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경제=황은우 기자] 정부가 다주택자 대상 세 부담 강화와 대출 규제 등을 동원해 압박에 나선 가운데 서울 강남권의 집값 하락세가 주변으로 확산할지 주목된다.
26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이번 주(2월23일) 강남구(-0.06%)ㆍ송파구(-0.03%)ㆍ서초구(-0.02%)ㆍ용산구(-0.01%)가 일제히 하락 전환했다.
주택시장에서 핵심 축으로 여겨지는 이들 지역의 집값 내림세는 가격 조정이 주변 지역으로 퍼질 수 있다는 신호로 풀이된다.
실제로 강남3구와 함께 동남권으로 묶인 강동구는 주간 상승률 0.03%를 기록해 직전 주(0.08%)보다 낮아졌고, 서초구에 인접한 동작구도 0.05%로 지난주(0.08%)보다 오름세가 축소됐다.
이들 지역을 포함해 강북권의 마포구, 성동구, 광진구 등 지난해 가격이 크게 오른 한강벨트권 주요 지역이 강남3구와 용산구 하락세의 영향권일 것으로 관측된다.
다만 현재 시장은 매도자와 매수자 간 이른바 눈치보기 장세가 있는 분위기로, 실제 거래량은 많지 않은 가운데 적체되는 매물이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강남구 개포동의 한 공인중개사는 “개포래미안포레스트의 경우 30평형대 기준으로 36억원까지 매매됐는데 34억원까지 낮아진 매물이 나왔지만 매수 의향자는 30억원 이하라면 사겠다고 나오는 중”이라며 “아직 매도자와 매수자 간 가격 갭이 크고 현실적으로 거래는 안 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전체 매도 매물은 이날 기준 7만784가구로 1개월 전(5만5695가구) 대비 27.0% 증가했다.
시장에서는 완만한 집값 하락 추세가 이어지다 거래 약정 ‘마지노선’인 4월 중순에 급매물이 다수 등장해 이때부터 가격 하락 폭이 커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송파구 가락동의 한 공인중개사는 “매물은 많이 쌓이는 중이고, 5월9일이 가까워지면서 갈수록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며 “매수자는 기다리면 급매물을 상대적으로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다고 기대하는 탓에 급하게 사는 사람은 없고 관망하는 분위기라 시간은 매수자 편”이라고 말했다.
다주택자는 양도세 중과 유예가 종료되는 5월9일까지 잔금을 치러야 중과를 피할 수 있는데, 토허구역에서 거래 허가 심사에 3주가량 걸려 거래 약정부터 계약까지 시차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남혁우 우리은행 부동산연구원은 “아직은 본격적으로 팔고자 하는 가격 조정 매물은 나오지 않은 채 매도자들이 눈치를 보는 상황”이라며 “4월 정도까지 매물 적체량이 늘어나다가 정말로 팔아야만 하는 매물은 매수자들이 원하는 수준까지 가격이 내려오면서 뒤늦게 등장할 수 있다”고 했다.
황은우 기자 tus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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