치와 변경 누락, 미상주 사례가 반복하는 가운데 관리 공백을 방치할 경우 대형 안전사고가 재발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대한건축학회는 방홍순 지방행정발전연구원 선임연구원과 김은희 건축공간연구원 연구위원이 공동 집필한 ‘건축공사 감리원 배치현황 관리기준 개선 방안 마련에 관한 연구’를 2026년 1월호 논문집에 게재했다고 3일 밝혔다.
연구진은 수도권과 주요 권역의 건축공사 현장 25곳을 대상으로 감리원 배치 현황을 실태조사하고, 감리업무 종사자 및 전문가 41명을 대상으로 인식조사와 표적집단면접(FGI)을 병행했다.
현장 조사 결과, 감리원 변경 신청 지연 사례가 5곳에서 확인됐고, 배치 변경 내역 서류를 일부 또는 전체 미제출한 현장도 3곳 있었다. 감리원 미배치ㆍ미상주 사례는 2곳에서 적발됐다.
업무 수행 기록도 허술했다. 감리일지가 없는 현장이 3곳 있었고, 중간감리보고서 누락이나 최종보고서 제출 단계에서 일괄 작성해 제출한 사례도 적지 않았다. 서명 누락과 기재 오류 등 기본적인 관리 부실도 함께 파악됐다.
일부 현장에서는 배치 현황이 착공신고 이후 체계적으로 관리ㆍ갱신되지 않아, 서류상 배치 내용과 실제 현장 운영 간 괴리가 수개월 이상 지속된 사례도 확인됐다.
전문가 인식조사에서도 제도 운영의 취약점이 확인됐다. 응답자의 약 70%는 감리원 배치현황 신고ㆍ관리 절차에 대해 ‘불편하지 않다’고 평가했지만, 약 30%는 해당 절차가 ‘적절하지 않다’고 응답했다.
특히 적정성을 문제 삼은 응답자의 91.7%는 그 이유로 ‘허가권자와 관리협회 간 업무 연계 미흡’을 지목했다. 관리 주체가 분산된 데다 기관 간 협력이 부족하고, 절차가 비효율적이라는 현장의 문제의식이 수치로 확인된 셈이다.
실제 건축법이 적용되는 건축공사의 경우 감리원 배치현황은 허가권자를 거쳐 대한건축사협회가 관리한다. 반면 주택법과 건설기술 진흥법을 적용하는 공동주택ㆍ건설공사는 한국건설엔지니어링협회가 주된 관리주체로 나서 기술자의 등록, 배치, 변경 이력을 살핀다.
연구진은 관련 법령마다 감리원 배치 기준과 관리 방식이 상이하고, 관리체계가 이원화돼 정보 공유와 교차 검증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또 현행 감리원 배치 기준이 공사비 중심의 획일적 산정방식을 따르는 탓에, 공사 규모와 공정 복잡도, 입지 여건 등 현장 특성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연구진은 “소규모 현장에서는 최소 배치 기준 미달, 대규모ㆍ복합공사에서는 감리원 부족 현상이 동시에 발생하고 있다”며 “물가 상승이나 공기 연장 등 현실적 요인 역시 감리대가 산정에 반영되지 않아 중복 배치와 부실감리 위험을 키우고 있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제도 개선 방안으로 감리원 배치현황 관리 기준을 통합ㆍ정비, 전산 통합 관리체계 구축을 제안했다. 건축행정시스템 ‘세움터’와 건설기술관리시스템(CEMS)을 연계해 정보를 실시간으로 확인하고, 중복 배치와 누락을 사전에 점검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 발주자와 허가권자, 관리기관, 감리자 등 주체별 권한과 책임을 명확히 하고, 기준 위반에 대한 제재 규정도 실효성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보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중소 건축사사무소 A사 대표는 “감리 배치 신고가 형식에 그치고, 현장 상주 여부를 검증할 장치가 없어 요식행위로 전락할까 우려스럽다”며 “기준을 손보지 않으면 중대 사고가 발생하더라도 책임 주체를 명확히 가리기 어렵고, 사고를 사전에 차단하는 감리 본연의 역할 역시 기대하기 힘들다”고 짚었다.
전동훈 기자 jd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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