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이 불타고 있다. 미국이 핵 개발 능력을 제거하기 위해 이란을 선제공격해 하메네이 최고지도자 등 수뇌부를 제거한 게 시발탄이다. 이에 이란은 카타르 UAE 등 중동국에 대한 보복 공습에 나섰고, 친이란 세력인 레바논 내 헤즈볼라까지 이스라엘 공격에 나서면서 전선이 확대되는 양상이다. 중동 정세의 불안과 함께 세계 경제도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불확실성의 소용돌이로 빠져들고 있다. 3일 중동산 두바이유가 4% 이상 급등한 가운데 최근 활황세를 타던 한국 코스피는 7.23% 하락 마감했다.
중동은 원유를 포함한 해상 물류의 생명선이 지나고 있는 요충지다. 발등의 불은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다. 한국은 원유의 70%, 액화천연가스(LNG)의 20%를 중동에 의존하고 있고 이 중 95%가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해 온다. 해협 봉쇄가 장기화되면 우리 경제도 직격탄을 맞을 수밖에 없다. 우회 루트를 활용하면 운송 기간이 길어져 운임이 50∼80% 올라갈 수 있다.
이럴 때일수록 치밀한 컨틴전시 플랜 마련으로 위기에 맞서야 한다. 핵심은 두 가지다. 첫째, 최악의 시나리오를 가정하되 공포에 휘둘리지 않는 것이다. 역사적으로 ‘중동 전쟁’은 한국 경제에 충격파를 줬지만, 위기를 기회로 삼았다는 점을 되새기자. 1970년대 1, 2차 오일쇼크와 1990년대 걸프전 때 그랬다. 한국은 과거 중동발 위기를 주력산업 교체와 수출 다변화를 통해 이겨냈다. 지금도 단순히 유가의 등락에 일희일비할 게 아니라, 에너지 안보·금융 안정·공급망 다변화 등에 매진해야 한다. 둘째, 민관 간 소통과 신뢰 수준을 높이는 것이다. 위기 대응의 성패는 계획의 정교함과 실행 주체 간 협업 수준에 달려 있다. 정부와 기업이 유기적으로 협력해 외교·안보 네트워크를 총동원하고, 글로벌 공급망 동향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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