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65kV 초고압변압기 등 공급…한국 전력기기 기업 단일 계약 역대 최대
멤피스 공장 인수부터 증설까지 진두지휘…미 정관계 핵심 인사와 신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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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현준 효성 회장./사진: 효성 제공 |
[대한경제=강주현 기자] 조현준 효성 회장이 진두지휘한 미국 전력시장 공략이 창사 이래 최대 성과로 돌아왔다.
효성중공업은 미국 유력 송전망 운영사와 약 7870억원 규모의 765kV 초고압변압기, 리액터 등 전력기기 공급계약을 체결했다고 10일 밝혔다. 미국에 진출한 한국 전력기기 기업 가운데 단일 프로젝트 기준 역대 최대 규모다. 지난해 한국 기업 최초로 765kV 초고압변압기와 800kV 초고압차단기 ‘풀 패키지’ 공급 계약을 따낸 데 이어, 새해에도 대형 수주 행진을 이어갔다.
이번 수주의 중심에는 조현준 회장이 있다. 조 회장은 일찍이 AI 발전에 따른 전력 수요 폭증을 내다보고, 2020년 미국 테네시주 멤피스의 초고압변압기 공장 인수를 결정했다. 내부에서 리스크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었지만, 미국 내 생산 거점이 향후 전력 인프라 시장의 핵심 경쟁력이 될 것이라는 판단에서 과감하게 투자를 밀어붙였다.
인수 이후에도 공장을 꾸준히 지원ㆍ육성해 현재까지 증설 포함 총 3억달러(약 4400억원)를 쏟아부었다. 이 멤피스 공장은 현재 미국 내에서 유일하게 765kV 초고압변압기를 설계하고 생산할 수 있는 시설로, 진행 중인 증설이 마무리되면 미국 내 최대 규모의 생산능력을 갖추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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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효성중공업 미국 테네시주 멤피스 초고압변압기 공장 전경./사진: 효성 제공 |
조 회장은 기술력과 생산 거점을 확보하는 데 그치지 않고 미국 에너지ㆍ전력 분야 핵심 인사들과 직접 신뢰를 쌓아왔다. 크리스 라이트 미 에너지부 장관 등 미국 에너지ㆍ전력회사 최고경영층과 개인적 친분을 형성하며 효성중공업의 브랜드 가치를 높였다.
트럼프 대통령의 최측근인 빌 해거티 테네시주 상원의원과는 수차례 회동하며 깊은 관계를 다졌고, 사프라 캐츠 오라클 CEO, 스콧 스트라직 GE 버노바 CEO, 빌 리 테네시 주지사와도 협력 방안을 논의해왔다. 스콧 터너 주택도시개발부 장관 등 미 정관계 인사들과도 잇달아 만나며 민간 외교관으로서의 입지를 넓혀왔다.
조 회장은 “AI 및 데이터센터 확산으로 전력 인프라는 국가 안보와 직결되는 핵심 산업이 됐다”며 “멤피스 공장과 초고압 기술력을 바탕으로 미국 전력망 안정화의 대체 불가능한 핵심 파트너로 자리매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투자와 관계 구축이 맞물리면서 효성중공업은 미국 765kV 초고압변압기 시장에서 압도적인 1위 자리를 굳혔다. 현재 미국 송전망에 설치된 765kV 초고압변압기의 절반 가까이가 효성중공업 제품이다. 765kV 초고압변압기는 고전압 절연 기술과 까다로운 시험ㆍ검증이 필수적인 고난도 전력기기로, 미국에서는 AI 데이터센터와 전기차 보급 확대로 전력 수요가 향후 10년간 25%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765kV 송전망 구축이 본격화되고 있다.
한편 효성중공업은 2025년 매출 5조9685억원, 영업이익 7470억원으로 연간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글로벌 수주고는 11조9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약 34% 늘었다. 국내에서는 독자 기술로 개발한 HVDC(초고압직류송전) 기술을 바탕으로 정부의 ‘에너지고속도로’ 사업에도 참여할 계획이며, 2027년 7월 완공을 목표로 창원공장에 HVDC 변압기 전용 공장을 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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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송전망에 설치된 효성중공업 765kV 초고압변압기./사진: 효성 제공 |
강주현 기자 kangju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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