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경제=김호윤 기자] 송영숙 한미약품그룹 회장이 내고 최근 불거진 성비위 사건과 대주주·전문경영인 갈등 사태에 대해 직접 사과하며 수습에 나섰다.
송 회장은 5일 입장문 내고 “한미 창업주의 가족이자 대주주 한 사람으로서, 작금의 상황을 미연에 방지하지 못한 점에 대해 무거운 책임을 통감한다”며 “성비위 사건으로 피해를 입으신 분과 큰 실망을 느끼셨을 한미 임직원 여러분께 깊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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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영숙 한미약품그룹 회장 / 사진:한미약품 제 |
이어 “임직원 여러분이 매일 용기 내어 피켓 시위를 이어가는 모습을 보며, 여러분 삶에 든든한 울타리가 되어 드리겠다는 저의 다짐과 약속이 온전히 지켜지지 못한 것 같아 참담한 심정을 느끼고 있다”고도 했다.
이번 사태는 한미사이언스 대주주인 신동국 기타비상무이사(한양정밀 회장)가 성추행 가해 임원을 비호하고 전문경영인 경영에 부당하게 간섭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시작됐다.
지난해 12월 발생한 팔탄공장 임원 A씨의 성추행 사건이다. 박재현 대표는 피해자 보호를 위해 분리 조치를 명령했으나 A씨는 대주주 측 지시를 근거로 출근을 강행하며 대표의 인사권을 무력화했다. 결국 A씨는 징계 해임이 아닌 자진 퇴사 형식으로 정리되어 경쟁사로 이직했다.
이에 반발한 한미약품 임직원들이 릴레이 집회를 이어가는 등 내부 갈등이 표면화됐다.
특히 지난 박재현 한미약품 대표이사는 직원 100여 명과 타운홀 미팅을 갖고 신 회장을 향해 3가지 공개 질의를 던지며 정면 대응에 나섰다. 공식 조사 시작 전 가해자에게 조사 사실을 사전 누설한 경위, 전문경영인 체제와 배치되는 발언, 그리고 의약품 로수젯의 원료를 미검증 중국산으로 교체하는 문제 등이다. 신 회장은 최대 주주가 경영에 대해 조언한 데 대해 부당한 경영 간섭이라고 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입장이다.
이날 송 회장은 전문경영인 체제를 재차 강조하며 사실상 박 대표 지지를 표명했다.
송 회장은 “분쟁을 마무리하는 과정에서 모든 고객과 주주들께 약속한 ‘선진 전문경영인 체제’는 전문경영인의 역할과 권한을 존중하고 독립성을 보장하기 위한 원칙”이라며 “대주주는 경영에 직접 개입하기보다 견실한 방향을 제시하고 지지하며, 전문경영인은 부여된 권한과 책임 아래 회사를 이끌어가는 것이 한미가 지향해야 할 바람직한 길”이라고 강조했다.
또 “임성기 선대 회장도 한미의 다음 세대 경영은 전문경영인이 중심이 되고, 대주주는 이사회를 통해 이를 지원하는 선진화된 지배구조로 나아가야 한다는 뜻을 여러 차례 강조하셨다”며 창업주의 뜻을 환기했다.
그러면서 신동국 회장을 겨냥한 듯한 발언도 내놨다.
송 회장은 “한미는 특정 개인 한 사람이 전권을 쥐고 운영할 수 없는 기업”이라며 “한미를 이끄는 핵심 동력은 임직원 모두의 단합된 마음이며, 그 마음의 중심에는 ‘임성기 정신’이 자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룹 회장으로서 한미의 인간존중 정신이 흔들리지 않도록 중심을 지키고, 회사가 다시 신뢰를 회복할 수 있도록 힘을 보태겠다”고 덧붙였다.
이번 갈등은 이달 예정된 정기 주주총회를 앞두고 더욱 첨예해질 전망이다. 박재현 대표를 포함해 한미약품 이사회 구성원 10명 중 5명의 임기가 이달 만료되는 만큼, 이사진 재편을 둘러싼 대주주 측과 전문경영인 측의 충돌이 주총장에서 가시화될 가능성이 높다.
김호윤 기자 khy2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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