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경제=임성엽 기자]서울 아파트 가격이 문재인 정부 시절인 2021년 수준의 폭등세로 다시 돌아섰다. 명확한 공급 대책 없이 정부가 6.27과 10.15 대책 등 고강도 수요 억제 정책만 내세운 점이, 오히려 시장 내성을 키우며 집값 폭등을 야기했다는 분석이다.
23일 서울시가 공개한 ‘서울 아파트 매매 실거래가격지수 및 변동률’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 아파트 매매 실거래가는 전년 동월 대비 무려 13.50% 상승했다. 이는 문재인 정부 시절인 2021년 상승률(13.50%)과 사실상 동일한 수치다.
특히 정부의 잇따른 수요 억제책에도 불구하고 ‘똘똘한 한 채’ 수요가 몰리는 동남권(서초ㆍ강남ㆍ송파ㆍ강동)은 전년 대비 23.01%라는 경이적인 상승률을 기록하며 서울 전체 지수를 견인했다. 시장에선 서울 전역을 조정대상지역ㆍ투기과열지구ㆍ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은 정부 규제들이 오히려 공급 부족 신호로 읽히며 매수 심리를 자극했다는 진단이 나온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이날 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대통령의 부동산을 보는 시각이 너무 단기적이다. 부동산 세금 중과 기한 만료를 앞둔 한두 달 정도는 분명히 효과가 있겠지만, 이는 ‘2~3개월짜리 부동산 정치’를 하고 계신 것”이라며 “충분한 공급만이 유일한 부동산 가격 안정화 대책으로 기능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매매가보다 더 심각한 것은 전세 시장이다. 지난해 서울 아파트 전세 실거래가 상승률은 5.6%를 기록하며 전년(2.7%)의 두 배를 웃돌았다. 이는 최근 5년간 가장 높은 수치다. 이러한 전세난의 주범으로는 정부의 무리한 규제가 지목된다.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으로 촉발된 실거주 의무 강화 등 잇따른 규제 폭탄으로 인해 전세 매물 공급이 시장에서 자취를 감췄기 때문이다. 서울시조차 “높은 가격 상승은 지난해 실거주 의무 등 정부의 잇따른 규제 강화로 인해 전세 매물 공급이 크게 감소한 데 따른 영향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시장에선 앞으로가 더 문제라는 우려가 나온다. 정부가 다주택 물량을 시장에 유도하기 위해 충격 요법을 내놓고 있지만, 실수요자와 미스매치가 클뿐더러 근본 원인인 공급 부족 문제가 향후 최소 3년 이상 지속될 것이 자명하기 때문이다.
김학렬 스마트튜브 대표는 “임차 세대를 없애는 사람들이 비난의 표적이 되는 것이지 공급하는 사람들이 비난의 표적이 될 수는 없다”며 “전ㆍ월세 공급자를 모두 없애면 도대체 그 수요는 누가 감당할 것인가. 정부는 어떤 수를 써서라도 민간을 대체할 완전한 임대 공급자가 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실제 서울시가 올해 1월 1일부터 31일까지 접수된 신청 건의 가격을 분석한 결과, 1월 신청 가격은 지난해 12월 신청 가격 대비 1.80%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 달 만에 2% 가까이 가격이 오른 셈이다. 지난해 말 상승률(2.31%)까지 포함하면 두 달 만에 4% 이상 급등했다. 전세 가격도 전월 대비 0.56% 상승했으며, 특히 초소형(40㎡ 이하)이 1.52%로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전세 공급망 붕괴의 고통이 고스란히 무주택 서민들에게 전가됐다는 사실이 수치로 증명된 셈이다.
김제경 투미부동산컨설팅 소장은 “올해부터 입주 물량이 민간 통계 기준 1만 건대 중반에 불과한 공급 절벽이 찾아온다”며 “더 심각한 점은 올해뿐 아니라 2027, 2028년까지 공급 부족이 계속된다는 점이다. 매매는 물론 전월세 금액 상승 우려가 매우 크다”고 분석했다.
이어 “정비사업 활성화 외엔 답이 없는데, 이런 핵심 내용이 정부 대책에서 빠진 점이 정말 안타깝다”고 지적했다.
임성엽 기자 starlea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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