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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래프톤 매출 3조 시대 열었지만… ‘배그 의존증’에 4분기 수익성 쇼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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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6-02-09 16:27:52   폰트크기 변경      

매출 3조3266억원 달성, 영업익은 10.8% 역성장…4분기 게임 매출 30.9% 급감
ADK·넵튠 인수로 시너지 모색… ‘단일 IP 리스크’에 신규 IP 확보 사활

크래프톤 CI. / 사진: 크래프톤 제공

[대한경제=민경환 기자] 크래프톤이 국내 게임사 중 두번째로 연간 3조원 매출을 돌파했다. 하지만 간판작 ‘펍지: 배틀그라운드’의 4분기 성적이 부진하며 지난해 밝힌 ‘5년 내 매출 7조원’ 달성 목표의 현실성에 의문 부호가 붙고 있다.

크래프톤은 지난해 연간 매출 3조3266억원, 영업이익 1조544억원을 기록했다고 9일 밝혔다. 전년 대비 매출은 22.8%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10.8% 역성장했다.

크래프톤의 연 매출 3조원 돌파는 일본 광고회사 ADK홀딩스 실적이 반영된 결과다. 4분기 크래프톤의 게임 성적은 전년 대비 2.9%, 전 분기 대비 30.9% 급감했다. PC와 모바일, 콘솔을 합한 게임사업 매출이 5893억원을 기록하면서다. 배틀그라운드가 이 회사 게임 매출의 대부분을 차지한다는 점을 감안할 때 지난 4분기 실적 부진은 크래프톤의 단일 IP 리스크가 현실화하기 시작했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4분기부터 실적 반영이 시작된 넵튠과 ADK 기여분 3000여억원을 제외하면 크래프톤의 지난해 연간 매출 3조원 돌파는 어려웠다.

4분기 크래프톤의 실적이 시장 기대치에 미치지 못한 이유로는 중국 내 마케팅 강도 조절과 공동근로복지기금 관련 일회성 비용 등이 꼽힌다. 중국에서 ‘화평정영’이라는 이름으로 서비스되는 배틀그라운드가 4분기 별다른 업데이트 효과가 없었고, EA의 ‘배틀필드6’, 팀 제이드의 ‘델타포스 모바일’ 등 경쟁작들이 흥행했다. 여기에 성수 신사옥 이전을 대비한 공동근로복지기금 816억원을 출연하며 수익성을 갉아먹었다. 4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98.9%, 전분기 대비 99.3% 감소한 24억원으로, 적자를 간신히 면했다.

크래프톤은 그간 글로벌 히트작 배틀그라운드로 최근 5년간 연평균 20%에 달하는 폭발적 성장을 이어왔다. 특히 2024년 영업이익 기준으로는 넥슨을 넘어서는 등 국내 게임산업 지형도를 뒤흔들었다. 그해 크래프톤 영업이익은 2023년 대비 54% 폭증한 1조1825억원을 기록하며 당시 엔화 환율 기준 1조1157억원을 올린 넥슨을 제쳤다.

하지만 배틀그라운드가 사실상 유일한 매출원이라는 점이 회사의 성장성에 그림자를 드리웠다. ‘배그 의존증’ 탈출을 위해 ‘인조이’, ‘서브노티카’, ‘칼리스토 프로토콜’ 등 야심작을 선보였지만 성적이 시원찮았다. 주가 역시 9일 종가 기준 공모가(49만8000원) 대비 반토막 난 23만8000원을 기록하고 있다.

크래프톤이 최근 ‘팰월드 모바일’, ‘펍지: 블라인드스팟’ 등 신규 IP 발굴에 더해 ADK 인수ㆍ엔터테인먼트 기업 ‘더블랙레이블’ 투자 등 영역 확장에 적극 나서고 있는 이유다. 주력인 게임 사업을 중심으로 애니메이션과 콘텐츠 등으로 영역을 확장해 나간다는 전략이다.

정부의 ‘독자 파운데이션 모델’ 프로젝트 SKT 컨소시엄에 참여 중인 AI 역량도 집중 육성한다. 크래프톤은 지난해 ‘AI 퍼스트’ 기업으로의 변신을 선언하며 게임 개발과 인력 운영, 신사업 발굴 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크래프톤은 지난 2019년과 2022년에도 역성장을 기록하며 ‘배그의 위기’를 경험한 적이 있다. 당시 회사는 각각의 사건을 총기 전문가 영입을 통한 전투 경험 현실화와 글로벌 슈퍼 IP 협업 등 해법으로 풀어냈다. 크래프톤은 최근 다시 한번 불거진 단일 IP 리스크를 유저 참여형 콘텐츠 ‘모드’와 게임 내 적극적인 AI 기술 적용으로 해소한다는 목표다.

회사는 올해 ‘프랜차이즈 IP 확장’과 ‘AI 기반 미래 혁신’을 청사진으로 제시했다. 펍지 IP는 글로벌 IP와의 콜라보, 언리얼 엔진 5(Unreal Engine 5) 업그레이드와 신규 모드 확대, UGC 업데이트를 중심으로 ‘PUBG 2.0’ 게임 플레이 플랫폼으로의 진화를 본격화한다. 신규 대형 IP를 확보하기 위한 인수합병, 유망 개발팀 등에 대한 전략적 투자도 병행한다. 크래프톤은 연내 ‘팰월드 모바일’ 비공개 베타테스트와 ‘서브노티카2’ 얼리 액세스 등 신규 대형 IP를 이용자에게 선보일 예정이다.

ADK와 넵튠을 통한 IP 확장 계획도 공개했다. 확보한 게임 및 애니메이션 IP를 바탕으로 게임의 애니화, 애니의 게임화 등 일본 시장 진출을 가속화한다. 넵튠은 광고 기술을 바탕으로 크래프톤이 신시장으로 공들이고 있는 인도 시장 장악력을 극대화한다. 넵튠은 핵심 게임 트래픽을 기반으로 광고 수익화 모델을 개발 중이며, 현지 법인을 기반으로 광고 네트워크와 인도 특화 광고 사업에 본격 진출할 예정이다.

AI 연구는 게임 적용을 넘어 휴머노이드 로봇 등 피지컬 AI로 진화한다. 실제 물리법칙이 적용된 게임 내 플레이와 상호작용 데이터는 현실 세계에 적용할 수 있는 고품질 데이터로 작용한다. 크래프톤은 이 같은 AI 역량을 바탕으로 로봇의 뇌를 담당하는 소프트웨어 개발에 집중하며, 글로벌 하드웨어 기업과 협력을 통한 시너지 창출 기회를 모색한다는 방침이다.

민경환 기자 erut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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