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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비디아, 4분기 역대 최대 ‘98조 매출’…AI 거품론 잠재우고, K반도체에 훈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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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6-02-27 05:20:14   폰트크기 변경      

그래픽:대한경제
[대한경제=심화영 기자] 세계 시가총액 1위 기업인 엔비디아가 다시 한 번 월가의 의구심을 눌렀다. 미국 서부시간 25일 장 마감 후, 엔비디아는 회계연도 4분기(2025년 11월~2026년 1월) 매출 681억3000만달러(약 98조원)로 전년 동기 대비 73% 증가한 실적을 발표했다. 역대 최고 분기 매출이다. 조정 주당순이익(EPS)도 1.62달러로 예상치(1.53달러)를 웃돌았다.


무엇보다 시장을 안심시킨 것은 향후 예상 ‘가이던스’다. 회사는 2~4월 분기 매출을 780억달러로 제시했다. 월가 컨센서스(726억달러)를 크게 상회한다. 실적의 대부분은 데이터센터(623억달러)에서 나왔다. AI 인프라 투자가 여전히 현재진행형임을 수치로 증명한 셈이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컴퓨팅 수요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있고, 에이전트형 AI의 전환점이 도래했다”고 강조했다. 차세대 플랫폼 ‘베라 루빈(Vera Rubin)’을 언급하며 추론 시장 지배력 확대도 예고했다. 단순히 학습용 GPU를 넘어 추론·에이전트 AI로 수익원이 확장되고 있다는 메시지다.

AI 지출 ‘정점론’에 대한 반박…HBM·고부가 메모리 수혜 지속

최근 월가에서는 빅테크의 AI 설비투자가 과도하다는 ‘피크아웃(정점) 우려’가 제기돼 왔다. 그러나 알파벳·마이크로소프트·메타·아마존 등 하이퍼스케일러들이 올해 AI 인프라에 대규모 자본지출을 이어가겠다고 밝히면서 분위기는 달라졌다.

이번 실적이 보여준 매출 성장률(73%)과 다음 분기 가이던스(780억달러)는 AI 서버 증설이 아직 감속 구간에 들어서지 않았음을 시사한다. 특히 데이터센터 매출 비중이 압도적이라는 점은 AI 반도체 수요가 여전히 공급 제약 속에서 구조적으로 이어지고 있음을 보여줬다.

엔비디아는 이날 시간외 초반 거래에서 200달러선을 회복하기도 했다. ‘AI 거품론’보다는 ‘AI 인프라 장기 사이클’에 무게가 실렸다. 엔비디아 발표 직후 26일 국내 증시도 ‘엔비디아 훈풍’에 들썩였다. 코스피는 장중 사상 첫 6200포인트를 돌파했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장중 신고가를 경신했다.

삼성전자는 HBM 시장에서 후발주자지만, AI 메모리 경쟁에 본격 가세한 상태다. 엔비디아 루빈 플랫폼 공급을 앞두고 평택 P5 공장 준공을 2026년 말로 앞당겼고, 애플 아이폰17 LPDDR5X 물량 60~70% 확보로 다각화했다. 엔비디아는 현재 TSMC에 생산을 맡기고 있지만, 첨단 공정 수요가 폭증할 경우 공급 다변화 가능성은 열려 있다.

SK하이닉스는 HBM 시장 점유율 50% 이상 선두를 유지하며 엔비디아 독점 공급 관계를 굳혔다. 2025년 4분기 말 기준 SK하이닉스의 현금성 자산은 34조9400억원으로 용인 클러스터 투자(120조원+최근 추가 21조6000억원)로 안정적이며, 2026년 HBM4 동시 양산으로 메모리 패권을 강화할 전망이다. KB증권은 삼성전자·SK하이닉스 합산 영업이익 400조원 시대를 예측했다.


다만 변수는 존재한다. 엔비디아는 실적 컨퍼런스 콜에서 이번 가이던스에 중국 시장을 포함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미·중 기술 규제 리스크는 여전히 불확실성 요인이다.

또 AI 인프라 투자가 ‘과잉’으로 판명될 경우, 내년 이후 조정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그러나 최소한 2026년 상반기까지는 하이퍼스케일러의 자본지출 확대 기조가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단기 피크아웃 우려는 상당 부분 완화됐다.

CNBC는 이번 실적을 두고 “엔비디아는 AI 지출을 둘러싼 월가의 회의론과 정면으로 충돌하며, 단순하면서도 복잡한 승리를 거뒀다”고 했다. 이번 실적은 숫자만 놓고 보면 매출·이익·가이던스 모두 시장 기대를 웃돌며 회의론을 눌렀지만, AI 인프라 지출이 얼마나 오랫동안 현재의 속도를 유지할 수 있을지에 대한 질문은 상존한다는 평가다.

심화영 기자 doroth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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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화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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