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락 읽는 ‘대화형 쇼핑’ 경험은 혁신적
개인 취향 반영한 큐레이션 돋보여
스마트스토어 위주의 상품 추천은 한계
아마존 ‘루퍼스’ 대비 범용성 확보 관건
![]() |
![]() |
| 네이버 쇼핑 AI 에이전트 사용 화면. / 사진: 앱 내 캡처 |
[대한경제=민경환 기자] 네이버가 차세대 성장 동력으로 낙점한 커머스 분야에 승부수를 던졌다. 방대한 사용자 데이터를 수익화하기 위한 첫걸음으로 ‘쇼핑 AI 에이전트’를 정식 출시한 것이다. 단순한 검색어 나열을 넘어 사용자의 의도를 파악하고 최적의 물건을 제안하는 이 인공지능 도우미는 과연 한국인의 쇼핑 경험을 어떻게 바꿔놓을 수 있을까. 4월 백패킹 여행을 준비하는 상황을 가정해 직접 사용해 봤다.
네이버 쇼핑 AI 에이전트의 가장 큰 특징은 사용자와 ‘대화’하며 선택지를 좁혀나가는 인터페이스다. 검색창에 ‘침낭’을 입력하자 AI는 즉시 “사용 계절과 활동 목적에 따라 선택하는 것이 좋다”며 가이드를 제시했다.
단순히 인기 상품을 나열하는 기존 검색과 달리, 네이버 AI 에이전트는 사용자의 과거 쇼핑 데이터를 바탕으로 취향을 저격한다. 평소 선호하던 브랜드나 최근 관심을 가졌던 카테고리를 언급하며 질문을 이어가는 방식이다. 구체적으로 “4월 산티아고 순례길을 갈 건데 20대가 선호하는 가성비 경량 침낭을 추천해줘”라고 입력하자, 경량성과 디자인, 가격대를 복합적으로 고려한 브리핑이 쏟아졌다.
상품 상세 페이지에서의 보조 역할도 훌륭했다. 상품의 핵심 정보를 요약해주는 것은 물론, 실제 구매자들의 리뷰를 종합해 “이 제품은 가볍지만 영하의 날씨엔 부적합하다”는 식의 실용적인 조언을 제공했다. 쇼핑에 들어가는 정보 탐색 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여준다는 점에서 ‘편의성’은 합격점을 주기에 충분했다.
![]() |
| 네이버 쇼핑 AI 에이전트 사용 화면. / 사진: 앱 내 캡처 |
![]() |
| 아마존 루퍼스 AI 쇼핑 에이전트 사용 화면. / 사진: 온라인 캡처 |
하지만 실제 구매 결정 단계로 넘어가자 명확한 한계가 드러났다. 가장 아쉬운 점은 추천 상품의 범위가 네이버 스마트스토어 입점 업체로 제한된다는 점이다.
네이버는 블로그와 카페 등 전 세계 어디에도 없는 방대한 사용자 커뮤니티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다. 산티아고 순례길 후기나 전문 백패커들의 커뮤니티에서 극찬받는 ‘진짜 맛집’ 같은 브랜드들이 존재하지만, 정작 AI 에이전트는 협력사 상품 위주의 리스트를 내놓았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유명한 특정 전문 브랜드나 해외 직구 상품 등을 찾는 이용자에게는 현재의 추천 항목이 다소 편향되거나 부족하게 느껴질 수밖에 없다.
이는 아마존의 AI 쇼핑 가이드 ‘루퍼스(Rufus)’와 비교했을 때 더욱 도드라진다. 아마존 역시 초기에는 자사 생태계 상품만 다뤘으나, 현재는 외부 데이터와 상품까지 추천 범위를 넓히며 범용성을 확보하고 있다. 네이버가 스스로 만든 ‘데이터 족쇄’가 사용자 경험의 확장성을 가로막고 있는 셈이다.
검색의 정교함에서도 개선의 여지가 확인됐다. “산티아고 순례길 주요 준비물을 알려달라”는 포괄적인 질문에 대해 네이버 AI는 답변이 불가능하다고 안내한 반면, 아마존 루퍼스는 트레킹 폴, 속건 의류 등 구체적인 리스트를 즉시 제시했다.
또한 트레킹화 추천을 요청했을 때 갑자기 양말을 제안하거나, 4월 날씨를 한겨울로 오인하는 등 ‘환각 현상(Hallucination)’이 종종 발생했다. 사용자가 언급한 여러 기준을 종합해 최종적인 ‘원픽(One-pick)’을 선정해주는 로직도 아직은 글로벌 빅테크의 수준에는 미치지 못했다.
네이버 관계자는 “쇼핑 AI 에이전트는 블로그와 카페 등 네이버 플랫폼 내 설명과 추천과 같은 다양한 서비스 데이터를 활용하고 있다”며 “현재는 서비스 안정화에 집중하고 있으며, 추천 상품 확대는 추후 검토하지 않을까 한다”고 했다.
민경환 기자 erutan@
〈ⓒ 대한경제신문(www.dnews.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