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보스턴다이나믹스 플레이터 CEO./사진: 보스턴다이나믹스 제공 |
[대한경제=강주현 기자] 30년간 보스턴다이나믹스와 함께한 로버트 플레이터 최고경영자(CEO)가 회사를 떠난다. 연구소를 사업체로 전환한 CEO가 떠나고, 아틀라스 양산과 기업공개(IPO)를 이끌 새 리더십과 본격적인 체질 전환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플레이터는 10일(현지시각) 직원 이메일을 통해 CEO 사임을 발표했다. 즉시 효력이며, 마지막 근무일은 오는 27일이다. 아만다 맥매스터 CFO가 임시 CEO를 맡고, 이사회가 후임 선임을 진행한다.
플레이터는 보스턴다이나믹스의 산증인이다. 최고운영책임자(COO)를 거쳐, 2019년 창업자인 마크 레이버트에 이어 2대 CEO가 됐다. 보스턴다이나믹스가 연구소에서 사업체로 체질을 바꾸던 때였다. 당시 소유주였던 소프트뱅크의 상용화 압박 속에서 4족 보행 로봇 스팟(2020년), 물류 로봇 스트레치(2022년), 휴머노이드 아틀라스(2025년)를 차례로 출시하며 3건의 상용 제품을 시장에 안착시켰다.
보스턴다이나믹스는 “플레이터는 글로벌 로봇 산업의 아이콘”이라며 “작은 연구개발 조직을 모바일 로보틱스 글로벌 리더로 변모시켰다”고 평가했다.
플레이터의 퇴임 배경으로도 보스턴다이나믹스의 급격한 체질 변화가 꼽힌다. 그는 서한에서 “회사는 다음 단계의 성장을 앞두고 있다. 새 CEO가 이 국면에 필요한 경험과 에너지를 가져올 것”이라고 밝혔다. 업계 관계자도 “회사가 변화하는 과정에서 본인이 변화가 필요하다고 판단한 자의적 결정”이라고 확인했다.
CEO 교체와 함께 시장에서는 IPO 관측도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보스턴다이나믹스의 상장 여부는 이전부터 업계의 관심사였다. CES 2026에서 양산형 아틀라스를 공개한 뒤 증권업계의 기업가치 평가가 급상승했고,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보유한 보스턴다이나믹스 지분(21.9%)이 그룹 승계 구도에서 핵심 변수로 부상하면서 IPO 시점에 대한 관심도 커졌다. 장재훈 현대차그룹 부회장 역시 CES 현장에서 “IPO에 대해 지금 말씀드릴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라면서도 “외부 금융투자에 대해서는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IPO뿐 아니라 대량생산 체제 전환도 눈앞에 두고 있다. 올해 양산형 아틀라스 물량은 현대차 로봇훈련센터 RMAC과 구글 딥마인드 등에 전량 배정됐다. 현대차그룹은 2028년부터 미국 조지아주 메타플랜트에서 연간 최대 3만대를 생산할 계획이다. 지난 7일에는 아틀라스의 연속 공중제비 영상을 공개하며 “엔터프라이즈 플랫폼 가동에 따라 연구용 버전 성능 테스트가 마무리된다”고 설명했다.
리더십 교체의 밑그림은 이미 그려지고 있었다. 현대차그룹은 지난달 밀란 코박을 그룹 자문역 겸 보스턴다이나믹스 사외이사로 영입했다. 코박은 테슬라에서 약 9년간 옵티머스 담당 부사장 등을 거치며 휴머노이드 로봇 옵티머스와 자율주행 개발을 이끈 인물이다.
임은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보스턴다이나믹스가 3세대 아틀라스를 시작으로 대량 생산 시대에 진입한다”며 “대량생산과 IPO를 위해 카리스마와 스타성이 있는 CEO 영입이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플레이터는 서한 말미에 “MIT 미디어랩 지하실의 작은 연구실에서 시작한 이 회사가 지금의 모습이 된 것은 상상 이상이었다”며 “이 팀을 이끈 것이 제 인생 최고의 영광”이라고 했다. 창업자 마크 레이버트는 플레이터 퇴임과 관련해 “순수 연구 조직에서 상업 중심으로 방향을 틀 때 적임자였기에 CEO를 맡겼다”며 “그와 팀이 이룬 성과를 존경한다”고 전했다.
강주현 기자 kangju07@
〈ⓒ 대한경제신문(www.dnews.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