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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사용 목적 리폼가방… 대법 “상표권 침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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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6-02-26 14:18:50   폰트크기 변경      
루이비통, 리폼업자 상대 소송

“유통 없다면 상표 ‘사용’ 아냐” 첫 판결


[대한경제=이승윤 기자] 가방 등의 소유자가 개인적으로 쓰기 위해 이를 다른 형태의 제품으로 변형ㆍ가공하는 이른바 ‘리폼’을 맡겼다면 원칙적으로 상표권 침해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첫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서초동 대법원 청사/ 사진: 대법원 제공


대법원 2부(주심 권영준 대법관)는 26일 명품 브랜드인 루이비통이 리폼업자인 A씨를 상대로 낸 상표권 침해 금지 및 손해배상 청구 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승소로 판결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특허법원으로 돌려보냈다.

A씨는 2017~2021년 고객으로부터 건네받은 루이비통 가방을 해체한 뒤 원단, 금속 부품 등 원자재를 이용해 크기ㆍ형태ㆍ용도가 다른 가방, 지갑을 제작하고 그 대가로 개당 10만~70만원을 받았다. 이에 루이비통은 A씨가 상표권을 침해했다며 소송에 나섰다.

재판 과정에서는 A씨의 리폼 행위가 루이비통의 상표권을 침해했는지가 쟁점이 됐다. 1ㆍ2심은 모두 상표권 침해를 인정해 루이비통의 손을 들어줬다.

하지만 대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대법원은 “상표권자의 등록상표가 표시된 상품의 소유자가 개인적 사용을 목적으로 리폼 행위를 하는 경우, 거래시장에서 유통되지 않고 개인적 용도로만 사용되는 한 리폼 제품에 상표를 표시하는 행위 등은 ‘상표의 사용’에 해당하지 않아 상표권 침해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다만 “형식적으로는 리폼업자가 소유자의 요청에 따라 소유자의 개인적 사용을 위해 리폼 서비스를 제공한 것으로 보이더라도, 실질적으로는 리폼업자가 일련의 리폼 과정을 지배ㆍ주도하면서 리폼 제품을 생산ㆍ판매하는 등 이를 자신의 제품으로서 상거래에 제공해 거래시장에서 유통되게 했다고 평가할 만한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상표의 사용에 해당돼 상표권 침해가 성립할 수 있다”고 봤다.

특별한 사정이 있는지는 소유자의 리폼 요청 경위와 내용, 리폼업자가 수령한 대가의 성격, 리폼 제품에 제공된 재료의 출처, 그 재료가 리폼 제품에서 차지하는 비중, 리폼 제품의 소유관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하고, 특별한 사정에 대한 증명책임은 상표권자에 있다는 게 대법원의 설명이다.

대법원 관계자는 “미국, 유럽, 일본 등 세계 여러 나라에서 그 결과를 지켜보고 있는 사건으로, 그 법리의 중요성은 물론 사회적 파급효과도 상당한 사건”이라며 “리폼업자의 리폼 행위가 상표권 침해에 해당하는지에 관한 법리를 최초로 선언한 사건”이라고 강조했다.

이승윤 기자 lees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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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사회부
이승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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