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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에서 거래되는 거의 모든 상품 가격은 일반적으로 수요와 공급에 영향을 받게 된다.
물론 모든 시장이 이런 원칙에 충실하게 돌아가는 것은 아니다. 대표적인 것이 주식시장이다. 일반적인 상품은 가격이 내려가면 사려는 수요가 늘어나게 되지만, 증시에서는 주가가 오를 때 매수세가 더 강해진다.
가격이 급락하는 상황에서는 오히려 유동성 선호 현상이 강하게 나타났다. 변동성이 커지는 시기에는 자산 가치의 하락을 막기 위해 현금화하려는 경향이 뚜렷해지는 것이다. 주가가 더 떨어질 것 같은 불안은 투자 의욕을 낮춘다.
그렇다면 변동성이 없어지면 투자 의욕이 높아질까. 그렇지는 않다.
변동성이 없으면 수익성도 없다. 당연한 말이지만 주가가 그대로면 투자할 이유가 없다. 물론 배당금을 노릴 수도 있지만 시세 차익 가능성이 투자를 이끄는 동력인 것은 분명하다.
그래서 높은 투자 수익률의 기회는 변동성이 큰 시장에서 생긴다.
주식시장이 기업의 자금조달을 지원해 장기 성장의 토대를 제공하고 일반투자자도 성장의 과실을 공유할 기회 준다는 취지가 있겠지만, 현실에서의 금융투자자는 단기 차익에 더 많은 관심을 두게 된다. 투자와 투기를 명확하게 구분하기는 어렵지만, 주식시장을 움직이는 주요한 힘은 투기 세력이 만드는 변동성이라는 점은 분명하다.
코스피가 5000선을 넘어 6000선에 도달할 때도 적지 않은 투자자는 조정기를 원했을 것이다. 주가가 하락해야 투자에 참여해 수익을 노릴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그리고 최근에 중동 불안을 계기로 조정장이 마련됐다.
지난 3일과 4일 코스피 지수는 7%와 12%씩 하락했다. 지난달 27일 90조3000억원이던 코스피 거래대금은 지난 4일에는 122조3000억원으로 껑충 뛰었다.
그리고 지난 5일 코스피 지수는 9% 넘게 폭등했다. 누군가는 지수 하락으로 손실을 봤지만, 조정장에서 투자기회를 노린 또 다른 누군가는 수익을 얻었을 것이다.
사람들은 경로의존성이 있다. 미래를 알 수 없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가는 방향으로 따라가게 된다. 누가 봐도 과열된 종목에 추격 매수하는 것은 합리적이지 않을 수 있지만, 많은 사람들이 가는 곳으로 가야 랠리에 편승할 수 있다. 투자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실적이 우수한 종목을 선정하는 것이 필요하지만, 다른 투자자의 심리를 파악하는 것도 중요하다. 그런 의미에서 다른 투자자의 기대를 예측하고 일이 잘못될 것 같으면 대열에서 빠져나오는 것이 중요하다는 영국의 경제학자 케인스의 주식시장에 대한 인식은 전적으로 옳다. 실천이 쉽지 않을 뿐.
권해석 기자 haese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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