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두원 퓨처링크 대표, 해외 주요국 자율주행 전략 비교
美ㆍ中 이미 대량생산…규제 정비가 발목잡지 말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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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차두원 퓨처링크 대표가 한국공학한림원 주최 ‘제46회 미래국토포럼’에서 발표하고 있다./사진: 강주현 기자 |
[대한경제=강주현 기자] 중국이 완전 자율주행차 3100여대를 도로에서 굴리는 동안 한국은 132대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규제를 다듬는 데 시간을 쏟는 사이 기술 경쟁에서 밀려나고 있다는 지적이다. 자율주행 제도를 가장 먼저 정비했음에도 정작 상용화에서 뒤처진 독일과 일본의 사례가 재현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차두원 퓨처링크 대표는 3일 서울 양재동 엘타워에서 열린 ‘제46회 미래국토포럼’에서 주요국 자율주행 전략을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퓨처링크는 서울 강남 일대에서 4만5000㎞를 무사고로 자율주행한 스타트업이다. 이날 포럼은 한국공학한림원이 주최했다.
차 대표에 따르면 중국에서는 포니에이아이(Pony.Ai), 바이두, 위라이드 등이 운영하는 레벨4 자율주행차가 이미 3100대를 넘었다. 레벨4는 정해진 구역 안에서 사람의 개입 없이 차량이 스스로 모든 주행을 수행하는 단계다. 운전대를 잡을 필요가 없고, 비상 상황에서도 차량이 알아서 대응한다.
중국이 빠르게 치고 나간 건 정부 주도의 전략적 산업 육성 덕분이다. 중국은 ‘차-로-운(車-路-雲) 일체화’ 전략을 내세워 차량ㆍ도로 인프라ㆍ클라우드를 하나로 연결하는 체계를 구축했다. 민간이 기술을 개발하면, 정부가 알맞게 규제를 개선하는 식이다. 기존 택시 호출 앱에서도 자율주행차를 바로 불러 탈 수 있도록 서비스도 개방했다. 중국 정부는 2030년 10만대, 2035년 100만대까지 레벨4 자율주행차를 늘린다는 목표다.
차 대표는 “국내 기업인들이 중국이나 미국을 다녀와서 충격을 받는다”며 “중국에선 이미 자율주행차 3000대쯤은 금방 찍어낼 기술력과 제도적 기반을 갖췄다”고 설명했다.
미국도 규제를 대폭 풀었다. 올해 1월 시행된 ‘자동차 현대화법’은 자율주행차 안전기준 면제 한도를 연간 2500대에서 9만대로 늘렸다. 대량생산의 길을 열어준 것이다. 현재 웨이모가 3000대 넘게, 아마존 자회사 죽스는 330여대의 레벨4 자율주행차를 운영 중이다.
반면 한국은 이제야 출발선에 섰다는 평가다. 국내 레벨4 자율주행차는 연구개발용을 포함해 132대 수준이다. 그동안 기술 개발에는 투자했지만, 무인 차량 사고 시 책임 소재 등 제도적 기반이 갖춰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정부는 지난해 11월 ‘자율주행차 산업경쟁력 제고 방안’을 발표하고 2027년 레벨4 상용화, 2030년 1000대 이상 운영을 목표로 내걸었다. 올해부터 광주에서 200대 규모 실증사업을 시작한다.
광주 실증사업엔 최대 3개 기업이 참여해 200대를 제작ㆍ운행하며, 국비가 차량 구매ㆍ개조 비용의 80%를 지원한다. 사고 책임을 질 주행 사업자(DSP) 제도도 이 사업에 처음 적용될 예정이다.
다만 제도 정비에 지나치게 많은 시간을 할애할 경우, 오히려 역효과가 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법을 먼저 만든 독일과 일본의 사례가 배경이다. 독일은 2021년 세계 최초로 완전 자율주행 정기 운행을 법으로 허용했다. 하지만 4년이 지난 지금, 시민이 일상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는 거의 없다.
차 대표는 “안전 검증에 너무 신중하다 보니 실제 도로에서 데이터를 쌓을 기회를 놓쳤다”며 “독일 안에서도 ‘규제에 발목 잡혀 기술이 뒤처지고 있다’는 자성이 나온다”고 밝혔다.
일본도 마찬가지다. 2027년까지 전국 100곳 이상에서 자율주행 서비스를 운영하겠다던 계획은 사실상 실패했다. 현재 운행 중인 차량은 11대뿐이다. 차 대표는 “처음엔 보조금을 100% 지원하다가 80%로 줄이니 지자체들이 사업을 포기했다”며 “수익 모델 없이 보조금에만 기댄 결과”라고 분석했다.
그는 “기술은 빠르게 발전하는데 제도가 따라가지 못하면 산업 전체가 뒤처진다”고 경고했다. 이어 “규제가 필요 없다는 게 아니라, 규제 때문에 사업이 멈추거나 늦어지는 상황은 피해야 한다”며 “한국이 독일이나 일본처럼 되지 않으려면 제도 정비와 기술 발전의 속도를 맞춰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주현 기자 kangju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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