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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보니] 서킷에서 도심까지, 제네시스 GV60 마그마가 그린 고성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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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6-02-13 14:00:15   폰트크기 변경      

제네시스 첫 고성능차…“빠른 것만으론 부족하다”
트랙 퍼포먼스와 럭셔리 승차감…가격 9657만원


제네시스 GV60 마그마./사진: 강주현 기자

[대한경제=강주현 기자] 고성능 전기차 시대에 “얼마나 빠른가”는 더 이상 차별점이 아니다. 전기 모터 특유의 즉각적인 토크 덕에 제로백 4초대는 흔한 숫자가 됐다. 관건은 그 힘을 어떻게 전달하느냐다. 제네시스가 브랜드 첫 고성능 모델 GV60 마그마로 내놓은 답은 명확하다. 빠르되 거칠지 않고, 강력하되 품격을 잃지 않겠다는 것이다.

지난 10일 진행된 GV60 마그마 시승회에서 개발진은 “아이오닉 5 N 등이 서킷 성능에 비중을 뒀다면, 우리는 럭셔리 브랜드답게 고성능과 승차감ㆍ정숙성의 최적점을 찾는 데 집중했다”고 설명했다. E-GMP 플랫폼 등 기술의 시작은 같아도 지향점이 다르다는 얘기다.

시승 코스는 경기 용인 제네시스 수지에서 화성 자동차안전연구원(KATRI)까지 편도 약 50㎞. 시내·도시고속화도로ㆍ고속도로를 오가며 일상 성능을 확인한 뒤, KATRI에서 드래그 레이스로 한계 성능을 체험했다.

전ㆍ후륜 듀얼 모터 합산 448㎾(609마력)ㆍ740Nm. 부스트 모드 시 15초간 478㎾(650마력)ㆍ790Nm까지 올라간다. 0→200㎞/h 10.9초, 최고속도 264㎞/h로 역대 제네시스 전동화 라인업 중 가장 강력하다.


GV60 마그마 실내 1열./사진: 강주현 기자

GV60 마그마 실내 2열./사진: 강주현 기자

GT모드로 처음 도로에 진입했을 때부터 인상적이었다. 고출력과 고인치 타이어를 품은 차라는 게 믿기지 않을 만큼 노면 충격이 잘 정제돼 들어온다. 포장이 고르지 못한 도심 이면도로에서도 불쾌한 떨림이 거의 없었다.

서스펜션에 상당한 공을 들인 결과다. 개발 도중 기존 설계로는 고성능 목표에 미달한다고 판단, 서스펜션 지오메트리(기하학적 구조)를 통째로 다시 잡았다고 한다. 개발진도 “회사 생활 15년 동안 이런 경우는 처음”이라고 설명할 정도다. 듀얼 레이어 부시(완충재) 신규 투입, 롤센터 하향, 전자제어 서스펜션(ECS) 탑재까지. 코너링과 직진 안정성을 동시에 끌어올리기 위한 변경이 대거 이뤄졌다.

고속도로에 오르니 차의 성격이 한층 또렷해진다. 서스펜션 감쇠력이 높아져 차체 움직임이 절제되면서도 이음매나 요철의 충격은 적절히 걸러낸다. 스티어링 무게감이 늘면서 고속 차선 변경의 신뢰감도 올라간다. 이 모드에서는 뒷바퀴 모터 위주로 구동력을 보내 효율도 챙긴다. 추월 가속 때 뒷바퀴가 먼저 차를 밀어내는 감각이 뚜렷하고, 순항 구간에서는 전비 손해를 줄인다.

스프린트 모드에서는 모터ㆍ서스펜션ㆍ스티어링ㆍe-LSD(전자식 차동제한장치)가 한꺼번에 최대치로 올라간다. 서스펜션이 확실히 단단해지지만 노면 요철을 받아치는 게 아니라 흡수하는 느낌이 남아 있다. 단단함과 뻣뻣함의 경계를 잘 지켜, 공도에서도 동승자 불만을 살 정도는 아니다.


