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고속터미널ㆍ롯데칠성 등 핵심지 타깃
비활성화 권역엔 ‘공공기여율 10%p 인하’ 승부수
![]() |
[대한경제=임성엽 기자]서울시가 발표한 ‘사전협상제도 개선안’이 가지는 의미는 단순히 공공기여를 많이 걷는 것에 그치지 않고, ‘어디서 걷어 어디에 쓰느냐’는 배분의 원칙을 세운 데 있다.
시는 이를 통해 기존 도심과 동남권에 편중된 개발 에너지를 서울 전역으로 확산시키겠다는 구상이다.
현재 서울시가 확보한 공공기여 10조 708억 원 중 현금 비중은 25%(2조5000억원)다. 나머지 75%(7조5000억원)는 도로ㆍ시설물 등 ‘설치 제공’ 형태다.
시는 강남권처럼 기반시설이 갖춰진 곳은 시설 기부채납을 최소화하고 현금 비중을 70%까지 늘려 ‘실탄’을 마련하기로 했다.
이럴 경우 서울고속버스터미널, 서초 롯데칠성, LG전자연구소 등 핵심 개발 사업지에서만 오는 2037년까지 연평균 약 1600억원 규모 재원을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다. 이 재원은 강북횡단 지하도시고속도로, 영동대로 지하복합환승센터 등 대규모 SOC 사업의 공공 예산 투입을 최소화하는 결정적 역할을 맡는다.
시는 강북 등 비활성화 권역에는 개발사업 ‘문턱 낮추기’에 주력한다. 기존에는 용도지역 상향 시 지가 상승분의 약 60%를 환수해 왔으나, 사업성이 낮은 강북 지역은 이 부담 때문에 민간 개발이 외면 받은 바 있다.
이에 시는 비활성화 권역의 공공기여율을 최대 50% 이내로 낮추고, 비주거 비율도 조례 범위 내에서 완화해주기로 했다.
사실상 공공기여율을 기존 대비 최대 10%포인트 낮춰 민간 사업자 수익성을 보장해 주겠다는 ‘승부수’다. 이는 현재 사전협상 대상지의 64%가 도심과 동남권에 집중되어 있는 격차를 해소하기 위한 특단의 조치다. 시는 이를 통해 동북ㆍ서북ㆍ서남 등 사전협상이 활성화되지 않은 지역의 민간개발을 촉진, 서울 균형발전을 가속화한다는 구상이다.
현재 서울 전역에서는 25개소의 사전협상이 단계별로 진행 중이다. 동서울터미널 입체 복합개발, 서울숲 삼표레미콘 부지는 도시관리계획 결정고시가 끝나 연내 착공이 목표다. 서울고속버스터미널은 분야 별 검토와 협상조정협의회를 병행하고 있다. △서초 롯데칠성 △옛 노량진수산시장 △동여의도 주차장부지 △LG전자연구소 등은 올해 협상을 앞두고 있다.
시는 사업 속도를 높이기 위해 상반기 중 비활성화 권역 선도 사업 공모를 실시하고, 대상지 선정 절차를 간소화해 소요 기간을 3개월 이상 단축하는 ‘패스트트랙’을 적용할 방침이다.
또한 준공 후 관리를 위해 ‘사전협상형 타운매니지먼트’를 도입하고, 디자인 혁신형 사업의 경우 설계 의도 구현을 의무화해 개발 품질도 담보할 계획이다.
서울시의 도시계획변경 사전협상제도는 과거 특혜 시비에 휘말리는 경우가 잦았던 대규모 부지 개발에 미온적이었던 행정을 개선할 대안으로, 지난 2009년 도입됐다. 유휴부지 개발에 숨통을 틔우고 합리적 공공기여 방안으로 자리매김했다.
지난 17년간 시는 국토계획법 개정을 통한 ‘사전협상 법제화’, 공공기여 적용 범위를 부지가 속한 자치구에서 서울 전역으로 확장하는 ‘공공기여 광역화’까지 대정부 개선 건의를 통해 시스템을 업그레이드 해 왔다. 현재 5개 광역시 포함 총 28개 지자체가 ‘사전협상제도’를 도입, 각 지역 내 방치된 대규모 유휴부지 개발 촉진에 물꼬를 터주고 있다.
임성엽 기자 starleaf@
〈ⓒ 대한경제신문(www.dnews.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