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계기관 합동 비상대응반 매일 소집
비축유 충분하나 장기화 땐 ‘무방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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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경제=최지희 기자] 정부가 미국-이란 군사 충돌 이후 경제ㆍ에너지 분야의 파장을 최소화하기 위해 범부처 비상대응 체계를 본격적으로 가동했다.
이형일 재정경제부 1차관은 3일 콘퍼런스콜 형식으로 관계기관 합동 비상대응반 회의를 주재하고 국내외 금융시장과 실물경제 영향 및 향후 대응 방향 등을 점검했다. 회의에는 재경부 외에 외교부, 산업통상자원부, 해양수산부, 중소벤처기업부, 금융위원회 등 10개 기관이 참여했다.
정부는 현재 원유ㆍ석유제품 208일분의 비축량을 확보하고 있어 단기 충격은 흡수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다만, 전문가들은 안심하기 이르다고 경고한다. 미국 워싱턴DC 소재 싱크탱크 스팀슨 센터의 제임스 김 한국프로그램국장은 “한국이 1억 배럴 이상의 원유와 52일치 LNG를 보유하고 있지만, 분쟁이 장기화하면 전력 공급과 제품 생산ㆍ수출 능력에 상당한 타격이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허윤 서강대 교수는 “하메네이 사망 이후 이란 내 대체 세력이 불분명한 만큼 봉쇄가 장기화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봉쇄가 14일 이상 장기화할 경우 세계 석유 소비량의 약 20%, LNG 공급량의 약 20%가 동시에 차단되면서 글로벌 에너지 시장이 구조적 전환 국면에 진입할 수 있다는 시나리오도 제기된다. 이는 단순한 유가 급등을 넘어 국내 전력 수급 불안, 산업 생산 차질, 수출 경쟁력 훼손으로 이어지는 복합 위기다. 비축유 방출은 어디까지나 시간을 버는 수단에 불과한 만큼, 정부는 중동 외 대체 공급선 확보를 단기 긴급 과제로 속도를 내야 하는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지금의 ‘단기 수급 안정’ 중심 대응을 넘어 에너지 수입선 다변화, 재생에너지 비상 증설 계획, 산업별 수급 우선순위 매뉴얼 등을 포함한 장기 에너지 안보 종합대책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은다.
정부는 금융 지원과 관련해서 이상 징후 발생 시 100조원+α 규모의 시장안정프로그램을 즉시 가동하고, 수출입은행(7조원)ㆍ산업은행(8조원)ㆍ기업은행(2조3000억원)ㆍ신용보증기금(3조원) 등 총 20조3000억원 규모의 금융지원 프로그램을 피해 기업에 제공할 계획이다. 수출입은행‘위기대응 특별 프로그램’을 통해 중소ㆍ중견기업에 최대 2.2%포인트의 우대금리도 적용한다.
이형일 차관은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상황 변화를 면밀히 모니터링하겠다”며 “중동 상황이 진정세를 보일 때까지 관계기관 합동 비상대응반 회의를 매일 개최하겠다”고 말했다.
최지희 기자 jh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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