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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워인터뷰]② 韓, 日보다 앞서 신기술제도 시행했지만… 지정건수ㆍ활용도 밀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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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6-02-23 06:01:00   폰트크기 변경      
日 벤치마킹 필요…왜?

박철 제12ㆍ13대 한국건설교통신기술협회 회장/안윤수 기자ays77@

[대한경제=손민기 기자]한국이 일본보다 10여년 앞서 건설신기술 시스템을 마련했지만, 지정 건수와 활용도 등에서 일본에 크게 뒤처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연간 신기술 지정 수만 봐도 일본이 약 500건인 데 반해 한국은 30건 안팎에 불과한 상황에, 일본 벤치마킹이 대안으로 제시된다.

박철 한국건설교통신기술협회 회장은 “건수의 차이가 곧 제도의 본질적 차이”라며 “일본은 지정 문턱을 낮추는 대신 활용 단계에서 발주처가 적극적으로 나서는 구조인 반면, 한국은 지정 자체가 어렵고 지정 이후 활용마저 개별 기업의 영업력에 좌우된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일본의 신기술 활용 제도인 공공 공사 신기술 정보제공시스템(NETIS)는 이미 완성돼 시장에서 사용 중인 기술을 등록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추가 검증이나 실용화 과정 없이 즉시 현장 적용이 가능하다. 2024년 기준 평균 신기술 활용률은 85%에 달하며, 일부 지역은 90%를 넘는다.

진입은 열어두되 현장에서 쓸모없는 기술은 자연스럽게 도태되는 구조도 주목할 만하다. 일본 신기술은 등록되면 실제 공무원이나 현장 관계자들이 필요한 기술을 검색해 적용한다. 이후 공공기관 등에서 해당 기술을 현장에 활용한 실적이 약 5회 쌓이면, 별도의 평가위원회를 구성해 ‘우수 신기술’로 공식 지정한다. 지정된 신기술은 정부 전산망 메인에 최우선으로 노출되는 등 다양한 혜택을 받으며 보다 돋보이는 식이다.

반면 한국의 건설신기술(NET) 제도는 심의ㆍ평가 중심으로 운영된다. 우리나라는 1989년 제도 시행 이후 현재까지 누적 지정 건수는 1043건으로, 신기술 1건을 지정받기까지 평균 약 2.7년의 연구기간과 6억원 이상의 비용이 투입된다. 그럼에도 인증을 받은 뒤 단 한 번도 현장에 적용되지 못하는 기술이 전체의 25~30%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구조적 문제는 역설적인 현상도 낳고 있다. 박 회장은 “기술력이 뛰어나 특허만으로도 영업이 잘 되는 기업일수록 오히려 신기술 지정 신청을 꺼리는 경향이 있다”며 “지정받는 데 드는 시간과 비용에 비해 실익이 크지 않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 박 회장은 우선 연장 신청 단계만이라도 개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우리나라는 연장 신청 시에도 처음 지정 때와 다를 바 없이 재평가를 받아야 하는 구조다. 그는 활용 실적이 뛰어난 신기술에 한해 연장 신청 시 정량평가 만점을 부여하는 방식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이 같은 논리로 스마트건설 분야에 대한 별도 제도 마련도 시급한 과제로 꼽힌다. 현행 신기술 심사 기준은 전통적인 현장 시공 공법 중심으로 설계돼 있어 사물인터넷(IoT) 센서, 드론 기반 기술 등 ‘제품형 신기술’을 공정하게 적용하기 어렵다.

협회가 구상 중인 패스트트랙은 심사 방법을 개선해 진입 장벽을 낮추고, 보호 기간도 기존 일괄 8년에서 1∼5년 등으로 유연하게 조정하는 것이 골자다. 이로써 복잡한 연장 심사 없이 패스트트랙으로 새로운 신기술로 재신청할 수 있도록 기업에 선택권을 부여한다는 구상이다.

박 회장은 “신기술 제도의 목적은 제도 자체가 아니라 신기술을 확대 보급하는 것”이라며 “활용이 늘어야 신기술 분야의 스타 기업이 탄생하고, 젊은 엔지니어들의 관심과 유입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손민기 기자 sonny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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