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두 CEO, 어닝콜서 직접 발표
실제 서비스까지는 시간 걸릴 듯
국토부 “허가는커녕 협의도 없어”
![]() |
| 중국 바이두 로보택시 ‘아폴로 고’./사진: EPA=연합 |
[대한경제=강주현 기자] 중국 바이두(Baidu)가 자율주행 호출 서비스(로보택시) ‘아폴로 고(Apollo Go)’의 한국 시장 진출을 선언했다. 하지만 국토교통부가 “전혀 모르는 내용”이라며 선을 긋고 있어 실제 서비스 개시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27일 업계와 외신 등에 따르면 바이두의 로빈 리 최고경영자(CEO)는 전날 실적 발표 어닝콜에서 “(아폴로 고가) 새로운 시장인 한국에 진출해 서울 수도권을 시작으로 아시아 내 입지를 확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바이두의 로보택시 아폴로 고는 지난해 4분기 완전 무인 탑승 340만건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200% 넘게 성장했고, 2025년 한 해에만 완전 무인 탑승 1000만건을 돌파했다. 이달에는 전 세계 누적 탑승 건수 2000만건도 돌파했다.
다만 어닝콜에서 밝힌 ‘한국 진출’은 실제 차량 운행보다는 사업 준비 단계를 의미하는 것으로 보인다. 바이두가 우리 정부의 허가는 물론, 사전 협의조차 없는 상황에서 일방적으로 한국 진출을 발표했기 때문이다. 한국에서의 구체적인 운영 구역, 차량 대수, 요금 체계 등 세부 내용도 공개하지 않았다. 실제 사업 성과보다는 투자자 대상으로 해외 확장 기조를 부각하려는 성격이 강하다는 분석이다.
한국에서 자율주행차를 공공도로에서 운행하려면 국토부의 임시운행 허가가 필요하고, 유상 운송은 별도 상용화 절차를 밟아야 한다. 하지만 국토부 관계자는 “바이두로부터 협의가 들어온 적이 전혀 없다”며 “임시운행 허가를 받은 적도 없기 때문에 로보택시를 운영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바이두의 한국 진출은 글로벌 확장 흐름과 맞닿아 있다. 아폴로 고는 현재 전 세계 26개 도시에서 운영 중이며, 글로벌 호출 서비스 플랫폼과의 제휴를 통해 해외 진출 속도를 높이고 있다. 아시아에서는 홍콩에서 구역 간 주행 테스트를 확대하고 있다. 홍콩은 아폴로 고의 첫 우측 핸들(좌측통행) 시장으로, 공도에서의 승객 탑승 테스트 허가를 받은 상태다.
중동에서도 공세를 이어가고 있다. 바이두는 이달 우버와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다음 달부터 두바이 주메이라 등 지정 구역에서 6세대 자율주행 택시 서비스를 시작한다. 아랍에미리트 수도 아부다비에서는 오토고(AutoGo)와 손잡고 완전 무인 서비스를 이미 운영 중이다.
유럽 시장 공략도 본격화했다. 우버ㆍ리프트와의 협력을 통해 올 상반기 영국 런던에서 파일럿 프로그램 출시를 준비 중이며, 스위스에서는 포스트버스(PostBus)와 함께 도로 테스트를 시작했다.
이런 바이두가 한국 공략 의지를 내비치면서, 국내 자율주행 규제와 산업 경쟁력 논의에 불을 지필 가능성이 거론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중국 등 해외 자율주행 업체가 한국이 규제를 다 바꿀 때까지 기다려 주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강주현 기자 kangju07@
〈ⓒ 대한경제신문(www.dnews.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