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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화업계 사업재편 난항…중국발 공급과잉ㆍ중동 리스크까지 겹악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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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6-03-10 05:40:17   폰트크기 변경      
수익성 악화 우려에 비상대책 회의…여수ㆍ울산 산단 2~3호 프로젝트 지연 우려

[대한경제=이근우 기자] 석유화학업계가 이중고를 겪고 있다. 중국발(發) 공급과잉으로 경쟁력이 약화되면서 사업구조 재편이 시급한데, 미국의 이란 공습으로 인한 중동 지정학적 리스크까지 터지면서 우리 기업의 숨통을 조여오고 있다.


국제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선을 돌파하자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석화 및 정유 업계는 긴급 회의를 여는 등 분주한 모양새다.

여천NCC 제2공장 전경. /사진: 여천NCC 제공

9일 한국석유공사의 오피넷에 따르면 지난 6일 기준 나프타(납사)의 가격은 배럴당 88.1달러에 거래됐다. 지난달 27일 68.87달러였던 것과 비교해 27.92% 상승했다.


업황은 좋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유가 폭등에 수급 부족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통상적으로 원재료인 유가가 오르면 제품값을 올려야 하지만 전쟁 불안 심리로 인해 글로벌 수요 침체가 심화하고 있어 수익성 악화가 불가피하다.

실제로 에틸렌 스프레드(에틸렌 가격에서 나프타 가격을 뺀 값)는 최근 100달러 이하로 떨어지며 손익분기점(250~300달러)을 크게 하회하는 수준이 장기화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국내에 평균 1~2개월 분량의 나프타 원료를 비축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으나, 앞으로 한달이 최대 고비인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길어질수록 주요 나프타 분해시설(NCC)의 불가항력(전쟁 등 통제 불가능한 외부 요인으로 제품 계약 이행이 어려울 경우 책임 면제를 받기 위한 조치) 선언이 연쇄적으로 나타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참고로 국내 공급되는 납사는 절반이 수입산이고 나머지는 국내에서 원유를 정제해 생산중이다. 수입산의 절반 가량은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고 국내 도입 원유의 약 70%는 중동산이다.

이미 연간 229만t의 국내 최대 에틸렌 생산시설인 여천NCC는 불가항력을 선언했다. 여천NCC 측이 고객들에 보낸 서한을 보면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긴장이 갑작스럽고 급격하게 고조됨에 따라 원자재 조달에 심각한 차질을 빚고 있다”며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인해 3월 인도 예정이었던 원료 나프타의 도착이 크게 지연됐다”고 전했다.

(왼쪽부터)조남수 HD현대케미칼 대표, 이영준 롯데케미칼 대표,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 송명준 HD현대오일뱅크 대표가 지난달 25일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 회의실에서 열린 석화 사업재편승인기업 CEO 간담회에 참석해 기념사진을 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 산업부 제공


한편 관련 계열사를 둔 한화, HD현대, GS 등 대기업 그룹의 경우 회장을 필두로 임원진이 사태를 실시간 예의주시하고 대책을 모색중이다.

한화토탈에너지스, 한화솔루션 등 석화 계열사를 둔 한화는 그룹 차원에서 원료 수급, 공장별 가동 상황 등을 계속 살피고 있다.

HD현대는 중동 사태 이후 지속해 긴급회의를 열어 정부의 에너지 수급 안정 정책에 협조할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석화 업계 사업 구조 개편 역시 불투명해졌다. 정부가 요구한 여수ㆍ울산 석화 산단의 자구안 제출이 이달 말까지 이뤄지기 힘들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1호 프로젝트였던 대산의 경우 롯데케미칼이 자발적으로 감축하기로 하면서 속도가 가장 빨랐지만, 여수(LG화학-GS칼텍스와 여천NCC-롯데케미칼) 및 울산(SK지오센트릭-대한유화-에쓰오일)의 경우 정유에서 기초유분까지 이어지는 수직 계열화를 구축해놓은터라 서로간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혀있어 최종안 마련이 쉽지 않아 보인다.

한화솔루션과 DL케미칼이 공동 운영하는 여천NCC는 3공장 폐쇄에 이어 추가 감축 여부를 두고 논의중이지만 결론을 내리지 못했으며, 울산에서는 오는 6월 준공을 앞둔 에쓰오일의 ‘샤힌 프로젝트’가 180만톤 가량의 에틸렌 증설을 예고하면서 다른 업체와 생산량 조정 협상이 어려운 상태다.

석화업계 국내적으로도 시끄러운 상황은 계속될 전망이다. 설비 감축으로 인한 인력 구조조정을 할 수밖에 없는데도 불구하고, 10일 노란봉투법(개정 노조법)이 본격 시행되면서 정리 해고 등에 반발하는 노조 파업, 동시 다발적인 쟁의 행위가 우려가 커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기업마다 보유한 비핵심 자산에 대한 가치 산정 방식이 다르고, 고용 승계나 환경 규제 대응 등 민감한 이슈가 산적해 있다”며 “대외 리스크에 내부 변수까지 더해져 사업재편 자구안이 나오기까지 상당 시일이 걸릴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근우 기자 gw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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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근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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