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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 아이콘’ 보스턴다이내믹스 새판 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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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6-02-11 18:13:34   폰트크기 변경      
‘30년 산증인’ 플레이터 CEO 사임

MIT 지하연구실 시절부터 시작
사업체 전환까지 혁신 이끈 주역
대량생산ㆍIPO 앞두고 체질 전환
테슬라 출신 밀란 코박 영입도


[대한경제=강주현 기자] 글로벌 로봇 산업의 아이콘으로 불리는 보스턴다이내믹스가 30년 역사의 한 페이지를 넘긴다. 연구소 수준에 머물던 조직을 상업 로봇 제조사로 변모시킨 로버트 플레이터 최고경영자(CEO)가 용퇴를 결정하면서, 회사는 이제 ‘연구’가 아닌 대량 생산과 자본 시장(IPO)을 정조준한 새로운 리더십 체제로 전환한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보스턴다이내믹스의 2대 CEO인 로버트 플레이터가 10일(현지시간) 직원들에게 사임 의사를 밝혔다. 즉시 효력이며, 마지막 근무일은 오는 27일이다. 후임이 정해질 때까지 아만다 맥매스터 최고재무책임자(CFO)가 임시 CEO를 맡고, 이사회가 차기 선임을 진행한다. MIT 지하실 연구실 시절부터 시작해 30년간 보스턴다이내믹스의 모든 진화 과정을 함께해온 그는, 창업자 마크 레이버트의 뒤를 이어 2019년부터 지휘봉을 잡았다.

플레이터의 재임 기간은 보스턴다이내믹스 역사상 가장 격동적인 시기였다. 그는 소프트뱅크와 현대자동차그룹으로 이어지는 소유주 교체 속에서도 4족 보행 로봇 ‘스팟(Spot)’, 물류 로봇 ‘스트레치(Stretch)’, 휴머노이드 ‘아틀라스(Atlas)’의 양산형 버전까지 차례로 시장에 안착시켰다. 보스턴다이내믹스 측은 “그는 작은 R&D 조직을 모바일 로보틱스의 글로벌 리더로 변모시킨 로봇 산업의 아이콘”이라고 평가했다.

플레이터의 퇴임은 보스턴다이내믹스가 마주한 거대한 ‘체질 변화’와 맞닿아 있다. 그는 이메일을 통해 “회사는 다음 단계의 성장을 앞두고 있으며, 새 CEO가 이 국면에 필요한 경험과 에너지를 가져올 것”이라고 밝혔다. 업계 관계자도 “회사가 변화하는 과정에서 본인도 변화가 필요하다고 판단한 자의적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보스턴다이내믹스는 올해 CES에서 공개한 양산형 아틀라스를 기점으로 전례 없는 변화를 겪고 있다. 올해 생산되는 아틀라스 물량은 현대차 로봇훈련센터(RMAC)와 구글 딥마인드 등에 전량 배정됐다. 2028년부터는 현대차의 미국 조지아주 메타플랜트에서 연간 3만대 규모의 대량 생산 체제에 돌입한다. 회사 측은 지난 7일 아틀라스의 연속 공중제비 영상을 공개하며 “엔터프라이즈 플랫폼 가동에 따라 연구용 버전 성능 테스트가 마무리된다”고 설명했다.

리더십 교체와 맞물려 시장의 시선은 IPO 시점으로 쏠리고 있다. 보스턴다이내믹스의 상장은 단순한 기업 성장을 넘어 현대차그룹의 지배구조 개편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기 때문이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보스턴다이내믹스 지분 21.9%를 보유하고 있으며, 아틀라스 양산 가시화로 기업가치가 급상승하면서 이 지분은 그룹 승계 과정에서 핵심 변수로 부상했다.


다만 보스턴다이내믹스 측은 이번 퇴임이 IPO 검토에 의한 건 아니라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진다. 장재훈 현대차그룹 부회장도 CES에서 “IPO에 대해 지금 말씀드릴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라면서도 “외부 금융투자에 대해서는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새로운 리더십의 밑그림은 이미 그려지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최근 테슬라에서 휴머노이드 ‘옵티머스’ 개발을 주도했던 밀란 코박을 그룹 자문역 겸 보스턴다이내믹스 사외이사로 영입했다. 임은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대량생산과 IPO를 위해 카리스마와 스타성이 있는 CEO 영입이 예상된다”고 분석했고, 김준성 메리츠증권 연구원도 “하드웨어 개발에 최적화된 기존 CEO가 물러나고, 대량 양산과 외부 협력에 최적화된 신규 CEO가 선임되는 것은 자연스러운 과정”이라고 평가했다.


강주현 기자 kangju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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