GV60 마그마./사진: 강주현 기자

GV60 마그마 실내 1열./사진: 강주현 기자

가속 성능은 기대 이상이었다. 공도에서도 시속 100㎞ 위까지 어렵지 않게 올릴 수 있었고, 작은 차체 덕에 차선 사이를 휙휙 빠져나가는 재미가 쏠쏠하다. 가속 페달을 끝까지 밟으면 부스트 모드가 자동으로 켜지고, 런치 컨트롤도 스프린트 모드에서 자동 대기 상태가 되니 별도 조작 없이 운전에만 집중할 수 있다.

그보다 더 인상적이었던 건 제동 성능이다. KATRI 드래그 레이스에서 런치 컨트롤을 걸자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3.88초, 200m 도달에 7.83초. 숫자만으로도 폭발적이지만, 이 극한의 속도에서 브레이크를 밟았을 때가 진짜 놀라운 순간이었다. 약간의 충격은 있었으나 크지 않았고, 2.25톤(t)이 넘는 차체가 좌우 쏠림 없이 안정적으로 속도를 줄였다. 너무 담담하게 코스를 마쳤다고 해야 할까. 이 차의 제어 능력에 감탄했다.

소음 관리도 숨은 강점이다. 광폭 타이어의 로드 노이즈가 두드러지기 쉬운 전기차인데, 도어ㆍ바닥 흡차음재 보강과 운전석 창문 차음 필름 두께 증대, ANC-R(액티브 노이즈 컨트롤-로드) 기본 적용으로 고속에서도 대화가 편하다. 고성능 전기차치고 인상적인 정숙성이다.

VGS(가상 기어 변속 시스템)는 모터 출력을 8단계로 끊어 변속감을 흉내 내고, 패들 시프트로 단수를 직접 고를 수 있다. e-ASD+(액티브 사운드 디자인)는 가상 엔진음을 실내에 깔아주는데, 개발진에 따르면 대배기량 내연기관차를 참고하되 과장 없이 현실적인 톤을 추구했다고 한다. 기존 NVH(소음ㆍ진동) 관점에서 제거 대상이던 기계음까지 의도적으로 반영해 9000rpm 영역의 사운드를 완성했다는 설명이다. 호불호는 갈리겠지만, 가속 시 고조되는 사운드 덕에 귀까지 즐거운 주행이 된다.

배터리는 84㎾h 4세대 NCM 셀. 1회 충전 주행거리 346㎞, 복합 전비 3.7㎞/㎾h다. 800V 기반 초급속 충전 대응, 400V 충전기에서도 모터ㆍ인버터 활용 승압이 가능하다. 다만 고성능 모델답게 현실 주행거리는 넉넉하지 않아 충전 계획은 여유 있게 짜야 한다.


GV60 마그마./사진: 제네시스 제공

GV60 마그마./사진: 강주현 기자

외관은 기존 GV60에서 전폭 50㎜ 확대, 전고 20㎜ 하향. 수치로는 작은 차이지만 실물은 사뭇 다르다. 카나드 윙, 펜더 에어브리더, 윙 타입 리어 스포일러 등 전용 공력 파츠가 더해져 절제된 공격성을 보여준다. 실내는 블랙 모노톤에 샤무드 소재, 전용 10-Way 버킷 시트가 스포티하면서도 고급스럽다. 시트 볼스터가 몸을 잡아주는 힘이 적절해 장시간 착좌에도 피로가 적었다.

개별소비세 3.5% 기준 9657만원. 단일 트림이라 옵션 고민은 없지만 1억원에 육박하는 가격은 만만치 않다. 같은 돈이면 GV80이나 G80 등 상위 차종도 고려할 수 있다. 기존 GV60이 가격 저항에 부딪혀 판매가 부진했던 전례도 있다.


다만 GV60 마그마는 기존 GV60과 같은 선상의 차가 아니다. 서킷에서의 폭발적인 가속과 제동은 물론, 일상에서도 충분히 매력적인 승차감과 정숙성을 갖췄다. 거칠게 몰아붙이기보다 세련되게 다듬어 낸 고성능. 제네시스가 제시한 이 방향성의 설득력은 직접 타봐야 비로소 이해된다.


강주현 기자 kangju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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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주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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